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백승민 어썸에프엔씨 대표가 웨딩스타트업 M&A를 경험한 이후 잠시 회사에 몸담았던 때였다. 백 대표는 다소 생소한 광경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출근할 때는 하이힐을 신고 온 동료가 회사에서는 다시 삼선 슬리퍼로 갈아신는 모습이었다. 동료에게 이유를 물으니 돌아오는 답은 “불편해서 못신겠다”는 말이었다.
백 대표 시선이 제화시장으로 향했다. “오랜 기간 변화가 없는 시장에서 소비자는 편안한 구두를 찾아야 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었을 때 편안한 구두를 만들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 ‘쓰담슈즈’를 시작하게 된 순간이다.
쓰담슈즈는 편안함에 방점을 찍었다. 무게중심을 발 앞쪽에서 발 뛰꿈치로 분산시키는 테크니컬 인솔로 착화시 피로감을 줄였다. 발을 감싸는 내피는 포근한 재질을 사용했다. 인솔 제작에만 1년, 백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은 쿠션이 내장된 구두를 신고 계단을 뛰면서 직접 체험하고 수정과 변형을 거듭했다. 단화, 로퍼부터 굽이 높은 스틸레토힐까지 라인업도 다양화했다.
주 고객층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 직장인이다. 백 대표는 “편안한 신발을 찾는 고객이 굽이 낮은 구두를 먼저 신어봤다 7cm 굽인 스틸레토 힐을 사간다”며 “편안한 구두로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층이 전체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구매율은 25%대다. 컴포트화라고 하면 투박해보일 것 같지만 기본 디자인에 충실한 게 주효했다. 쿠션이 필요한 부분을 나눠 디자인을 설계하면서 미관과 착화감 모두 잡았다는 게 백 대표 설명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스틸레토힐이다. 백 대표는 “투박한 디자인이 아닌 날렵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연구, 개발하고 있다”며 “가장 신기 어렵지만 가장 신고 싶은 구두를 제공하는 것이 쓰담슈즈 판매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구두는 성수동 수제화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쓰담슈즈 구두 디자이너가 디자인과 패턴 작업을 마치면 가죽 재단부터 장식, 갑피 작업, 조립을 비롯한 일련의 과정은 성수동 제화 장인이 맡는다.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는 십 수년 경력을 보유한 ‘장인’을 비롯해 수제화 완제품 생산업체 350여 곳과 중간 가공〮원부자재 유통업체 100곳이 자리잡고 있다.백 대표는 “외국에서는 수제화를 장인이 만드는 명품으로 인식한다”며 “쓰담슈즈를 통해서도 성수동 수제화를 알리고 우리나라 장인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지만, 운동화보다 편한 구두 만드는 것이 쓰담슈즈의 목표다. 백 대표는 “아직 절반도 안왔다”며 “발바닥 쿠션으로 착화감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발가락 전체, 발등 전체를 편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발 모양, 길이, 높이, 취향이 제각각인지라 연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게 백 대표 설명이다. 현재 백 대표를 포함한 팀원 모두가 테스터이자 개발자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온라인 샵은 물론 성수동 쇼룸에서도 지속적으로 고객과 만나고 있다.
백 대표는 “무엇보다 남성 대표가 이끄는 여성화 제조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굽이 높고 불편한 힐을 남자들이 신기 편안하게 만든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꼭 말하고 싶은 건 ‘하이힐을 많이 신으세요’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꼭 신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편안한 쓰담슈즈를 신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랫, 로퍼 등 다양한 디자인이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달라”
쓰담슈즈는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그니처 시리즈를 선보이며 전환점을 맞았다. 3년 연구 끝에 나온 시그니처 스틸레토는 발가락 통증 방지를 위한 특수 제작 앞코 쿠션, 구두 굽까짐 방지 기능을 추가했다. 백 대표는 “새로운 시그니처 시리즈는 발가락까지 편한 구두와 길들이지 않아도 편안한 구두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백 대표는 “모든 고객이 ‘쓰담슈즈’ 하면 구두가 너무 편해서 디자인만 고르면 된다고 생각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항상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고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쓰담슈즈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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