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환경이 제각각 다른 모바일 디바이스는 앱 개발자에게는 도전 무대이기도 하지만 앱 출시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 그 자체이기도 하다. 막상 모바일에서 구동하니 예기치못한 버그가 발견되기도 하고 어느 제조사 기기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또 어느 제조사 기기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내부 QA팀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자체적으로 이를 꾸릴 수 없는 중소 규모 개발사로서는 갖가지 디바이스와 품질 검증을 지원하는 모바일앱 테스트베드가 간절할 수밖에 없다.
성남모바일앱센터가 2010년 첫문을 연 것도 그 때문이다. 센터는 성남산업진흥원과 가천대학교가 산학협력 형태로 운영하는 모바일 앱 테스트 지원 공간으로 모바일 콘텐츠 개발사가 호환성, 기능성을 비롯한 콘텐츠 품질을 무료로 검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한다. 대규모 공간은 아니지만 개발용 아이맥 30여 대와 테스트용 아이폰, 안드로이드 기기 400여 대를 확보했고 화웨이, 샤오미 디바이스도 신경써서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센터는 지난해 시작한 원격 테스트베드 운영을 올해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원격 테스트베드란 앱 개발자가 센터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모바일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디바이스 팜이다. 센터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언제든 원격으로 기기에 앱을 설치하고 화면을 캡처하거나 단말기 로그를 확인하고 여러 개 단말기를 동시에 테스트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태진 성남모바일앱센터 사업팀장은 “만약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같은 아이디로 동시 접속하면 원격으로 다루는 디바이스 화면을 같이 보면서 마찬가지로 원격으로 협업할 수 있다”며 “게임 개발자라면 QA에서 터치감도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오프라인 테스트에 대한 수요가 더 높겠지만 일반 유틸리티 앱이라면 온라인 테스트 공간이 유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모니터링 전용 시스템도 센터가 자랑하는 지원사항 가운데 하나다. 4인 1조로 이뤄진 평가단이 각자 앱을 쓰며 대화를 나누면 이를 녹음하고 디바이스 화면도 미러링해 전체적인 이용 경험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기존 FGT 설문 방식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포착, 모니터링 전용 시스템을 통해서는 사용자 반응을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밀착 분석하고 오류를 바로 잡아내고자 했다. 이는 주로 앱 구동은 되지만 개선 여지가 꽤 있는 알파 단계에 적합하다는 소개다.
가천대학교 안에 자리한 만큼 캠퍼스 인프라는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곧 오픈을 앞둔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 메이커 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김태진 팀장은 “곧 문을 열 메이커 스페이스가 바로 옆 건물에 있다. 그곳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앱 관련 테스트가 필요하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미 성남산업진흥원과 가천대가 성남 전통산업단지 하이테크밸리를 스마트도시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역시 앱 테스트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 말했다.
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 풀을 활용한 글로벌 문화검수도 빠질 수 없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현지 사용자 그룹이 문화적인 검수와 더불어 표현의 맛을 살린 번역, 원어민 감수를 돕고 있다는 것. 앞으로는 번역과 사용자 평가에서 나아가 자국 내 비슷한 앱이나 서비스가 있는지, 장단점은 무엇인지를 비롯해 시장 조사를 진행해 심층적인 정보를 얻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센터는 소규모 개발자, 스타트업, 중소기업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었지만 테스트 지원이 곤란한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사행성과 선정성이 높은 앱이라면 센터를 통해 테스트할 수 없다. 게다가 앱 매출과 직결되는 구글 피처드 앱 선정을 위해서는 구글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는데 그렇다면 애초부터 사행성과 선정성이 높아선 안된다는 것. “센터가 제공하는 QA 과정에는 구글 피처드 선정 필수 조건을 검증하는 단계도 포함된다”며 김태진 팀장은 “그 과정에서 주식이나 도박을 소재로 한 앱은 걸러질 수밖에 없다. 사행성 높은 게임도 걸러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성남시로부터 지원을 받는 만큼 성남 소재 기업이 아니라면 외부 테스트는 어려울 수 있다. 현장 테스트나 원격 온라인 테스트는 별다른 제한이 없지만 기기 대여나 반출은 성남 기업을 우선시한다. 앞으로는 성남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센터 인프라를 활용했으면 한다는 바램도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e스포츠, 인디게임 지원이 활발한 만큼 해당 사업에 선정된 기업에 테스트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어느덧 운영 10년차를 맞이한 만큼 재단장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5~6월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보다 쾌적한 이용 환경을 만들고 5G 통신망 옥내 테스트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해 서비스하겠다는 것. “성남산업진흥원 사업 방향이 성남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종합 지원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기 때문에 모바일 앱 테스트를 위한 장비와 전문 인력은 꾸준한 확대가 필요하다”며 김태진 팀장은 “QA 전문인력뿐 아니라 5G향 콘텐츠 개발 지원 인력도 필요하다. 5G향 콘텐츠는 고품질, 고용량이 필수인데 소규모 개발사로서는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기 어려워 이들을 위한 공용 제작 지원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은 “성남 지역 앱, 게임 개발자가 보다 우수한 품질로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최선의 시스템과 고도화된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성남시는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기업에 늘 열려 있다. 많은 기업이 성남에서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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