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딥테크 스타트업의 세계화를 돕겠다. 나아가 한국 과학기술 생태계에서 기술 상용화를 촉진하겠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 제프리 치 아시아 총괄이 말했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이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가 밝힌 2019년 기준 자산운용액은 3,340억 불로 지난해 아시아 지역 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5억 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지난해 11월 코트라 주최 인베스트 코리아 위크 2019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제프리 치 아시아 총괄은 “과학 기술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초기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프리 치 아시아 총괄, 테렌스 싱 디렉터, 케네스 추 디렉터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딥테크 기반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서다. 국내 기술 기업을 초기에 발굴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다. 실제 비커스벤처파트너스는 2019년 초부터 한국 벤처생태계를 답사하며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검토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국내 벤처캐피털과 공동 투자, 협력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투자 대상은 기술, 파괴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다. 포트폴리오사 중 한 곳인 RWDC인더스트리는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를 통해 완전 분해 가능한 플라스틱을 선보였다. 이머지엑스 ( Emergex) 는 지카와 댕기 같은 바이러스 감염의 모든 계열을 치료하는 합성 백신을 제조한다. 이밖에도 중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솔루션 볼로미( Bolome), AI교육 플랫폼 추치(CHOOCH), 비만 치료제 개발사 아박테라퓨틱스(Aardvark Therapeutics), 임상용 X-선 기술 개발사 루미트론( Lumitron) 등에 투자했다. 제프리 치 총괄은 “AI, 바이오테크놀로지, 나노테크놀로지 등 기술기반 스타트업 중 기존 산업 분야에 파괴적인 혁신을 불러 일으키는 스타트업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단계는 시리즈는 시리즈A~B단계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 측이 밝힌 규모는 500만~1,000만 달러 선이다. 성장 가능성 검토 후 후속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어디든 글로벌화가 가능하고 기술로 변화를 이끄는 스타트업이라면 모두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투자 이후에는 사업 공간과 다양한 성장 전략 지원이 이뤄진다. 제프리 치 총괄 이사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거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할 때, 새로운 도전과 마주했을 때 언제나 우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후속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를 진행하기 전 가장 먼저 살피는 건 시장에 존재하는 위험이다. “스타트업이 해결해야 할 실제 문제는 무엇이고 그 문제는 얼마나 크고 복잡한지, 복잡한지를 살핀다”며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전 기술 혁신에 대해 연구하고 기술 혁신과 관련된 위험을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창업가의 혁신 의지도중요한 투자 고려 대상 중 하나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는 “딥테크 비즈니스의 세계화, 아시아에서 시작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 측은 한국 스타트업과 ‘딥테크 비즈니스의 세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들은 “한국은 전자, 자동차, 첨단소재,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혁신을 만들고 있는 세계 기술 선도국”이라며 국내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인재풀과 GDP대비 높은 R&D 투자 비중도 강점이라고 봤다. 또 “카이스트, 포스텍, 유니스트와 같은 대학, 삼성, 엘지, SK를 비롯한 대기업, 정부의 투자가 어우러진 과학기술의 온상”이라며 “비커스벤처파트너스가 추구하는 과학혁신 기반 투자와도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 기업가 스스로의 믿음은 약하다고 봤다. “창업가 자신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
비커스벤처파트너스가 기술력을 강조했지만 국내에서도 기술 기반 스타트업보다 소비자 대상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는 이에 대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전히 한국 연구소, 기업은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서서히 기술 기반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의견이다. 오히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탄력을 받으면 문화, 언어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소비자 대상 서비스보다 전 세계 시장에서 확장 가능성과 잠재력은 더 높다고 봤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는 “스타트업이 가진 능력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해줄 수 있는 자본과 능력이 필요하다”며 국내 스타트업의 동반자 역할을 자처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최근 한국인 팀원도 합류했다. 비커스벤처파트너스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제프리 치 아시아 총괄은 “비커스는 아시아 최초의 VC 회사 중 하나이자 팀에 8 명의 박사 학위를 보유한 유일한 회사”라며 “전 세계의 딥테크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8곳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세계화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담대한 마음으로,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하길” 제프리 치 총괄이 한국 스타트업에 건네는 말이다. 제프리 치 총괄은 “나아가 지금까지 이룬 과학 기술 성과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며 “기존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기술이 원천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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