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예약하는 방법은 이전에 비해 쉬워졌다. 앱안에서 호텔 검색부터 예약까지 모조리 가능해졌다. 단, 여기서 말하는 호텔 예약은 객실에 한정돼 있다. 호텔 연회장을 예약하는 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호텔 연회장은 일일이 정보를 찾고 전화로 견적을 받아 예약을 진행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일일이 찾고 비교해야 하는 불편함을 안고 있었고 호텔은 잠재적 이용자를 수용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제주 호텔 온라인 마케팅 지배인으로 근무할 당시 경험을 토대로 루북을 시작했다. 사람이 응대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서비스 특성상 연회장 사업은 전화 응대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3성급 이상 호텔이라면 연회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방법은 대동소이했다. 편하고 쉽게 연회장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호텔은 운영 효율적으로 더 많은 고객과 만나고 고객 또한 불필요한 수고를 줄일 수 있었다.
현재 루북이 바라보고 있는 시장은 마이스(MICE) 시장의 ‘미팅’부분이다. 호텔 부대시설 시장만 보면 시장은 약 1조 6천억 원으로 형성돼 있다. 김 대표는 관련 시장이 커지는 중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의 경우 비즈니스 공간의 디지털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어비엔비는 비즈니스 공간 예약플랫폼인 덴마크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비즈니스 공간으로 영토 확장을 시사했다. 북미 피어스페이스는 구글벤처스로부터 18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이렇다할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이지만 관련 시장은 꾸준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 기업, 단체, 기관 등 이용자가 꾸준히 루북을 찾았다. 예약 문의는 30%이상씩 매 달 성장했다. 가능성을 인정 받은 루북은 프라이머 배치 15기에 합류한 데 이어 지난해 TBT와 프라이머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일 평균 500개 기업 고객이 루북을 통해 공간 예약을 진행한다. 글로벌 체인 메리어트 계열 호텔도 루북 플랫폼에 안착했다.
“매일 더 큰 꿈을 꾼다” 김 대표는 루북 창업 이전 무역회사와 외국계 회사, 호텔 등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했다. 회사 생활을 하던 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던 김 대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이 곳에서 김성모 CTO가 합류한 후 호텔 동료 안태환 매니저, 시니어 개발자로 팀을 이뤘다. 김 대표는 “단순 아이디어, 가설로 시작했던 루북이 서비스 출시 이후 많은 관심을 받고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인정 받으면서 성장하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직장인으로 살 때보다 일도 많아지고 책임감도 커졌지만 이루고 싶은 성과와 목표도 더 커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초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행사가 취소 되고 호텔이 휴업이 돌입하면서 여행, 공간 플랫폼 대다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루북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는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자제 및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루북도 동참하고 있다”며 “잠시 주춤하는 시기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비스 개선과 기술 부채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모든 호텔 연회장을 루북에서 쉽고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 만들 것” 루북은 국내 시장 확장과 동시에 해외 마이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 진출과 동시에 다국어 서비스 제공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세기의 담판이 될 뻔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만남이 싱가폴 카펠라 호텔 연회장에서 진행됐다”며 “사람과 공간을 만나게 하는 루북을 통해 이러한 역사적인 이벤트는 물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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