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경기북부, 대전세종, 인천, 충북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연합 데모데이를 열었다. 자리에는 4개교 센터장과 민간 운영사, 심사위원으로 투자사 10곳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과 참관객을 대상으로 각 센터당 2개 스타트업은 지난 7개월간 갈고 닦아 온 사업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발표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창업 이전 사업 혹은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든 곳이 속속 등장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던 경기북부 사관학교 출신 ‘티클’은 사회초년생 대상 잔돈 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타깃 고객과 마찬가지로 2030세대에 속하는 강상윤 티클 대표는 “대학생 때나 갓 사회시작을 생활하면 재테크를 시작할 만한 목돈을 모으기까지도 한참이다. 여러가지 복잡한 금융상품을 익히는 데도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말한다. 이에 티클은 이용자가 앱과 연동된 카드로 결제하면 자체 개발 스크래핑 기술을 통해 1,000원 미만 잔돈을 추적, 월단위로 계좌에서 출금해 금융사 CMA 저축 상품이나 투자 상품으로 연계하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이용자 여건에 따라서는 잔돈의 0.5~3배를 모으도록 옵션을 변경할 수도 있다. 지난 7월 미래에셋 대우 CMA 저축 상품으로 시작, 향후 로보어드바이저와 P2P, 테마 ETF를 비롯 금융상품 종류를 확장할 계획이다.
강상윤 대표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저축액이 10% 넘게 증가한단 분석이 나왔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용자 15만 명, 저축액 1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며 “향후 직접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취득할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처럼 타깃층 친화적 상품도 기획할 것”이라 전했다.
충북 사관학교 출신으로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코골이무호흡증 완화 맞춤형 의료기기 ‘슬립케어’를 개발한 바오메디텍은 최현성 대표의 질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최 대표는 “코골이 무호흡증은 우리나라 인구 250만 명 이상이 앓는 질환이다. 그러나 수술은 재발 위험, 양압기는 불면증과 안구건조, 호흡곤란 문제가 한계로 지적받곤 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온라인에서 쉽게 구하는 저가, 보급형 제품은 비강을 확장하기에 근본적인 해소와 거리가 멀다. 또 경쟁사 제품은 치아를 당기거나 밀기에 통증이 심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슬립케어는 치아 통증 발생 부위를 삭제하고 어금니 부위로 밸런스를 조정해 통증 문제를 해소했으며 구강에 바로 적용하기 위해 치아 형태를 스캔, 3D 프린터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단 소개다.
그런가 하면 맞춤의류 사업 경험을 살려 사진 촬영만으로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는 솔루션 ‘커팅엣지(Cutting Edge)’를 개발하는 곳도 있다. 양희원 아이딕션 대표는 “12년간 맞춤의류 기업을 운영하며 국내 의류 시장 평균 반품률이 35%, 이 가운데 사이즈와 핏 문제가 53% 차지한다는 데 주목하게 됐다”며 “측정용 수트, 스캐너, 센서미러, VR 피팅처럼 여러 시도가 이어졌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보다 정확하고 간편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아이딕션은 현재 커팅엣지는 신체 측정 노하우를 알고리즘, 딥러닝에 녹였으며 정면 사진을 3D로 복원해 사이즈를 분석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으로 개발한 상태다. 앞으로는 테스트를 거쳐 조명에 따른 오차도 줄여 나가겠단 계획이다.
다음으로 소규모 해양 사고 액체오염물 회수 장비를 개발한 ‘쉐코’는 다섯 차례에 걸친 실험과 실패, 현장 니즈를 담은 제품 개발 노력이 돋보였다. 권기성 쉐코 대표는 “국내서 기름 유출사고는 연평균 270일 발생한다. 주말 빼고 매일 발생하는 셈”이라며 “기존 장비는 대형 사고에 초점을 맞췄지만 대형사고는 1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데다 대형 장비는 조립, 운반, 설치도 어렵고 파도에 취약해 제약 조건이 많다”고 말한다. “현장 작업자, 기관, 기업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유흡착포 작업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하루 4-8시간 걸리는 소위 ‘노가다’고 허리통증과 냄새로 인한 두통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폐기물 문제, 오염 문제까지 겹친 상황이었다.”
현재 쉐코는 무게와 사이즈를 크게 줄이고 유종과 파도에 상관없이 기능하는 기기를 개발한 상태다. 이는 물과 기름 비중차를 이용하는 워터 스크류, 마찰차이를 이용하는 계란판 형태판을 탑재, 1시간에 6,000리터 기름을 흡수하며 가볍고 소형사고에 최적화됐단 소개다. 법령상 선주는 방재 장비를 구비하거나 구비한 업체와 계약 해야 하기에 타켓 고객은 해경, 지자체와 선주를 포함한다. 액체 영상 인식 알고리즘도 지금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기름을 알아서 인식하고 제거하는 로봇 청소기를 개발하겠단 구상이다.
그밖에 자리에서는 ▲블록체인 기업용 텔레그램 특화 챗봇을 개발하는 ‘히숲컴퍼니’ ▲팬-크리에이터 후원형 유료 콘텐츠 플랫폼 ‘팻캣’ ▲O2O기반 스마트 밴딩 키오스크 개발사 ‘원더브로스’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광학부품 개발사 ‘와이에스 광학’도 만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김재원 히숲컴퍼니 대표는 “시작부터 블록체인 기업의 경험과 목소리를 반영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고객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부터 시작, 테스트를 반복하며 궁극적으로는 암호화폐 투자 리뷰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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