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사업 추진 3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지역 특성을 바탕으로 메이커 스페이스 기능을 보다 전문화하고 자생력을 키우겠다. 전문형 공간을 중심으로 지역별, 분야별 스페이스 연계와 협력을 강화해 지역 메이커 생태계를 견고하게 구축할 하겠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혁신창업 활성화를 위해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계획을 내놓고 전국에 메이커 스페이스 64곳을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작자가 창작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도록 돕는 장비,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3D프린터, 레이저커터를 비롯한 전문장비를 갖춘 공간이다. 중기부는 민간 사업자가 기존 운영하던 공간을 선정, 장비구입과 리모델링하도록 지원하거나 신규 구축하는 방식으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확보하고 있다.
◇공간·지역별 연계 강화=현재 전국에서는 128개 메이커 스페이스가 운영되고 있다. 2018년 사업 시작과 함께 선정된 65개소와 이듬해 추가 확보된 63개소도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서울 금천구에서 전자, 소프트웨어 중심 메이커스페이스로 문을 연 G캠프는 전자, 설계, 가공 관련 전문장비를 갖추고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메이커와 스타트업에 시제품 제작, 테스트, 양산을 지원한다. 아이디어를 개발, 제품화하고 특허를 내는 일련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도록 인접한 서울지식재산센터, 제품개발지원센터와 연계한 점도 특징이다.
지난 6월 박영선 장관은 G캠프-제품개발지원센터-서울지식재산센터 합동개소식에 참석해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곳(메이커 스페이스)이 만들어졌지만 이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각 기관이 십시일반해 만든 이번 공간은 좋은 모범사례가 돼 국내 제조업을 혁신하는 중요 장소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융합과 연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비슷한 흐름에서 중기부는 올해도 지역별, 분야별로 연계와 협력을 강화하겠단 방침을 내놨다. 메이커 스페이스 활성화 중점 추진방향으로 ▲수요 기반 상향식 제안 ▲프로그램 강화를 내걸고 공급자 관점에서 장비와 시설을 획일화하는 대신 지역 여건과 이용자 특성을 반영해 공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 이어 지역 사회 혁신가, 커뮤니티, 제조기술자와 기업, 대학을 비롯해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는 공간을 만들고 ‘따라 만드는 교육’을 벗어나 자기주도적인 메이커 경험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태욱 창업진흥원 창업저변확대부 과장은 스페이스별 연계 방안에 대해 “스페이스 운영을 맡는 민간 사업자에 대해 매년 진행하는 연차별 평가에 협력 관련 문항을 포함하고 권역별 전문랩이 지역 일반랩을 통솔하며 워크숍을 진행하도록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며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병원 의료 전문인력과 연계해 메이커 스페이스를 마련하고 바이오헬스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듯 “꼭 G캠프의 경우처럼 센터 단위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국 곳곳으로 저변 넓힌다”=이번 계획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메이커 저변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계획안을 발표한 권대수 중기부 창업진흥정책관은 2019년 발표 당시에도 “지방 중심으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조성해 메이커 운동 저변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부처간, 주관기관간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선정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수도권 30곳, 비수도권 35곳이었던 데서 2019년에는 수도권 20곳, 비수도권 37곳으로 수도권 대 비수도권 지역 간 비중에 변화를 두기도 했다.
전문랩도 비수도권으로 분포시킬 계획이다. 전문랩은 메이커 스페이스 중에서도 시제품 제작부터 제조 창업 인프라 연계까지 창업, 사업화를 전문적으로 돕는 공간이다. 2018~2019년 개소한 8개 전문랩 가운데서는 4곳이 서울 금천구, 성북구, 중구와 경기 성남시에 소재해 수도권에 몰려있었다. 나머지 4곳으로는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경남테크노파크가 영남권을,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각각 호남·제주권, 충청권을 아울러야 했다는 것. 올해는 전문랩 4곳을 추가 선정하면서 1곳만 수도권 지역에 할당하고 나머지 3곳은 비수도권으로 분포시킬 계획이다.
그밖에 올해 새로 들어설 메이커 스페이스 64곳 가운데 60곳은 교육과 체험 중심인 ‘일반랩’에 할애했다. 전문랩과 달리 일반랩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창의창작활동을 제공, 일반인도 본인만의 만들기에 도전하며 도구, 멘토, 커뮤니티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예산 규모로 보면 일반랩 신규 구축은 1.6억 원을 정부가 지원, 전문랩 신규 구축 지원금 15억 원에 비해 10분 1에 불과하지만 수적으로는 오히려 10배 가까이 전국에 고루 분포, 메이커 입문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다.
정태욱 과장은 “일반랩 역시 창업 저변 확대가 취지기 때문에 창업원을 발굴하고 동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나사렛대학교가 개소한 천안 ‘나두 메이커 스페이스’, 서울 홍대 ‘글룩’은 각각 노인·장애인 보조기기와 3D프린팅에 특화한 일반랩이다. 이처럼 특정한 분야에 주안점을 둔 메이커 스페이스도 평가를 거쳐 특화형 일반랩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시제품 제작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 장비나 인력을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실제 창업 단계까지 커버하기는 어렵다”며 정태욱 과장은 “대신 일반랩을 이용하다 창업을 꿈꾸게 된 이들에게는 전문랩으로 연계할 수는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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