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진출 여기에 주목해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시차가 크지 않아 업무시간이 겹치고 영어로 소통이 쉽다는 점 등 한국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데다 무엇보다 6억 명이 넘는 인구수 및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이 동남아 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다.

동남아 시장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동남아시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사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윙비 최서진 대표와 필리핀에서 모바일 기프티콘 서비스 쉐어트리츠를 운영하는 이홍배 대표가 이에 대한 답을 전했다.

◇현지화가 핵심=동남아 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으로 두 대표 모두 강조한 것은 바로 현지화다. 최서진 스윙비 대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는 매일 9,000여 개 일자리가 생기고 그 일자리는 90% 이상이 중소기업이 만들어내고 있다. 내수 시장만으로도 충분히 성장 기회가 있다는 것. 최 대표는 “그랩, 고젝, 라자다 등 동남아시아 성공 기업 역시 오로지 내수 시장에서만 사업하고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시장에 집중해야 할 이유다. 그는 “새 시장에서 사업을 할 때 자국 내수 시장처럼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내수 시장에서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최 대표는 가장 먼저 인맥(네트워크)를 꼽았다. 좋은 서비스를 갖췄다는 가정 아래 현지 인맥을 활용하라는 것. 최 대표는 “작은 기업이 대기업과 협업하기는 어렵다”며 “인맥을 활용해 탑다운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는 일종의 로비라고도 볼 수 있다. 스윙비는 말레이시아 텔레콤에 근무한 코파운더를 통해 현재 말레이시아 텔레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지인을 채용하고 대표 및 코어멤버는 현지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에 상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핀리핀에서 기프티콘 서비스 쉐어트리츠를 운영하는 이홍배 대표 역시 현지화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결제 진행이 매우 어렵다. 우리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바로 현지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한 것. 이 대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신용카드를 가진 인구는 5% 정도며 은행 계좌 유저수는 평균 25%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나머지 75%를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상위계층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결제 수단의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한 쉐어트리츠를 개발했다. 현지인처럼 생각하고 현지인 문화에 맞게 서비스를 만든 것. 이 대표는 “아무리 현지 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서 현지인은 아니다.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본인이 현지화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현지 조직을 활용 현지화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 본질에 집중=두 대표는 이 사업을 현지에서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사업을 몇 년하고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동남아 시장이 커서 진출하고 싶다는 논리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성, 시장 규모만 가지고 진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동남아시아 중소기업과 일하면서 많은 중소기업이 아직도 레거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지 진출했을 때 리소스, 자본, 시간 모든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2년 정도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시장 변화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였지만 동남아시아에는 발달하지 못한 분야여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이와 더불어 시장에서 스마트폰 유저가 늘어나고 데이터 유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확신이 있었다.  그는 “쉬운 건 없다”며 “파트너의 느린 속도, 머천트의 차가운 반응, 현지 채용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그가 포기하지 않은 것은 서비스 가치였다. 그는 “직장인 관점이었다면 KPI에 집중했겠지만 창업자 관점에서 시간이 걸려도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에 집중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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