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창업지원정책, 전문가에게 묻다⑨] “전문 인재가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서울시가 만들어줘야 한다”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서울시가 스타트업과 손잡고 도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면 스타트업과 도시 생태계 모두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한 이사장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뒷받침하는 서울시 창업 정책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이사장 역시 중기청장 재직 시절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팁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민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한 바 있다.
서울시 정책 중에서도 한 이사장은 민간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해 스타트업을 공동 선발, 육성 서울시 창업정책을 ‘재미있는 방식’이라고 평했다. 서울창업허브는 공공이 직접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민간에 지원자금을 위임하고 민간은 1년 동안 기업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한 이사장은 “굉장히 혁신적인 방식”이라며 “다만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주길 당부했다.
한 이사장은 창업 정책에 서울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그중에서도 주요 대학이 집중된 점에 주목했다. 대학이 모여 있다는 건 인재와 연구 인력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이사장은 “대학의 기술 혁신, 연구·개발 성과를 활성화할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한다면 교수, 석박사 창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로페셔널 유저 앙트러프러너십을 추진하는 것도 돌파구 중 하나로 거론했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전문가가 창업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방안이다. 예컨대 의과대학,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면서 쌓인 불편을 현장 노하우와 전문 지식을 결합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는 식이다. 이 밖에도 대학과 공동 펀드를 마련하고 연구, 기술 창업 발굴에 나서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진출에서는 공공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한 이사장은 중기청장 시절,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힘든 시장임을 절감했다”고 회고했다. 해외 시장은 언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수많은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초기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자리를 잡고 실제 매출을 내기까지 공을 들여야 한다.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신뢰 구축에 용이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서울시가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창업허브는 실무자가 직접 하노이 정부 기관을 찾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서울창업허브 보육팀 중 11개 기업이 현지 법인화에 성공했다. 한 이사장은 “해외 네트워크 구축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했다면 굉장한 업적”이라며 “공공이 신뢰를 구축하고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무엇보다 글로벌 스타트업이 나오려면 최정예 멤버가 창업 생태계에 합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이사장은 ‘기업 실패가 곧 개인의 실패’라는 인식을 깨고 제도, 문화적 창업 안전망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왔다. 실패를 ‘상수’로 규정하고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이사장은 “전문 인재가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서울시가 함께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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