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 90%는 큰 입과 작은 귀를 가진 악어고 9%는 큰 귀와 작은 입을 가진 코끼리란 얘기가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1%는 무엇일까?” 10일 오후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인드란(Indhran) 선샤인 대표가 스토리텔링을 통한 세일즈 성공방법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 1%는 유니콘이다. 유니콘은 고객이 스스로 상상하고 꿈꾸면서 마음속에 스토리를 견고히 짓게 만든다.”
인드란 대표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주로 기업과 창업가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과 피칭 전략을 코칭하는 이. 그에 앞서서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일렉트로룩스, HSBC에서 영업과 브랜딩을 담당하다 금융위기와 맞물려 콘텐츠 기고가로 창업한 뒤로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비즈니스 세일즈 전략에 집중해왔단 소개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자산은 석유도 금도 데이터도 아닌 관심이다. 우리는 관심 경제에서 살고 있다. 관심이 향하는 곳에 돈이 향하게 돼있다.” 그러면서 인드란은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광고 유형이 시도됐고 많은 비용이 이곳에 투입됐지만 오히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은 커졌고 15초짜리 유튜브 광고는 절대 보지 않으면서 넷플릭스로 몇 시간동안 드라마는 몰아서 보는 경향은 늘었다”며 “그만큼 이야기에 끌리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최고의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란 뜻”이라 말했다.
관심을 실제 구매로 이을 때도 이야기가 힘을 발휘한단 분석이다. 인드란은 우리 삶을 둘러싼 이야기 유형 3가지로 △진정한 나 자신을 뜻하는 ‘아이덴티티’ △남들에 스스로를 내세우기 위해 최선 요소만 골라낸 ‘이미지’ △마지막으론 남들끼리 나에 대해 말하는 ‘평판’을 꼽으며 “이들 사이엔 간극이 있기 마련이다. 그 간극을 채워주는 제품을 만나면 소비자는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물건에 돈을 내는 게 아니라 경험에 낸다. 별 것 아닌 제품이라도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가치가 배로 뛰어오르는 이유다.”
세일즈맨이 설득에 실패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됐단 분석이다. “고객이 우리가 내민 제안에 ‘No’라고 말한다면 그건 우리가 한 말이 그들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만약 고객이 할인을 요구한다면 그건 자신이 납득할 만큼 더 많은 가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달란 말과 같다고 보면 된다”는 것.
논리보다 감정에 먼저 호소하란 조언도 이어졌다. “우리 뇌에는 합리성과 논리로 뭉친 로봇, 좋은 감정을 원하는 원숭이, 오직 생존에 집착하는 파충류가 공존한다. 이들은 각자 역할이 있지만 서로 떨어지고 싶어하진 않는다. 따라서 우리 제품의 기능, 강점을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봐야 로봇만 설득할 뿐 원숭이와 파충류가 거부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나머지 둘을 먼저 우리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 감정을 먼저 산 다음 이를 논리로 정당화하라”고 그는 말했다.
끝으로 인드란은 “사람들은 새 물건 사길 좋아하지만 사도록 유인당하는 건 싫어한다. 스스로 물건에 다가가 만지다가도 점원이 와서 도움이 필요하냐 물으면 ‘됐다’며 그냥 떠나버린다. 세일즈맨이 더 열심히 팔려할수록 사람들은 덜 사는 이유”라며 “셀링은 데이트와 같다”고 덧붙였다. “연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3단계 관문을 거쳐야 한다. 먼저 내가 누군지 잘 어필하며 맞는 상대를 찾고 첫 데이트 이후로 연락을 이어가며 비슷한 수준의 헌신을 주고 받아야 한다.”
따라서 무작정 다가가기보다 나를 잘 포장할 수 있는 이야기와 관계에 대한 헌신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관심이라는 자산을 두고 겨루는 사회에서 화폐는 ‘신뢰’다. 세일즈맨이 할 수 있는 것이자 해야 하는 것 역시 신뢰를 주고 받으며 고객과 관계를 이어가는 일”이란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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