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대기업과 지원 기관이 앞서서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둔 것은 맞다. 갑자기 우리가 왜 스타트업에 주목한 거냐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본다. ‘씨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경쟁사가 아닌 스타트업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미래 사업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스타트업과 예비창업팀을 대상으로 ‘씨랩(C-Lab) 아웃사이드’ 오픈하우스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던 ‘씨랩’을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로 확장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브랜드명도 ‘씨랩 아웃사이드’로 변경하며 공모를 통해 시너지를 이룰 만한 18개 스타트업을 선발, 현재까지 이들 기업에 입주공간과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삼성전자 사업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공모전을 열고 새로운 스타트업을 찾아나선 것.
올해 공모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협업해 시너지를 낼 만한 스타트업이 선정 대상이다. 그러나 달라진 점도 있다. 우선 모집 분야가 보다 넓어졌다. 이번 다룰 분야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라이프스타일 △미래 선행 기술과 컨셉 4가지로 각 분야별로 기술과 서비스, 제품을 모두 아울러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서 만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모바일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디스플레이, 가전, 미래 기술까지도 포함시켰다”며 따라서 “삼성전자 내 연구소가 주목하는 여러 ‘핫한’ 기술과 테마를 다루는 곳이라면 환영한다”고 전했다.
당장 시제품이나 데모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도 지원은 할 수 있다. 오는 11일 모집기간이 끝나고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서류 심사, 심층 인터뷰, 피칭을 통해 보다 자세한 기획안을 소개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 구체적으로 서류 심사는 제안서를 충실히 작성한 팀, 심층 인터뷰서는 자세한 기술 혹은 사업 구상과 사업모델이 마련된 팀을 선발할 예정이다. 3차 심사인 피칭에서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관한 제안을 하되 가능성이 있는 방안이면 좋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관계자는 “예비창업자도 참여 신청은 할 수 있지만 실제 사업 참여에 관한 계약을 진행할 때는 법인 자격이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심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선발 팀을 발표한 다음에는 11~12월 사이에 입주가 이뤄진다. 팀 규모나 상황에 따라 입주 여부는 선택사항이지만 입주 팀에는 16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단독 사무 공간과 코워킹 공간을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날 둘러 본 씨랩 운영 공간의 모습이다.
입주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시작된다. 이는 크게 3개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데 먼저 ‘서포트(Support)’는 앞서 언급한 사무공간과 전 식사 무료 제공을 내건 사내 식당을 비롯한 편의시설 지원을 가리킨다. 초기 사업 안정화에 사용할 수 있는 사업 지원금도 많게는 1억원까지 지원한다. “다른 투자 지원과 달리 우리는 지분 양도 없이 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서류 작업을 최소화, 각 팀의 업무 부담도 줄여줄 생각”이라는 것.
다음으로 ‘그로우(Grow)’는 참여 스타트업별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을 포함한다. 이는 커리큘럼을 미리 정해두고 각 팀을 여기에 끼워맞추기보다는 프로그램 시작 단계에서 컨설팅을 통해 커스터마이징해주는 형태다. 이렇게 마련된 팀별 맞춤형 교육은 외부 전문가와 함께 제공하며 그밖에 매월 혹은 격월로 스팟성 특강도 운영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커넥트(Connect)’는 이날 삼성전자측이 가장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삼성 CVC와의 투자연계뿐 아니라 각 스타트업과 삼성전자 사업부와의 미팅과 협력을 적극 주선하려 하기 때문. “우리와 비즈니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이 모집 대상인 만큼 프로그램 운영진은 스타트업의 ‘어나더 멤버’처럼 역할하며 삼성전자 각 사업부와 스타트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줄 계획이다.” 그밖에 씨랩 졸업사, 임직원과의 연말 네트워킹 파티와 자체 운영 전시회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부서 사람들과 만나고 서비스를 이들에 노출, 미래 협력 기회가 이어질 거란 기대다.
이번 프로그램을 총괄한 오상윤 파트장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협력 방안을 찾아보려 한다. 굳이 할 것과 안 할 것을 구분하지는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식구로서 국내외 전시회에도 나가보고 각 사업부 경영진 앞에서 서비스 시연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졸업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협업을 꾸준히 논의할 생각이다. 연말에는 졸업사와 입주사, 삼성 임직원을 모으는 네트워킹 파티를 통해 다양한 부서 사람들과 만나 사업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관계를 쌓는 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씨랩 아웃사이드는 참여 희망 스타트업 모집을 오는 11일까지 진행한다. 9월 중순 서류 평가와 10월 심층 인터뷰, 협업 방안 피칭을 거쳐 10월 말 최종 선발 팀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참가 지원 신청은 삼성전자 씨랩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받고 있으며 사업 계획서는 필수, 회사 소개서는 선택 제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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