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이 입은 옷과 내가 입은 옷이 다른 이유는?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모델 체형이 나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상품명은 분명 발목까지 떨어지는 ‘크롭팬츠’지만 상품을 받아서 입어보면 두 번 정도 접어야 발목에 닿을랑말랑한 ‘롤업팬츠’가 되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결제 전 자신과 비슷한 키, 체형이 유사한 모델 사진을 참고하는 것도 그래서다.
유재원 마들렌메모리 대표는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발생하는 사이즈와 핏 선택 문제에 주목했다”며 “시장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고 고객 불편이 지속되는 분야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품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실제 착장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워 구매 전까지 불안감을 안고 있다는 게 유 대표 설명이다. 유 대표는 “자신과 비슷한 키의 모델이 입은 상품만 모아서 보면 이런 불안감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들렌메모리가 선보인 핏츄는 고객 스타일과 체형에 꼭 맞는 패션 모델을 추천해주는 모바일 서비스다. 쇼핑을 할 때 고려해야 할 기준점을 ‘키’로 잡았다. 앱에서는 자신의 키를 입력하면 자신과 비슷한 체형을 지닌 쇼핑몰 모델을 추천 받을 수 있다. 추천받은 모델을 조회하면 모델 스타일과 체형 특징, 평소 입는 사이즈, 해당 모델이 입고 촬영한 상품을 따로 골라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핏츄는 약 12조 원 규모 국내 온라인 의류 쇼핑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 이 중 온라인 쇼핑에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 그 중에서도 10대를 겨냥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10대가 모델을 중심으로 쇼핑하는 핏추 컨셉에도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 사이즈를 쉽게 구하기 어려운 쇼핑객도 핏추에서 체형에 따른 상품을 검색,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 대표는 “현재 쇼핑몰 산업은 상품력이나 자본력보다 모델의 영향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됐다”고 봤다. SNS가 홍보,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모델의 영향력이 커지고 모델이 곧 인플루언서로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게 유 대표 설명이다. 유 대표는 “이들 인플루언서 특징은 과거 전형적인 모델과 다르다”고 봤다. 소위 말해 ‘옷빨’이 잘 받는 체형이라기보다 스타일과 개성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대표는 “핏츄가 시대적 흐름에 착안해 다양한 스타일과 체형 모델을 브랜딩하고 정보를 구조화해 고객에게 공급한다면 새로운 방식의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의류 쇼핑 환경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소비자는 온라인 사이즈, 핏 추천 서비스를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구매하고 공급자는 반품으로 인한 사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인플루언서 등장과 온라인 채널 다각화로 의류 소비시장이 파편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고도화에 힘쓸 계획이다.
유 대표는 “다양한 스타일과 체형을 가진 소비자와 모델을 맞춤형으로 연결할 계획”이라며 “핏츄를 통해 소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손쉽게 접하고 잘 맞는 핏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들렌메모리는 올해말까지 핏츄 광고 모델을 만들고 서비스 매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투자를 유치한 후 마켓플레이스로 진화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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