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작은 기업도 유통부터 커뮤니케이션까지 직접 채널을 만들 수 있다. 입지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과거에는 새로운 시장에 들어가려면 영업에 집중해야 했다면 이제는 사업 영역을 선택, 적절하다는 판단만 나오면 물리적 지사이든 온오프라인 서비스든 직접 론칭할 수 있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스웨덴 대사관, 비즈니스스웨덴, 한국무역협회, 팀스웨덴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한국-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을 열었다. 이날 서밋에는 스웨덴 출신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포함해 스웨덴 고위 통상 기업 사절단 참석, 이노베이션&스타트업 분과를 통해 ‘양국이 바라보는 혁신’을 얘기했다.
자리에서 콘텐츠 스타트업 글로벌 확장성에 대해 발표한 맥스 손(Max Thorn) 에피데믹사운드 매니저는 성고억 해외 진출 전략으로 스마트하고 적극적인 유통체계 마련을 꼽았다. 에피데믹사운드는 월 구독료를 내면 저작권 문제 없이 상업용 음악을 받을 수 있는 음원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 세계적으로 개인 유튜브 채널이 늘면서 국내서도 이용자 수를 키워가는 가운데 내년 서울에 지사를 마련하겠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음악은 자유롭고 공정하게 흘러야 한다는 것이 우리 믿음이다. BC카드, HBO, 넷플릭스를 비롯한 전세계 대기업과 일하며 사운드트랙을 제작해주기도 하지만 음원 저작권 문제로 어려움을 겪곤 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도 상대하고 있다”며 맥스 손 매니저는 “지난 10년간 유통체계를 만들며 배운 건 마지막 접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라 말한다.
“요즘 들어서는 온라인 크리에이터가 특히 중요해졌다. 이들이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자기 영상을 올리며 우리 음원을 사용하면 이를 마음에 들어하는 이들이 아티스트가 누구고 어디서 이를 들을 수 있냐는 질문을 댓글로 달기도 한다. 우리로서는 이것이 무한하게 일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이에 음악 라이브러리를 제공하거나 스포티파이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원을 선출시하기도 했다.”
이어서는 79개국에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포티파이 관계자도 발표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담당 세실리아는 글로벌 진출과 회사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초기부터 분명한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용자 중심적 사고를 강조하면서 “스포티파이는 창업자 스스로 뮤지션이었기에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음악 산업이 쇠퇴하며 창작자가 노력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적다는 점을 체감한 데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음악을 소유하는 대신 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전환,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이나 PC, 자동차 무엇을 활용해서든 음악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핵심 미션으로 삼게 됐다는 것.
정확한 방향성이 있다면 신흥시장 진출도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스포티파이가 신흥 국가로도 영역을 넓히면서 오래된 단말기나 인프라가 다수라는 점을 감안, 기존 앱보다 가벼운 버전인 스포티파이 라이트 앱을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언제나 사용자가 회사보다 우선이어야 한다는 판단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와 더불어 로컬 문화, 내러티브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한다. 로컬 팀을 마련해 본사는 계속해서 후원하고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하되 각 로컬 팀이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줘야 한다.”
대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통한 국내 진출 계획을 밝힌 스타트업도 있었다. 요한 리먼(Johan Ryman) 즈나이프(Znipe TV) 대표이자 창업자는 이미 국내서 이스포츠 시장 관련 경험을 쌓은 바 있다. 본국으로 돌아간 그는 3년 전부터 이스포츠 관객을 타겟 삼은 이스포츠 경기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ESL, 드림핵과 같은 메이저 기업뿐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와는 5G시대 플랫폼 전용 이스포츠 콘텐츠 앱에 관해 협업하고 있다.
“이스포츠 산업은 트렌디하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시장이다. 이미 아마존은 트위치, 텐센트는 두유나 후야, 마이크로소프트는 믹서 같은 이스포츠 콘텐츠 플랫폼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한국 기업 역시 5G 상용화와 함께 플랫폼 마련에 나선 상태다.” 다만 이스포츠 분야 영상 조회 수는 높은데 아직까지 매출 규모는 작다는 판단이다. 일반적인 스포츠 시장에서는 이미 혁신적인 중계, 관람 시스템이 나왔는데 이스포츠 산업은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리먼 대표는 “편견을 바꿔야 한다. 이스포츠는 비교적 소비력이 크지 않은 어린 세대만 사용한다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30대, 그리고 여성이 하드웨어나 인게임 요소에 큰 지출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스포츠 소비자 46%가 넷플릭스 구독자고 22%는 스포티파이 사용자인 만큼 이들은 OTT 플랫폼 구독에 열린 편이다. 혁신적 콘텐츠를 만들어 지불 가치가 높은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만든다면 이스포츠 산업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환영사를 통해 행사를 주최한 스웨덴 혁신청은 국경을 넘어선 혁신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르야 이작손(Darja Isaksson) 스웨덴 혁신청(Vinnova) 대표는 “한국과 스웨덴 양국은 여러 협약을 통해 혁신을 위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나라간, 기업간 정책적, 문화적 파트너십은 결국 문화적 개방성을 이끌 것이고 이는 곧 혁신 생태계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모두가 함께 밸류 체인을 전환해야 할 때다. 이를 통해 인간 사회가 번영하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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