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걸 클리닉] 장밋빛 꿈을 안고 회사를 시작했더라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거나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내보내야 합니다. 단지 업무 실적이 부족한 직원을 해고(통상 해고나 징계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에서 직원들을 해고해야 할 때,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정리해고는 사용자의 기업 경영상 불가피한 경우로 1997년 외환위기 때 도입된 개념입니다. 이는 당시 국내 대기업의 파산, 부도, 도산 사태를 막고 노동시장을 유연화시키기 위해 근로기준법에 도입됐습니다.
근로기준법 제 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나 인수, 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간주합니다.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는 경우에도 사용자는 해고를 하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기업 경영상의 사정으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 첫째로 해고를 하지 않으면 기업경영이 위태로울 정도의 급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해야 하고,
- 둘째로 경영방침이나 작업 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 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등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 하였어야 하며,
- 셋째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리 기준을 설정해 이에 따라 해고 대상자를 선별해야 하고,
- 넷째로 해고에 앞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칠 것이 요구됩니다.
어떤 기준으로 이런 요건이 충족될까요?
첫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는 계속되는 경영악화로 인한 경영위기, 경영악화 방지를 위한 사업의 양도, 인수, 합병 등이 해당되며, 이는 다른 요건들보다 중요한 전제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작업 형태 변경, 신기술 도입, 기술혁신에 따른 산업의 구조적 변화 등 객관적으로 인원 삭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으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
둘째, ‘해고 회피 노력’의 경우, 대법원은 연장 근로의 축소, 동시 휴가, 근로시간(임금) 감축 등 인건비 절감과 신규채용 중지, 임시직의 재계약 정지, 배치 전환, 사외 파견, 일시 휴업(휴직), 희망 퇴직자 모집 등은 해고 회피 노력으로 인정합니다. 이 경우 노사 협의 등을 통해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 모색이 중요합니다.
셋째,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 대상자를 선정해야 합니다. 회사에 따라 기준이 다르므로, 일괄적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근속기간 · 피부양자 수 · 근로자의 근무 성적 및 공헌도 등을 감안해 남녀차별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넷째,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해야 합니다.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 근거한 경우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근로자 대표와 협의해야 합니다. 성실한 협의란 필요한 사항을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듣고 질문에 성실히 답변할 뿐 아니라, 수용 가능한 부분은 수용하고 수용하지 못할 경우 그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 경우 “기업 경영상 부득이하다”거나 “경영이 어렵다”는 등 추상적 설명만으로는 성실히 협의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상의 4가지 요건이 인정되더라도 사용자가 다음과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해고 계획을 신고해야 합니다.
- 상시 근로자 99인 이하의 사업 또는 사업장 : 10인 이상
-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999인 이하 : 상시 근로자 10% 이상
- 상시 근로자 1000인 이상 : 100인 이상
이외에 해고계획에는 해고의 사유, 해고예정인원,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 내용, 해고 일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위의 요건이 충족되면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영상 이유로 해고할 경우 해고를 예고하지 않아도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해고일 30일 이전에 반드시 해고를 예고해야 합니다. 해고를 예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해고예고수당인 통상임금 30일분을 지급해야 합니다.
해고의 방식은 통상 해고나 징계 해고와 마찬가지로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또한 1년 이상 계속 근무한 근로자에게는 퇴직금을 지불해야 하며, 퇴직 후 14일 이내에 임금 등 금품을 청산해야 합니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 연인들도 가끔 불가피한 사정으로 헤어지듯, 청운의 꿈을 안고 함께 회사를 일궈 나가자던 약속이 깨질 경우 회사나 근로자 모두 상처를 받게 됩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근로기준법은 헤어짐의 절차와 방법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별해야 분쟁이 없는 아름다운 이별이 될 것입니다. 최근 근로자의 권리 향상에 따라 근로자 개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으므로, 어떻게 근로자와 아름답고도 적법하게 헤어질지 주변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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