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공간성수에서 소셜벤처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 성과 공유회가 열렸다. 소셜벤처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국내 소셜벤처 생태계 경험과 학습 확장을 목표로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진행된 해외연수 사업. 대표단을 선발,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열리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콘퍼런스 ‘소셜 캐피탈 마켓 2019(이하 SOCAP19)’에 참가하고 협력 기관 맞춤형 현지 세미나도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대표단은 SOCAP19에서 전용 전시부스를 마련, 사전 제작한 홍보 영상을 해외 참가자, 투자자에 공유하는 한편 IR 피칭, 투자기관 세미나에도 참여했다. 이어 연수를 마치고 한달 가량 지나 27일 열린 성과공유회에서는 대표단이 얻은 인사이트를 확산하고자 참가 후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 것.
가장 먼저 경험을 나눈 주영광 라이브스톡 이사는 네트워킹 확장 기회를 제일 큰 장점으로 꼽았다. 라이브스톡은 중앙아시아 저소득 유목민을 위한 IT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 주 대표에 따르면 사업 자체가 해외에 초점을 맞췄기에 해외 파트너 확보와 네트워크 확장이 최우선 과제였다는 판단이다. “SOCAP19는 국제 임팩트 기관과 단체가 모인 종합선물세트와 같았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킹하고 미팅할 수 있도록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세팅된 덕에 격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며 “몽골 정부 관계자였던 이를 만나 실질적인 솔루션도 받았고 IR 피칭을 통해서는 국제적인 기준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가기업 오파테크도 네트워킹이 큰 소득이었다고 전한다. 오파테크는 점자문맹률 해소를 위해 스마트 점자학습기 개발, 판매하는 곳으로 제품 출시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이 목표였다. 이번 SOCAP에서는 바라던 대로 장애와 테크 분야에 관심을 가진 현지 임팩트 투자자를 만나 꾸준히 연락을 나누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용 음성 기반 모바일 게임과 서비스를 제작하는 한 뉴질랜드 스타트업과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
발표에 나선 이은혜 오파테크 디렉터는 “SOCAP19 앱이 따로 있어서 현장 참가자를 검색하거나 실시간으로 확인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등록해둔 프로필을 보고 먼저 연락해온 곳도 있었다”며 몇가지 팁도 전했다. “다른 참가자가 나를 잘 찾도록 프로필 등록에 신경 써야 한다. 적극적인 메세징도 중요하다. 답변 확률은 10-20%지만 미팅 퀄리티는 높다”며 “온라인으로 토픽을 등록하면 자발적으로 4명까지 참여, 45분간 토론할 수 있는 브레인데이트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행사에는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니 너무 구체적이거나 전문적인 토픽 대신 제너럴한 질문을 준비하라”는 조언이다.
그런가 하면 경력단절여성 문제 해소에 집중하는 위커넥트 노유진 디렉터는 든든한 연대감을 강조했다. 노유진 디렉터는 “국내서는 경주마처럼 주변을 돌아볼 새 없이 활동했다. 반면 SOCAP19은 임팩트 생태계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살피고 다른 플레이어와 연결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본 행사에 앞서 진행된 사전 워크숍 ‘여성이 이끌 때(When Women Lead)’를 통해 “참가자와 서로 격려하고 호응할 수 있었다. 이후 현장에서 마주 치면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한 세션을 통해 접한 젠더 관점 투자 프로젝트 사례, IR 피칭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언급하며 “사회적으로 여성이 겪는 경력 단절, 유리 천장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았다. 독립적인 소셜벤처로 존재하는 대신 큰 흐름 안에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뒤에서 밀어주는 힘이 있다는 느낌을 받은 든든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표단에 참여한 중간지원기관 가운데서는 유경희 신나는조합 과장이 발표에 나섰다. 유경희 과장은 SOCAP19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상호 교류를 제안한 코이카를 통해 CTS 연수프로그램에 참여, 샌프란시스코 플러그앤플레이 센터에도 방문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는 장소 운영, 네트워크 노하우를 시스템 관점에서 배울 수 있었으며 국내 사회적 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소감이다.
자리를 빌어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한 도현명 임팩트 스퀘어 대표는 “국내 소셜벤처 생태계도 빠르게 아젠다를 키워가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일방적으로 외국으로부터 배우던 상황에서 나아가 그들에게 우리 노하우를 전하고 충분히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만큼 성장했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참가 기업 가운데 미팅 요청과 협력 파트너를 얻은 곳도 많지만 무엇보다 다같이 모여 배우고 나누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본다. 소셜벤처 생태계에서도 다양한 사람이 모여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기회가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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