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경계는 없다” K-스타트업 왕중왕 주인공은…

“패션 관련 온오프라인 정보를 인공지능과 딥러닝으로 수집해 잘 팔릴만한 디자인을 생성하거나 추천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디자이너를 대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되고 패션회사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거다. 예컨대 사소한 디자인을 수정하기 위해 같은 그림을 수 십장씩 그리는 일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사람은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돕는 것”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가 피칭을 마쳤다. 신 대표는 28일 열린 도전 K-스타트업 왕중왕전에 해당 아이템으로 창업리그 부문 대상을 거머줬다.

총 상금 규모 13억 5,000만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 최대 상금 창업경진대회인 K-스타트업 2019 왕중왕전이 동대문 디지털플라자에서 열렸다. 대상을 수상한 디자이노블에는 상금 3억 원이 돌아갔다. 신 대표는 우승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권투선수가 생각났다”며 “트로피를 들고 있어도 온 몸은 상처투성이인 것 같다. 다른 창업자들도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객석에 앉아 시상식을 지켜보던 신 대표 가족과 다른 참석자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신 대표는 “현장에 참가한 가족들과 어릴 때부터 함께 한 포항 센터 선생님,다음 주 결혼할 신부에게 감사하다”고 대상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도전 K-스타트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교육부, 과기정통부, 국방부 4개 부처가 합동으로 개최하는 창업경진대회다. 올해는 14세 중학교 1학년 학생부터 79세까지, 국방리그는 이등병부터 대령 고위 장교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서 총 3,894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7월부터 9월 간 부처별로 진행된 예선을 거쳐 152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 팀 중 기술분야별 심사를 거쳐 60개 팀이 가려졌다. 이후 최종 결선을 통과한 창업리그 10팀과 예비창업리그 10팀이 왕중왕전에 진출했다.

예비창업리그 대상은 국방리그에서 올라온 뉴아이비 팀이 수상했다. 군의관으로 구성된 뉴아이비 팀은 폴대가 필요 없는 웨어러블 스마트 수액장치 NIVS(New Intra Venous System)를 소개했다. 현명한 뉴아이비 팀장은 “걷기도 힘든 환자가 수액에 매달려 사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처음에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수액 장치는 중력을 이용한 방식으로 일정한 높이에서 수직을 유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수액을 거는 폴대로 인해 환자활동이 제한되거나 보조 인력이 필요했다. 간호사 또한 손으로 수액 속도와 양을 일일이 조절해야 했다.

NIVS는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압력부와 스마트부, 부착부로 구성됐다. 압력부는 중력을 대신해 수액을 짜는 롤러 시스템을 탑재했다. 추후 공기압 시스템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스마트부는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으로 수액을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착부는 팔, 다리, 배 등 어느 착용 부위라도 부착할 수 있도록 밸크로로 만들었다. 뉴아이비는 군의료 현장과 재활병원, 요양 병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고 추후 모든 병실로 확장하며 병실 디지털화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화 이후에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현명한 뉴아이비 팀장은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아 영광”이라며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돼서 실제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화를 하게 돼서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환자에 도움이 되고 인류 의학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상금 1억 원은 사업화 시드머니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음교정 서비스 바름을 소개한 딕션은 창업리그 우수상을 거머줬다. 바름은 사용자 발음을 그대로 표기해주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한국어 발음 교정을 돕는 서비스다. 바름이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부정확한 발음이나 정확한 발음 모두를 인식, 표기한 후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도록 개발했다. 청각장애 2급으로 본인이 배울 때 느꼈던 불편함에 착안해 바름을 개발하게 됐다는 정성국 딕션 대표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전 세계 한국어 교육시장 2조원 시장에서 한국어 교육 시장 안착은 물론사회적 가치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다른 서비스를 만들면서 나와 같은 사회적인 약자가 많이 (활동)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수상이 (서비스에 대한) 신뢰감을 얻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밖에도 창업리그에서는 펜 형태 수술용 초소형 현미경 씨쎌(cCeLL)을 개발한 브이픽스메디컬, 해조류를 이용한 목재 및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사 마린오니베이션, 무윤활 회전출 밀폐장치 개발사 씰링크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우수상 4개 기업에는 상금 1억 원이 돌아갔다.

혁신창업리그를 거쳐 왕중왕 전에 참가, 우수상을 수상한 이희장 대표는 1997년 선박부품회사를 창업 이후 2014년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피칭을 마친 이 대표는 “실패 후 새롭게 도전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우리만의 기술로 전 세계 독자적인 부품 소재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장려상은 인공지능 선행기술조사서비스 브루넬을 개발한 디앤아이파비스, 동남아 국가 차량 호출 서비스 무브, 개인맞춤형 척추교정기 스파이나믹을 개발한 밸류앤드트러스트, 인플루언서 공동구매 플랫폼 소셜빈, 5G 통신품질 향상 솔루션 이랑텍에 돌아갔다. 5개 팀에는 각 5천 만원 상금이 주어졌다.

예비창업리그는 국방리그에서 올라온 국군 장병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예비창업리그 왕중왕 진출 10개 팀 중 6팀이 국방리그에서 진출한 팀이었다. 전기자동차용 고성능 배터리 양극 소재 LFM을 개발한 솔이엠은 우수상을, 고객 맞춤형 깔창 피스핏을 개발한 0163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몽크, 모바일 광고 혜택 플랫폼 아미 체인을 소개한 프로젝트 아미체인, 고효율 직류모터 FUDC를 개발한 스타맨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우수상 상금 5천 만원, 장려상 상금 2천 만원을 거머쥐고 군으로 무사귀환했다.

군 장병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지닌 예비창업가가 참가했다. 거북목 교정 모니터 스탠드 힐봇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홍보람 도트힐 대표의 경우 삼성전자 사내벤처 씨랩 출신이다. 홍 대표는 씨랩에서 아이템을 개발한 후 퇴사, 현재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해파리를 이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젤라스틱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이수지 대표는 어부인 고무부에게 해파리로 인한 어민들의 고충을 듣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점자 입출력기로 장려상을 수상한 곽정원 H&D 대표는 현재 특수교육을 전공 중인 학생이다. 또 다른 학생리그 참가 팀 옴니시아는 만화를 좋아하는 구성원이 모여 인공지능 삽화 자동채색 프로그램 오토페인트를 개발했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팀들이 많았다”며 “예비창업팀의 경우 전체 시장과 경쟁 환경을 철저히 조사한 후 사업을 시작하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심사평을 전했다. 아울러 “창업은 배짱과 끈기”라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창업팀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고 회장은 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도전정신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도전정신을 갖춘 기업이 많이 나오갈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치관은 “오늘 대단한 열기가 전 세계로 퍼져 대한민국 창업가가 세계를 주름잡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스타트업은 모든 부처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만큼 내년도 예산을 확보해 창업 열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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