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의 변화, 그리고 다가올 미래 10년”

“앞으로 10년 뒤,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컴업 둘째 날인 29일, 패널토크 좌장을 맡은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질문을 던졌다. 지난 10여년 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태동과 성장을 지켜봐 온 다섯 명의패널은 ‘기술, 혁신, 다양화, 지속가능성, 사람’이라고 답했다.

‘한국 스타트업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패널토크에서는 스타트업의 지난 10년과 현재를 되짚고 향후 10년을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날 패널토크는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를 좌장으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가 참여했다.

10년 뒤 스타트업 관련 트렌드를 꼽는 질문에 이택경 매쉬업엔젤스는 ‘기술’이라고 답했다. 최근 미래 트렌드를 볼 때 ICT 분야에 메가트렌드가 올 것으로 봤다. 1990년 대 웹이 메가트렌드가 뜨면서 많은 기업이 이른바 ‘닷컴화’ 됐다면 향후 기술기업 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AI화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차 실장은 “많이 고민했지만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단어는 ‘혁신’이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10년 전에도 스타트업에게 혁신이라는 어젠다는 동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다양화를 꼽았다. “이전에는 기술과 서비스가 세분화 되는 개인의 욕구나 취향을 충족해주지 못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의 세분화 된 취향을 맞춰나가고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계를 잇는 노력을 해온 것도 그래서다. 이 대표는 “개인의 가치나 취향이 점점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한 카테고리의 기술과 전문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렵다”며 “때문에 다양한 기술과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어주고 경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발견,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대표는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이 일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경 문제와 같이 (지속가능한) 변화를 일으키는 곳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증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류 대표는 “네 개의 단어를 조합하면 십년 뒤 가 보이는 것 같다”며 ‘인간’을 화두로 꼽았다. 모든 것이 사람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이 정말 인간중심적인가 생각해보면 아직 갈길이 멀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인프라는 탄탄해졌지만 규제는 여전히..=지난  10년 간 스타트업 생태계에 일어난 변화도 짚었다. 이택경 대표는 과거에 비해 탄탄해진 창업인프라를 꼽았다.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할 당시만 해도 법인 설립과 같은 정보는 오프라인에서 찾아봐야 했지만 현재만 해도 교육, 투자 지원금 같은 정보는 온라인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차 실장은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인식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다고 봤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가 꿈꾸는 직업 중 1위로 창업 성공자가 꼽힌 것도 그 중 하나다. 차 실장은 “그만큼 도전 의식과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창업 열기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2000년 대 벤처, 현재 스타트업 두 시대를 모두 경험한 이용관 대표는 “가장 많이 바뀐 건 동기”라며 “그들이 만들겠다는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방식 또한 한 벤처를 경험했을 당시와 달라졌다고 느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무대에서의 한국 스타트업 활동도 달라졌다.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 소셜 네트워크 등 사람을 찾고, 연결하는 환경이 이전보다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는 “요즘 스타트업이 해외진출을 준비할 때 보면 놀랍다”며 “링크드인 등을 사용해서 시장에서 자신의 비즈니스를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인터뷰하고 배우는 것을 보면 이전과 많이 달라진 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어떤 규제는 옛 것 그대로라는 의견이다.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택경 대표는 “시장이 역동적 변하면서 (상황도)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춘다면 단순 스타트업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단순 규제 개선이 아니라 역동적인 시장에 맞는 좀 더 유연하고 스마트한 시스템을 구현해야 하는데 단순 정부만의 문제 아니”라며 “관련 법안을 확정성 있게 고치려면 입법도 유연해야 할 뿐 아니라 여론, 언론 모두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 함께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후에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섯 명의 패널 중 유일한 정부 관계자인 차정훈 실장은 “가장 혁신적인 생태계를 가장 보수적인 곳이 지원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갑자기 공무원이 됐다는 의미로 ‘갑공’을 자처한 차 실장은 이날 토론에서 두 가지 고민을 털어놨다. 첫 번째 고민은 벤처스타트업처럼 혁신적이고 빠르게 변한 곳을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공무원 조직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고민은 속도다. 차 실장은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정부 우산 밑으로 들어오는 순간 혁신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혁신 방법과 속도,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해결점을 찾는 데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근본적으로 국가 규제 체제가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직권 중심이 아닌 데이터 중심으로 결정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차 실장은 “지금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데이터 중심 결정 알고리즘을 빠르게 도입하고 운영하는 회사들”이라며 “국가 경제가 바뀌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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