부산 영도에서 10년 이상 선박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던 알티비피얼라이언스 김철우 대표는 조선 항만 산업의 침체로 일자리와 청년들이 사라지고 조선소과 공장이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란 문제의식으로 2015년 알티비피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알티비피얼라이언스는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의 쓸모를 찾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 플랫폼이다. 부산 영도를 중심으로 일, 여가, 주거 3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알티비피가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연작 프로젝트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일자리, 여가 주거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부산으로 돌아올 것이란 가설 아래 시작됐다. 알티비피는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세 가지 세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조선기자재 공장을 메이커스페이스로 바꾸는 작업이다. 공간 이름은 플랫폼 135. 김 대표는 “조선, 기계업종 종사자들이 새로운 일자리와 창업 가능성을 찾는 공간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복합 문화공간 끄티도 운영한다. 조선업 침체로 오랫동안 비어있던 창고를 매입, 주변 스타트업이나 예술가가 지역의 스토리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마을 리빙랩 센터 ‘비탈’이다. 비탈은 크리에이터들이 영도의 빈집을 활용해 커뮤니티 리조트로 활성화한다는 컨셉의 마을 재생 사업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연구실이다. 김 대표는 “세 개의 공간 프로젝트는 일, 여가, 주거라는 키워드로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거버넌스, 수요처 확보, 브랜딩 세 가지를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고 해결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도시 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도시 재생 사업이 중요하기보다는 시대 상황에 맞는 사회 변화와 혁신 그리고 새로운 도시 활성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시점에서는 하드웨어 확장의 도시개발에서 벗어나 사람과 환경을 중심으로 가치를 발견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큰 작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발전 과정에서 가치를 중심으로 깊고 자세하게 관찰하는 관점을 지니는 것이야말로 대규모 정책의 빈곳을 채우고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시민의 삶과 사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알티비피는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실험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알티비피는 올해 침제기에 빠진 도심 내 조선항만 산업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문화기획을 통해 지역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역 가치 상승을 통해 지역민과 활동가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 이를 위해 마을 빈집을 활용해 리조트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를 마을 주민, 영도 구청, 민간활동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도 착수한다. 지역 사회 혁신가들을 위한 공동체 집합건물 프로젝트 ‘삼위일체'(가제)다. 직업,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사회와 지역의 혁신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부산 원도심에서 새로운 라이프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다. 건물 설계는 물론 공간디자인에 이들의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필요하다면 입주 및 공동체 구성까지 이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요즘 같은 글로벌 침체기에 어떻게 도시의 삶의 질과 효율을 극대화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환경의 정체성을 최대한 보존하고 활용하면서 커뮤니티와 함께 경제가치를 추구해나가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알티비피얼라이언스를 통해 사회 총 자산의 극대화와 시대 정신에 적합한 사회의 진화 모델을 찾아내는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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