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 가시화…정부 지원 늘린다”

“제2벤처붐 가시화되고 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28일 여수 엠블호텔에서 열린 제19회 벤처썸머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벤처 생태계 활성화 정책으로 제2의 벤처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벤처기업인의 축제 제 19회 벤처썸머포럼이 8월 28~30일까지 여수에서 열린다. 벤처썸머포럼은 벤처 업계 관계자들이 한대 모여 업계 현황을 공유하고 선후배 벤처 기업 간 친목을 다지는 국내 벤처 업계 대표 하계포럼. 올해는 지방 벤처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처음 여수에서 진행했다.

◇제2벤처붐 가시화=안건준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제2의 벤처붐 근거로 유니콘 기업 증가를 들었다. 안 회장은 “최근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이 9개사로 증가 했다”며 “세계 유니콘기업 순위에서 독일과 같은 5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유니콘 기업 급증에 대해 그는 최근 신규 벤처투자와 신설법인 수 증가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올해 1~7월까지 신규벤처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7% 증가한 2조 3,793억 원이며 벤처 펀드 결성액은 2조 556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 회장은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 신규 벤처펀드는 4조가 넘어설 것”이라며 “제2벤처붐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벤처생태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참석하신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세계 최강 DNA 코리아 만든다”= 포럼 축사에 나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2벤처붐의 흐름 속에서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선도할 벤처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소벤처기업부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날 박 장관은 벤처,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벤처 기업을 위한 자금 수혈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박 장관은 “현재 자금이 벤처로 몰리고 있으며 내년 중기부 예산이 벤처 지원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예로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예비 유니콘 지원사업이 더욱 확대되며 벤처 지원 모태펀드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박 장관은 “근거 없는 지원이 아니라 통계분석을 기반으로 벤처 자금 지원의 적기는 지금이라고 본다”며 “정부가 확실하게 울타리 역할을 해준다면 벤처기업 성장에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며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2019에 중국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독일 IFA에서는 화웨이가 기조 연설을 맡았고 대한민국도 독일과 중국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벨류 체인이 새로 형성되면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한다는 것. 박 장관은 “지난 100년을 지배했던 록펠러, 포드, 제이피모간 등 서양 기업이 1,2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3, 4차 산업혁명의 결과로써 새로운 100년을 끌고 갈 기업이 탄생할 시기”라며 “이런 시대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자리 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중기부는 세계 최강 DNA(Data·Network·AI) 코리아를 지향하고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국내 바이오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지만 그동안 미진했던 부분이 바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분야다”라며 “앞으로 중기부가 이 분야의 물꼬를 뚫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차와 관련된 신소재, 자율주행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중기부가 스마트 공장 보급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공장이 만들어 내는 제조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어떻게 연결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일자리를 늘려갈 것인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국내 5대 대기업을 분석한 결과, 오픈이노베이션을 많이 한 기업일수록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켜 시장 판도를 바꾸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벤처기업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내비쳤다. 차등의결권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제도 도입 초기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이로 인해 제약이 생기면 경영권에 제약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도입한다해도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모빌리티 관련 규제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중기부가 지금까지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현재 국토부와의 1차 합의가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어떻게 변화해야할지 추이를 지켜보고 옳바른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의견을 건의 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톡옵션의 비과세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이 부분은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기획재정부, 국세청과 협의를 해야하지만 도입하겠다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며 적극 건의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벤처썸머포럼은 3일간 진행되며 둘째날부터 CEO특강, 인문학특강, 스타트업 세션, 광주‧전남 지역특별세션,테이블 네트워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