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12조 원이다. 전년 대비 23% 성장한 수치다. 올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30조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마다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오프라인 전통의 강자 유통 대기업과 마켓컬리를 필두로 한 신선식품,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T 포탈 모두가 이커머스 무대에 서있다. 아직까진 절대 강자는 없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 1위를 차지한 이베이코리아 지마켓 연간 거래액 규모는 10조원, 그 뒤를 잇는 11번가가 약 9조원, 쿠팡은 10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추산한다. 아직까지 전체 시장에서 10% 대 점유율을 차지한 곳은 없다.
주인이 없는 이커머스 시장, 지속성장을 위해 생애가치에 맞춘 무한한 고객 만족에 집중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주전략은 풀필먼트와 멤버십 전략이다. 30일 ‘이커머스 100조 시대, 지속가능 한 성장동력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굿인터넷클럽에서는 엄지용 바이라인네트워크 기자 진행으로 송상화 인천대 교수, 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 이미준 롯데e커머스 책임이 참여해 이커머스 시장의 현재와 향후 동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송 교수는 검색부터 주문, 결제, 상품 사용에 이르기까지 진실의 순간MOT(Moment of truth)이 앞당겨졌다고 봤다. 전통적인 유통 관점에서 보자면 상품 사용 단계에 무게 중심이 놓여있었다. 포장을 뜯고 물건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고객 만족이 결정됐다. 상품의 품질이 중요한 단계였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이마트처럼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강자가 덩치를 키운 2000년 대 무렵엔 고객이 상품과 만나는 순간이 중요해졌다. 송 교수는 “사람들은 더이상 사람들이 상품을 눈으로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온라인 검색으로 이미 결정이 되는 제로 MOT 시대에는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멤버십과 풀필먼트는 고객 이탈을 방지(Lock-in)하는 장치다. 송 교수는 “고객을 잡으려고 하지만 잡을 수 없다. 할 수 있는 덤핑이다. 모두가 공멸하는 구조”라며 “가격을 깎는 것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 풀필먼트와 멤버십”이라고 설명했다. 풀필먼트는 오프라인에서 통용되는 개념과는 달리 풀이된다. 박 대표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제품을 포장하고 택배사에 넘겨주는 과정까지를 풀필먼트라고 정의한다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풀필먼트는 주문서 처리를 핵심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판매부터 정산, 고객 CS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멤버십 서비스는 IT 포털에 뺏긴 주도권을 끌고 올 수 있는 핵심으로 언급된다. 이 책임은 “아마존에서 물건을 찾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네이버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커머스로 유입된다”며 “여기서는 더이상 물건을 탐색하는 일이 아니라 최저가 경쟁만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유인용 제품 외에는 팔리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충성도 높은 멤버십 혜택과 간편결제로 고개를 돌리는 게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 책임은 “포털에서 검색 후 커머스로 유입되는 형태에서 기존 커머스가 경쟁력이 약화됐다면 커머스에서 쇼핑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멤버십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통 공룡업체들의 새벽배송 시장 진출에 대해 “새로 생겨난 서비스는 아니”라고 의견을 모았다. 신선제품 보관 비용과 폐기 위험을 떠안는 것보다 당일 바로 처리하는 방법이 새벽배송이라는 것. 이 책임은 “새벽배송이 고객을 끌어당기고 팔 수 있는 기획”이라고 봤다. 마켓컬리가 대표적인 예다. 새벽배송은 표면적 서비스로 실제 고객이 이용하는 핵심 서비스는 아니라는 게 이 책임 의견이다. 오히려 콘텐츠적 측면이 강조된다. “당근 하나를 팔아도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요리 사진이 올리오는 곳은 마켓컬리 뿐이다. 맛있게 요리돼 플레이팅 되는게 최근 트렌드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또 다른 유입이 이뤄지고 SNS로 전파되며 다시 구매로 이끄는 등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선택 가능한 제품의 수(Selection), 가격 책정(Pricing), 편의(Convinience), 셋 다 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셋 중 최소 하나는 확실히 하라” 송 교수는 유통 구조에서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는 없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쥐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가장 저렴하거나 편리하거나 다양하거나, 이커머스 플랫폼이 가진 강점에 따라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송 교수는 “구매 활동 단계별 기업이 가진 힘이 어디에서 발현되는지, 아울러 상품 유통의 세 가지 요소인 가격, 편리성, 상품 구색 측면을 각 단계별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미래 유통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각 진영별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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