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창업지원정책, 전문가에게 묻다④]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려면 전략적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시도가 실패하는 이유는 현지의 상황과 동떨어진 진출 지원 방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지원 사업은 많지만 이를 통해 현지 투자사의 투자금을 끌어낸 경우는 많지 않다. 이유는 현지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진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진출 지원 사업을 여럿 진행한 입장에서 현재의 방식을 고수해서는 해외 진출 성공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먼저 진출 지원 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현지의 사정과 맞는 스타트업을 연결해 주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산하 창업지원 센터 서울창업허브는 김 대표가 조언했듯 현지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수립, 지난해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 국내에서 무작정 선발해 해외로 보내는 대신 역으로 현지 시장에서 원하는 스타트업을 국내에서 발굴해 매칭해줌으로써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성공 케이스를 만든 것. 이를 통해 베트남 등 4개국에 17개 스타트업이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 시 최소한의 조건은 충족해서 진출할 것도 당부했다. 첫째는 해외 트랙션 여부다. 김 대표는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현지 트랙션이 있는지인데 현지 유저도 없는 상태에서 해외로 나가려는 경우도 있고 현지 언어조차 준비되지 않은 팀도 있는데 이들은 가서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진출하려면 현지 언어 정말 필요하다. 그것부터 안되면 그냥 탈락이라고 보면 된다”며 “해외 투자사들은 현지에서 인재를 뽑아 회사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어 장벽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 지원 기관은 현지 언어 피칭 및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교육 과정을 포함해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의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긍정적인 점은 최근 해외 투자사들이 한국 스타트업을 투자 가치가 있는 곳으로 진지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여럿이 해외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어 이름이 알려진 것. 또 그는 스타트업 해외 진출 시 재무적 투자 보다는 전략적 투자를 추천했다. 김 대표는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는 해외 기업은 자사의 비즈니스와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기 때문에 여러 항목을 따지는 재무적 투자보다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상황에 따라서 재무적 투자가 나을 수 있으니 여러 사항을 따져볼 것을 조언했다.
그렇다면 성공적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한 방법으로 김 대표가 제안하는 것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현지에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할만한 곳은 어디인지 또 그런 곳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 진짜 국내 스타트업에 도움이 될 만한 현지 기관들을 선별, 큐레이션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한국에 투자하는 현지 해외 펀드를 찾아 그들을 대상으로 데모데이를 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선별한 기관이나 투자사를 집중 공략해 글로벌진출 성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또 정부기관은 스파크랩과 같은 민간 액셀러레이터나 VC와 협력, 이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방식으로 서울창업허브는 글로벌 네트워크 외 175개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심사, 보육, 교육, 글로벌 진출 등 전분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창업허브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의 후속 투자 비율은 70%를 넘는다. 김 대표는 “투자 기업의 후속 투자유치 비율이 70%가 넘는다는 것은 민간에서도 이루기 어려운 성과”라며 “서울창업허브 같은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민간과 협력해 전략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면 스타트업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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