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플랫폼 전쟁, 네버엔딩게임.” 2020년 국내 콘텐츠 산업은 끝없는 플랫폼 전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3일 주최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2019년 결산과 2020년 전망 세미나에서는 올해 콘텐츠 산업을 결산하는 5대 키워드와 내년도 산업을 전망하는 8대 키워드가 공개됐다.
2020년 콘텐츠 산업 8가지 키워드는 플랫폼 전쟁: 네버엔딩 게임 ▲ Connect를 위한 ConTecS ▲게임은 달리고 싶다 ▲소셜 무브먼트 콘텐츠 ▲ 굿바이 바잉, 헬로우 섭스크라이빙 ▲공평하고 올바르게 ▲IP, 산업의 경계를 허물다 ▲관계형 금융, 포용의 첫 걸음이다.
발표를 맡은 박혁태 한콘진 산업정택팀장은 “지난해 첫 번째로 꼽은 2019년 콘텐츠 산업 키워드는 ‘플랫폼 전쟁:인피니티 워’였다”며 “올 한해 역시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것 역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플랫폼”이었다고 짚었다. 2020년에는 올해 방송 3사와 SKT가 출시한 토종 OTT 웨이브고까지 가세하며 OTT 경쟁 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박 팀장은 “세계 OTT 시장에 디즈니플러스, 애플TV가 합류하며 강대강 싸움이 심화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플랫폼 간 경쟁구도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면서 국내 제작사에는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콘텐츠도 다변화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본격화에도 주목했다. 콘텐츠 산업에 플랫폼 전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박 팀장은 “결국 사용자의 니즈가 플랫폼을 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사용자가 누구든 사용자는 한정돼 있고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 곳을 선택한다. 바꿔말하면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프리미엄 콘텐츠, 과금제를 제시할 수 있는 플랫폼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 키워드는 ‘Connect를 위한 ConTecS’다. ConTecS는 콘텐츠와 테크, 5G의 합성어로 5G 통신을 기반으로 차세대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이용자-공간-오감 연결을 연결해기존 이용자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박 팀장은 “이용자와 기술의 교차로에서 찾는 연결과 몰입이 새로운 재미를 줄 것”이라며 “이용자의 오감과 재미, 취향이 극대화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골라보는 는 추세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게임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상반기 이렇다 할 대작이나 신작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가 게임 사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 역시 게임 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2020년 역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콘진 측은 ‘게임은 달리고 싶다’를 세 번쨰 키워드로 제시하며 “2020년은 숨 고르기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게임 산업이 매년 8~10%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모바일 플랫폼 강화,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등 게임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만큼 20201년에는 다시 한 번 게임 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콘텐츠에 사회적 이슈를 담아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소셜 무브먼트 콘텐츠’와 ‘소유는 끝나고 구독이 시작’되는 흐름도 2020년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독 콘텐츠의 경우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콘텐츠 경험을 판매하는 트렌드에 방점을 찍었다. 방송 서비스에서 주로 활용되는 구독 모델이 게임, 동영상-게임-뉴스-음악 등을 포괄하는 결합 요금제로 확대되는 등 구독 콘텐츠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섯번 째 키워드는 ‘공평하고 올바르게’다. 올해는 유튜브 아동 청소년 보호 논의가 확대되고 콘텐츠 생태계 자정 노력이 움튼 한 해였다. 내년 역시 건강한 콘텐츠는 건강한 생태계로부터 나온다는 인식을 밑바탕에 둘 예정이다. 음원 사재기, 아동 유튜버 보호, 악성 댓글, 저작권 침해 등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짚어보고 해결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불법 복제물 단속 강화, 해외 플랫폼 내 국내 콘텐츠 저작권 보호 정책 강화 등 콘텐츠 보호 및 공정 배분 이슈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P는 콘텐츠 산업의 시작과 끝”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IP가 산업의 경계를 허물 것으로 관측됐다. 올 한해 최고 인기를 구가한 EBS 자이언트펭TV ‘펭수’를 비롯해 MBC <놀면 뭐하니> 출연자 유산슬의 KBS 나들이 등 플랫폼과 포맷을 넘나드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열혈 팬층의 충성도를 확보한 게임 IP 리메이크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단순 장르 변화에서 나아가 전략적으로 IP를 활용하면서 경영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키워드는 ‘관계형 금융, 포용의 첫 걸음’이다. 관계형 금융이 중소기업 대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의견이다. 관계형 금융은 은행이나 투자사가 특정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와 기업 방문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3년 이상 장기 대여나 투자를 말한다. 2017년 6조 규모에서 2019년 상반기 8조 3천 억원으로 규모를 확대해왔다. 2020년 상반기에는 관계형 금융 대상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서 나아가 스타트업과 저신용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박 팀장은 “기업 입장에서 자금은 핏줄이고 아무리 뛰어난 두뇌와 건강한 신체를 가져도 피가 흐르면 죽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금융권이 국내 콘텐츠 기업 성장 발전을 위해 마련한 다양한 금융 제도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2019년 콘텐츠산업을 결산하는 5개 키워드도 공개됐다. OTT 경쟁 시대 콘텐츠의 중요성 확대를 조명한 <콘텐츠, 혁신의 기준이 되다> ▲제작과 소비의 주역이 된 90년대 열풍에 주목한 <밀레니얼에 의한, 밀레니얼을 위한, 밀레니얼의 콘텐츠>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또한 ▲<틀을 깬 소비자, 콘텐츠산업을 넓히다>로 장르의 다양한 질적 상승을 견인한 콘텐츠 수용범위의 확대를 다루었고 ▲<한류,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에서는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완성도와 탄탄한 팬덤으로 입지를 굳건히 한 한류를 되돌아봤다. 마지막으로 ▲<너의 시작을 응원해!>에서는 창작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금융, 신기술, 저작권 분야의 정책과 규제 혁신을 소개했다.
세미나에서는 대한민국 콘텐츠산업 2019년 결산과 2020년 전망을 비롯해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됐다. 라운드테이블에는 강명석 ize 편집장을 좌장으로 김유창 한국웹툰산업협회장, 안병도 카카오게임즈 대외협력팀장, 이영한 롯데엔터테인먼트 투자제작팀장, 이은재 스브스뉴스 PD, 임석봉 JTBC 방송정책팀장, 현민아 A&T(아트앤테크놀로지센터) 연구원·+XR 프로듀서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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