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장소 관계없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거의 전부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의료 진단과 처방, 치료만큼은 아직도 소비자 편의가 높지 않은 영역으로 남았다. 백과사전식으로 ‘이런 증상이라면 이렇게 대응하세요’라고 말해주는 도서와 앱마저 결론은 언제나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에게서 받으란 얘기다.
하지만 가만히 방 안 침대에 앉아 의사에게 심장 박동과 호흡을 들려주고 카메라로 목과 귀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한 다음 진단을 받을 수 있다면? 첫 번째 소개할 이스라엘 스타트업 ‘타이토케어’는 병원에 달려갈 만한 상태인지 혼자 고민할 필요 없이 편리하게 의사의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텔레헬스(Tele-health)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의 핵심은 타이토케어 디바이스와 앱.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타이토케어 전용 디바이스는 피부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는 고화질 카메라와 적외선 비접촉식 체온계를 탑재했으며 심장박동·호흡·복부음을 들을 수 있는 청진기, 고막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검이경, 식도와 편도 관찰을 위한 설압자도 어댑터 방식으로 함께 제공한다.
원격 진단을 받으려면 디바이스를 켜고 앱을 구동하기만 하면 된다. 디바이스 테스트 결과는 의사, 치료사와 공유할 수도 있고 이들 지시 하에 함께 테스트하며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주고받는 데이터는 미국 의료정보보호법에 근거한 보안 플랫폼을 활용, 이용자와 의료 서비스 제공자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보안성도 높였단 소개다.
디디 길라드(Dedi Gilad) 창업자이자 대표가 두 자녀를 보살핀 경험을 담아 시작한 곳인 만큼 주로 부모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 현지 유통 기업 ‘베스트바이(BestBuy)’, 텔레헬스 솔루션 보유 기업 ‘어메리칸 헬스(American Health)’, 비영리 헬스케어 시스템 ‘샌포드 헬스(Sandford Health)’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바 있다. 올 초 900만 달러(한화 약 107억 원) 규모 시리즈C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길라드 대표는 테크크런치를 통해 “의료 시설 접근이 제한적이거나 의사 인원 감소 영향을 받는 소외 지역으로도 확장하려 한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 소개할 곳은 의료 진단·처방이 아닌 ‘웰니스(Wellness)’와 치유에 방점을 둔 스타트업이다. 영국 출신 스타트업 어반(Urban)은 이용자가 물리치료, 정골요법, 16종 마사지 서비스를 선택, 예약하면 서비스별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이용자 집으로 찾아오는 지역 기반 온디맨드 플랫폼을 운영한다. 본래 어반은 방문 마사지 예약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이달 초 물리치료를 서비스 항목에 추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현지에서 공공 의료기관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물리치료를 받으려면 길게는 몇 개월에서 짧게는 몇 주간 대기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기존 민간 물리치료 기관과 차별화하기 위해 택한 전략은 서비스 비용 절감이다. 이는 가까운 지역에서 발생한 예약을 군집화해 이동 거리를 최소화, 각 치료사가 하루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세션의 수를 늘림으로써 가능하단 설명이다. 그밖에 NHS 주간 근무 물리치료사를 플랫폼으로 유입, 추가 수입을 원하는 이들의 수요와 검증된 치료사를 원하는 이용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했다는 것. 다만 어반은 아직까지는 지역 기반 플랫폼인 탓에 모든 서비스를 런던 지역에 한해 제공하며 일부 서비스는 영국 맨체스터, 버밍엄, 프랑스 파리에서 제공하고 있다.
보다 넓은 이용자층 확보를 위해 온라인 전용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 있긴 하다. 잭 탕(Jack Tang) 공동설립자는 지난 5월 1,000만 달러(한화 약 119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면서 면대면이 아닌 온라인 전용 콘텐츠도 마련, 이를 바탕으로 다른 국가 혹은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구상을 테크크런치를 통해 알린 바 있다.
그밖에 홈테스트 키트 시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표적으로 베를린과 취리히, 보스턴에 지사를 마련한 베이즈(Baze)와 미국 출신 누룩스(Nurx), 모던퍼틸리티(Modern Fertility)는 모두 고객이 간편하게 혈액을 채취, 각각 부족 영양소 점검, 성병 감염 여부 확인, 임신 관련 호르몬 8종 측정을 돕는 홈 키트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 중에서도 베이즈는 마그네슘, 오메가-3, 셀레늄, 비타민D를 비롯 8종의 영양소에 대해 부족분을 점검, 필요한 영양제를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목을 끈 곳.
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회사가 고객에 부착형 혈액 채취 디바이스를 배송하면 고객은 5분 안에 혈액을 채취, 샘플을 회사에 무료로 부치면 된다. 베이즈는 이를 파트너 랩과 영양사를 통해 분석, 영양제 섭취 플랜을 큐레이션하며 첫 달에는 검사료 100달러만 받고 영양제는 무료로 제공한다. 현재는 일회성 영양소 진단, 3개월분 패키지 혹은 월 구독 모델을 제공하고 있지만 3개월마다 테스트를 반복, 복용량을 평가하고 최적의 영양 상태를 달성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회사는 권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베이즈는 최근 영양식품 브랜드 ‘네이처스 웨이(Nature’s Way)’로 부터 마케팅을 비롯한 사업자금 600만 달러를 지원받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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