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은 곧 극단적 성공이다. 극단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굉장한 유연함과 유니크함이 필요하다. 예측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예외적 접근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극단적인 성공을 거둔 곳이 바로 임팩트 유니콘이다.” 2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에스피오오엔지(SOPOONG)가 미디어 스타트업 AC 메디아티와 함께 임팩트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현장에서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이하 소풍) 대표는 “오늘 발표를 듣다보면 각 기업들로부터 하나씩 독특한 지점을 발견할 것”이라며 “이들이 유니크한 변화와 결과, 성공을 만들고 유니콘으로 자란다면 많은 시민이 혁신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거라 본다. 각 창업가가 가진 하나의 믿음에서 변화는 나온다. 이들을 마음 속으로만 응원하는 대신 다가가 먼저 말걸고 알려주고 실제 이용도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소셜벤처는 모두 9곳. 이 가운데 가족에 주목한 2곳을 먼저 만나보자. 조남희 실버문 대표가 소개한 요양시설 탐색 플랫폼 ‘모시다’는 부모님 요양시설을 탐색하는 3050세대 보호자를 위한 서비스. 공공 데이터와 자체수집 데이터, 제휴 데이터에 기반해 거리, 가격, 평가등급, 돌봄 프로그램을 비교하며 조건에 맞는 시설을 찾도록 돕는다. 요양시설은 식당, 프로그램 사진을 잠재 고객에 전달할 수 있고 일반 이용자는 발품 팔 필요 없이 간편하게 입소 상담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조남희 대표는 “앞으로는 쉽게 찾자란 관점에서 바르게 모시자란 관점으로 진화하려 한다. 재가 방문 서비스 매칭, 요양 서비스 플랫폼화를 거쳐 시니어 케어 서비스로도 나아갈 것”이라 밝혔다.
다음은 육아 고민에 빠진 부모를 위한 솔루션 공유 플랫폼 그로잉맘이다. 그로잉맘은 부모–아이 상호 기질, 행동 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육아전문가로부터 간편하고 지속적으로 받게 하는 온오프라인 육아심리상담 서비스. 부모와 아이 데이터를 동시 수집, 분석하기에 관계 데이터 중심으로 상담을 제공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내세운다. 이다랑 대표는 “가족이 보다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고 부모 고객이 부모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고자 한다.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상담처리시간을 줄이고 프랜차이즈 어린이집과 연간 계약, 보험판매 세일즈 키트, 사내 복지 서비스로 고객 접점을 넓혀 가족 중심 웰니스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메디컬과 헬스 분야에서 활동하는 2개팀도 소개한다. 블루비커는 오픈마켓 플랫폼을 통해 의학, 생명과학 연구자에 바이오 메디컬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을 제공한다. 자체 스튜디오를 통해서는 커스텀 3D 애니메이션과 모델도 제작해주고 있다. 연구 결과 발표를 위해 일러스트가 필요함에도 작가와 소통하기 어렵고 비싸단 이유로 연구자가 일일이 구글링하거나 직접 서툴게 그림을 그려야 했던 상황에 주목한 결과다. 또다른 팀 엠지솔루션은 스마트 업무 환경과 함께 거북목 증후군과 관련 질환이 증가한 데 주목, 근골격계 만성질환 분석·케어 솔루션 ‘모티피지오’를 개발, 영상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신체스캔에서 측정결과까지 직관적인 체형분석을 제공한다. 신체 빅데이터를 기준으로 신체등급을 분석, 질병 확률도 예측해준단 소개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목한 곳도 여럿 등장했다. 첫째로 빌라선샤인은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 ‘뉴먼’을 위한 커뮤니티를 마련, 이들이 주도적인 생애를 꾸려나가도록 돕는다. 시즌별 멤버십비를 지불하면 소셜클럽, 인터뷰 뉴스레터, 취미 활동, 콘퍼런스 참여 기회를 주고 전담 매니저, 온라인 콘텐츠도 제공하는 형태다. 각 뉴먼은 이를 통해 동료 여성 네트워크 안에서 커리어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서로 지지 집단이 될 수 있다. 홍진아 대표는 “여성은 여전히 남성에 비해 일에 필요한 사회적 자본이 부족하다. 빌라선샤인에는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성이 모여있다. 포기할래, 안 할래란 말이 쉬운 세상에서 ‘그래도 나는 해볼래’라 말하는 여성이 모이는 이곳으로 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비욘드넥스트는 채식지향자를 위한 온라인 비건 플랫폼 ‘채식한끼’를 론칭, 채식 메뉴를 보유한 주변 식당이나 비건 전문 식당 정보를 제공한다. 채식 반찬을 매주 한번 정기배송하는 비건위크란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채식지향자뿐 아니라 아직 지향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채식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 박상진 대표는 “채식은 원하는 수준과 상황에 맞게 단계를 올릴 수 있다. 우리는 채식을 선택하기까지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하려 한다. 하루 세 번 주어지는 투표 기회 가운데 소중한 한표를 채식에 던져달라”며 “건강한 삶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한명 한명이 모여 채식을 지속하면 더 많은 가치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그런가 하면 오이스터에이블은 시민참여형 IoT 분리배출 시스템 ‘오늘의 분리수거’를 선보였다. IoT 분리배출함에 바코드를 찍고 폐기물을 넣으면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지급, 소비 분석 리포트도 제공한다. 소비, 배출 데이터는 기업과 지자체에도 의미 있는 마케팅, 행정 인사이트가 될 수 있단 소개다. 배태관 대표는 “배출함은 쉬운 설치, 운영 안정성,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내년에는 기기 설치 지역을 넓히고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누구나 알고 있던 쓰레기 문제를 기업과 시민 참여를 통해 산업 전체를 혁신하겠다”고 말한다.
나머지 두 곳은 활동 분야는 다르지만 지식, 서비스에 대한 문턱을 낮췄단 공통점이 있다. 메디아티가 투자한 ‘긱블’은 과학적 호기심을 직접 실험하며 해소하고 콘텐츠화해 유튜브와 SNS로 공유하는 과학 전문 미디어. 스토리텔링을 통해 흩어진 과학공학 지식을 끌어모으며 구독자는 50만 명 가까이 확보했고 Z세대가 이 가운데 85%를 차지한다. 향후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 과학과 공학 교보재 시장을 끌어와 디지털 마케팅으로 풀고 더 나아가 미디어 커머스, 오리지널 IP를 활용해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공동 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은 특정 사건으로 공동 피해를 입은 이들이 한 곳에서 사건 정보를 확인, 필요 자료를 제출하고 수임료를 간편 지불하며 효력 있는 법적 대응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변호사에게는 서류작성, 증거취합, 소송관리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초롱 대표는 “기존 리걸테크는 상담을 중개하거나 비대면,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우리는 사람을 모으고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고 있다. 앞으로는 홍보, 마케팅, 관리 솔루션과 CS 대행, 승소금 에스크로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공동 소송뿐 아니라 개별 법률 서비스로도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에는 이재웅 소풍 설립자이자 쏘카 대표가 참석, 마무리 키노트를 통해 시스템을 깨는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혁신적인 것과 혁신은 서로 다르다. 혁신적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고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그친다면 그 기업은 혁신을 만든 게 아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소셜벤처라서 성공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성공을 해야만 혁신이 이뤄진다“며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관성과 이를 깨고 혁신을 만들려는 힘이 서로 겨룬다면 언제나 후자가 이긴다. 시스템 내 개선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 균열을 내고 밖으로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만들겠다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려면 8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매우 외롭고 긴 길이다. 소풍은 이런 외로운 길에 나서는 소셜 벤처에게 바람이 되고 친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