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발전소를 건축에 비유하면 기반과 토지를 다지고 골자를 세우는 단계를 위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3년 미만 스타트업이 창업발전소를 통해 죽음의 계곡을 뛰어넘고 견실한 문화 벤처로 성장하도록 디딤돌을 놓고 있다.” 박인남 한국콘텐츠진흥원 창업지원팀장이 말했다. “사업 규모는 2013년 10개 기업과 출발해 올해 7년차를 맞이하며 39개 기업으로 규모가 커졌다. 참여 비즈니스 유형도 다채로워졌다. 전통적 콘텐츠뿐 아니라 테크, 실감형 콘텐츠, 문화서비스까지 여러 분야가 참여하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9 창업발전소 성과 공유 자리를 열었다. 창업발전소는 우수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초기 콘텐츠 스타트업을 발굴, 창업 성공과 시장 진입을 돕는 육성 사업. 이를 통해 진흥원은 콘텐츠 분야 예비창업자와 3년 미만 스타트업을 선발, 사업화자금과 맞춤형 멘토링, 마케팅과 컨설팅,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한 바 있다. 입주공간은 기본 지원 혜택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입주 심사 과정에서 참여기업에 한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우대 지원을 제공한다. 함께 운영하는 콘텐츠 스타트업 리그는 예비창작자를 위해 따로 마련, 사업 아이디어, 계획서가 구체화된 곳을 대상 삼는다. 팀별로 많게는 2,500만 원까지 창업지원금을 제공하고 마찬가지로 멘토링과 전문가 매칭을 제공한다.
올해 사업에서는 860곳이 참여를 신청, 40개 초기 스타트업을 선발했으며 예비창업팀은 19곳을 선발했다. 박인남 팀장은 “회를 거듭할수록 사업 통해 매출과 투자 실적이 연이어 오르고 있다. 올해 사업에서는 전체 기업 매출과 투자 실적이 지난 10월 기준으로 46억 원에 이렀고 예비창업 19개팀 가운데 15개팀이 실제 창업에 성공했다”며 고용과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제시했다. 올해 참여기업만 신규 고용이 87명에 이렀다는 분석이다.
이날 자리를 빌어 올해 참여기업 미들스튜디오와 제이원비츠, 루나르트, 필데이브뮤직은 사례 발표에 나섰다. 이 가운데 김은비 미들스튜디오 대표는 전통 문화가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플랫폼을 꿈꾸고 있었다. 김 대표는 “뉴트로란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전통 문화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그러나 저가와 고가 시장으로 나뉜 탓에 일상과 거리감이 컸다”며 “올해 창업발전소를 통해 곡성 대나무 장인과 협업해 디퓨저를 개발했고 팀도 리빌딩하며 꾸준히 매출은 2배씩 성장했다. 내년에는 지역과 전통문화 콘텐츠를 연계하고 모든 소비자가 모이는 전통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 국내 대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며 문화 산업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제이원비츠는 비트메이커와 래퍼를 위한 비트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 비트메이커와 래퍼간 미스매치 문제에 주목, 비트메이커는 저작권을 보호받으며 비트를 판매, 스스로를 홍보할 수 있고 래퍼는 알맞는 비트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김형민 대표는 “힙합은 제작기간이 비교적 짧으며 적은 인원으로도 제작할 수 있고 트렌드에 민감하다. 지루할 틈 없이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제작과 유통 과정은 험난하기 마련이었다”며 “거래 방식이 불편하거나 불법적이었던 절반짜리 콘텐츠를 벗어나 합법적이고 원활하게 음원을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업 참여기업이 직접 성공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에스엔티엔터테인먼트와 뉴턴1665는 각각 IP를 활용한 캐릭터 수집형 RPG 게임콘텐츠, 구강 청결과 코골이 방지 제품을 선보인 곳. 메이커스 리그에서 시작, 창업발전소까지 참여했다는 박미라 뉴턴1665 대표는 치과의사면서 기계공학자. 만성통증을 실제 겪은 경험을 살려 입안 세균과 전신 건강 상관관계, 호흡양식과 골격구조 상관관계를 발견, 2017년 말 메이커스 리그 6기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대학원을 다닐 때라 연구밖에 몰랐지만 선배 사업가 만나 사업을 배우고 사진 작가, 3D 프린팅 전문가를 만나 배웠다. 손으로 실리콘을 이용해 모양을 만든 것에서 시작, 3D 프린팅을 이용해 오류를 수정하고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콧숨닥터라는 코골이 방지 제품 역시 디자인부터 제품 설명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콘텐츠 리그 통해 홍보 영상 만들고 유튜브에 게시. 홍보에 어려움 겪었다”고 전했다.
손명락 에스엔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에 조언을 전했다. 그는 “무조건 캐시카우를 만들어야 한다.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원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신생업체가 빠르게 살아남으려면 철저히 자기 위치를 분석하고 벤치마킹 대상을 찾아 분석하라”며 “안정화가 된 뒤에는 내가 원하는 것, 내 것을 찾고 전략사업을 정한다면 또다른 사업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말했다. 절세를 위한 최소한의 인증도 강조했다. 벤처기업 인증과 지적재산권이 대표적이다. 손 대표는 “처음 사업을 하다 보면 흔들리기 쉽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과 최종 목표를 명확히 잡고 자기만의 프로세스를 세워 사이사이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사업에 대한 소개도 받을 수 있었다. 심계진 창업지원팀 과장은 “올해 사업은 12월 전 마무리하고 내년 창업발전소를 올해와 규모는 동일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3년 미만 스타트업 40곳과 예비 창업자 20곳을 오는 1~2월 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라며 “프로그램 본격 운영은 5월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원 기업별로 분야는 다양하더라도 우선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려 한다. 선발 직후에는 수요조사를 통해 기업 니즈에 맞게 멘토링 전문가를 매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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