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창업지원정책, 전문가에게 묻다③] “서울시가 만남의 장을 만들어 줘야해요.”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서울시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창업지원 정책은 구성원들이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남의 성과는 당장은 계량화하기 어렵지만 만나는 자리가 없다면 어떤 결과도 얻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자체적으로 서로 만나기도 하겠지만 서울시가 주도해 심사역 모임, 분야별 기업 모임 등을 만들어 관련 교육도 지원하고 정보도 주고받게 하면 가시적인 결과를 바로 볼 수는 없더라도 향후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공공기관이 인프라를 조성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산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서울창업허브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45개 창업센터 네트워킹 시스템을 구축해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스타트업과 대기업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데도 주력, 지난해에는 오비맥주, 벤츠 등과 밋업을 진행하고 올해는 협력 파트너 기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공공기관이라면 단기적 KPI에 기대하지 말고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 많은 교류의 장을 키워줄 것”을 당부했다.
김 상무는 스타트업을 위해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방안도 추가 제안 했다. 먼저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 기관과 협력해 스타트업의 보증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현재 인큐베이팅 방식도 우수하지만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 보증이란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요구한 것. 또 당장 IR을 할 수 없는 수준의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민간과 협력해 보육이나 투자지원을 하지만 아직 그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한 극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민간 vc와 협력을 진행하면 바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며 “피칭이 아직 어려운 기업과 피칭이 가능한 기업을 투 트랙 방식으로 분리해 지원하고 어떤 혜택을 주면 좋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타트업 육성 교육 방안에 대해서 김 상무는 “단계별 교육을 진행하되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듣는 것처럼 스타트업이 원하는 분야의 교육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예를 들면 투자유치 관련 교육은 모든 보육 기업이 필수적으로 듣도록 하고 개별 팀마다 특허, 법률 등 원하는 분야 3개 정도를 선택으로 들을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불필요한 교육과정을 줄일 수 있다.
서울시 주도의 글로벌 진출 지원은 어떻게 평가할까. 김 상무는 정부 지원의 글로벌 진출 사례 중 해외 수요자 중심 현지화 진출 방식을 택한 서울창업허브의 진출 전략을 높이 샀다. 서울창업허브는 현지에서 원하는 스타트업을 국내에서 선발, 매칭해주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김 상무는 “한국 기업에 경험이 있는 곳을 접촉을 잘해야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국내에 들어와있는 투자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좋고 적극적으로 한국에 관심 있는 곳을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해외와 국내를 연결하는 브로커, 즉 매치메이커를 육성하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제안했다. 해외 대기업이 국내에 있는 유망 기업을 알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컨텍포인트도 얻을 수 없어 중간에서 양쪽을 연결해줄 매치메이커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창업허브는 올해 서울을 대표하는 창업통합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운영 센터 45개의 운영 현황 및 창업 관련 주요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김 상무는 벤처투자 통계 플랫폼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통합플랫폼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정보플랫폼은 필요하고 중요한 사업”이라며 “먼저 정보의 신뢰성을 얻는 게 중요하고 플랫폼 설계 시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정보외 정부 정책자금에 관련된 정보도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상무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서울시가 일자리 유지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스타트업이 모두 스케일업하기는 어렵다”며 “고용창출도 중요하지만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방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창업지원정책, 전문가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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