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 얕보고 들어갔단 큰일난다”

“폭발적인 성장 예상되는 시장, 그러나 얕보면 큰일난다.”홍상민 넥스트트렌스 대표가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를 전망했다. 홍 대표는 2014년 베트남에 스타트업 생태계에 발을 담갔다. 지난 5년 간 만난 베트남 스타트업은 1,000여 곳, 이 중 20 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베트남의 가장 큰 매력은 국민 평균연령 30세인 ‘젊은 나라’라는 점이다. 인구 대비 생산인구 비중이 높고 청년을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정부는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2025’를 내세우며 스타트업 생태계 빠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홍 대표는 “현재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는 양적 질적 성장기”라고 봤다. 동남아 전체 스타트업 투자 규모 6조 중 1조 가량이 베트남에 흘러 들어갔다. 2018년 한 해 동안 외국인 직접 투자도 20배나 뛰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KB인베스트먼트, 본엔젤스 등 유수 벤처캐피털이 베트남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베트남 전문가는 무엇보다 헬스케어, 이커머스, 물류, 결제, 온디멘드, 에듀테크, 교통,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트래블테크, 소셜미디어 셀링 부문에서 성장성을 엿봤다.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리테일 시장 이용자의 5%만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커머스로 소비자가 유입될 경우 시장은 2025년 100조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류 또한 베트남 핵심 산업 중 하나다. 현재 트럭과 콘테이너를 연결해 창고로 운송하는 디지털 플랫폼과 창고에서 소매로 이동하는 솔루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에도 스타트업이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1970-80년대 사회 각 부문에서 혁신을 통해 고성장을 이뤄냈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현재 각 산업마다 풀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바꿔말하면 곧 기회가 많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기회가 있다고 해서 얕보고 들어갔다가는 큰일나는 시장”이라는 데 입을모았다. 현재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끄는 건 유능한 젊은 인재다. 이들은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공부를 마친 인재가 베트남으로 돌아와 성장을 이끌고 있다. 홍 대표는 “해외 유수 대학 졸업 후 실리콘밸리, 호주를 기반으로 창업 경력을 쌓고 돌아온다”며 “대화를 해보면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있는 기술을 가져가면 쉽게 승부를 볼 수 있게다는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는 게 홍 대표 설명이다.

환경, 문화, 정책, 제도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 대표는 “시장에서 고객이 어떤 패인포인트가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진입했다가 한 부분에서라도 막히면 문제 해결이 곤란하다”며 “현지 문화와 삶에 대한 분석 없이 우리나라 기술 우위만 앞세워 들어가기엔 상당히 어려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송승구 실리콘밸리(VSV) 파트너 또한 “현지 규칙에 익숙해지기전까지 투자도 하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조언했다. 단적인 예로 베트남 교통 사정이 아무리 혼잡해보여도 현지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현지인끼리 사고가 나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송 파트너는 “베트남의 경우 국민들이 법과 제도에 대한 믿음과 이를 준수하려는 의식이 높다”며 “편법을 써서 빠르게 일을 처리하려하기 보다 한국보다 3~4배 정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아울러 엑싯 채널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과 특정 기업 의존도가 크다는 점도 고려해볼 사안이다.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IPO나 M&A가 아직까지 활성화되지는 않아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베트남에 지사를 두는 경우도 있다”며 “베트남 내 VIN 패밀리 의존도가 큰 것도 주식 시장에서는 고려할 요소”라고 덧붙였다.

벤처기업협회와 서울벤처인큐베이터가 오는 11월8일 디캠프에서 개최한 베트남 과학기술부 및 액셀러레이터인 VSV(Vietnam Silicon Valley)와 컨퍼런스에서는 현지 시장의 기회를 탐색하고 베트남 시장 진출 전략을 국내외 전문가로부터 듣는 기회가 마련됐다. 현장에는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거나 모색하고 있는 기업들과 투자자들을 연결해주는 자리로 베트남 정부관계자, 스타트업, 투자자 등이 두루 참여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베트남의 기회 360도’ 주제로 넥스트트렌스 홍상민 대표의 기조강연과 VSV의 송승구 파트너,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 NATEC의 팜홍쾃 원장이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와 지원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베트남 투자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더인벤션랩 김진영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본 베트남의 기회와 진출 사례, 베트남 현지 협력을 통해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V-Shopping의 최원정 팀장이 홈쇼핑을 이용한 진출 방법 등을 각각 전했다. 이 밖에도 공동 주최기관에서 추천한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5개 기업과 VSV에서 투자·보육하고 있는 10개 기업이 베트남 관계자와 한국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는 쇼케이스 시간, 베트남 진출 기업의 경험 공유와 자유로운 네트워킹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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