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미디어 파트너십을 맡고 있는 로빈 슬론(Robin Sloan)이 지난 연말 트위터와 TV와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트위터가 TV 산업에 크게 3가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와 TV를 결합한 소셜 TV와 관련한 내용은 앞으로의 TV 산업의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고,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포스팅한 바 있다. 과거의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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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론은 3가지 영향으로 TV 쇼와 동시에 트위팅을 하는 것, 다음으로는 소셜 시청,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꼽았다.
TV를 보면서 동시에 트위팅을 하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상황이 되어 버렸다. 특히 프로그램이 연달아 이어지는 경우에는 막전/막후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어서 TV 프로그램 콘텐츠를 풍성하게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 2010년 에미상 시상식 때에 무대 뒤의 진행상황과 이벤트 전후의 사건과 사진들을 주변 사람들과 제작진들이 같이 트위터를 통해 소통시킴으로써 훨씬 입체적인 쇼를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경우에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 같은 콘텐츠를 소비했지만, 그 경험의 내용과 느낌은 사뭇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셜 시청과 실시간 참여
또 다른 유형으로 슬론이 지적한 것은 “소셜 시청(social viewing)”이다. 그는 트위터가 이미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가이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와 같이 TV 가이드를 뒤적거리거나, 웹을 찾아보지 않고, 트위터의 타임라인에서 올라오는 글의 내용만으로 대략 어떤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무엇이 현재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이런 내용들은 사람들을 스마트폰을 들고 TV앞으로 모이게 하는 효과까지 일으키면서,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함께 TV 시청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기좋게 뒤집어 버리기도 하였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어서, 슈퍼스타 K2 와 같은 프로그램은 생방송 당시 트위터 타임라인을 지배하면서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상승효과도 톡톡히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비록 집에서 혼자 TV를 보더라도, 혼자 TV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같이 본다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떄문에 ‘소셜 시청’이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현재까지 소셜 웹에서의 실시간 평가가 얼마나 TV 시청률이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결과 등이 나온 것은 없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10~20% 정도의 상승효과가 있지 않나 추정하고 있다. 이런 최종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TV 프로그램에 대한 전체적인 실시간 소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에 PD 들이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바탕으로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부분에서 어떤 방식의 피드백이 있었는지 알게되고, 이를 반영하여 다음 쇼를 제작할 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분석에 유용한 분석도구들이 이미 많이 나오고 있는데, 예를 들어 분당 트윗의 수를 그래프로 그려보거나, 해당 토픽의 가장 중요했던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찾아보는 등의 결과는 과거 어떠한 형태의 시청률 조사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정성적인 고급정보가 될 수 있다.
소셜 미디어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의 등장
이런 변화를 감안하면 앞으로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와 포맷이 등장하는 상황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TV에서는 트위터 자키(TJ, Twitter Jockey)를 만들어서 MTV 쇼가 진행되는 동안에 트위터로 여러 가지 토픽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VMA 라는 해쉬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누구의 공연이나 뮤직비디오가 인기 있었는지 등도 파악할 수 있었다 (참고로 MTV의 분석결과 단연 레이디 가가가 최고였다고 한다). 이런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와 포맷의 등장은 소셜 미디어가 TV 산업에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를 끌어내는 신호탄이라고 하겠다.
네덜란드 3 라는 네덜란드의 방송사에서는 아예 새로운 쇼에 대한 파일럿 방송을 매년 가을에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방송사에서는 프로그램 개편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할용하고 있는데, 이는 시청자들이 TV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에 적극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거실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태블릿과 스마트 폰의 빠른 보급은 언제 어디서나 TV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쉽게 각종 TV 쇼에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행동의 변화와 사람들의 참여를 유심히 연구해서 더욱 좋은 프로그램과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방송사나 프로그램 제작사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How Social Media is Changing the Business of Television
Twitter and the Future of TV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health20.kr/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