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지상 20층, 연면적 3만6259㎡(1만968평)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 프론트원이 30일 개소했다. 광화문 광장(1만8840㎡)의 2배 규모인 이 곳에, 올해 말까지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100여개의 젊은 스타트업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1,000여명이 넘는 유동인구가 공덕에 몰려, 서울창업허브, IBK창공과 함께 강북의 판교를 형성할 전망이다.
프론트원의 운영 전반은 스타트업 육성, 발굴에 강점을 보인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맡았다. 우리나라 18개 주요 은행들이 8,450억원을 출연해 청년세대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디캠프(2013년 설립)는 명실상부한 스타트업 종합 지원기관으로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마중물 디캠프=디캠프는 2013년 설립 후 지난 7년간 7,542억원을 조성해 직간접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이후 55개사에 직접 투자했고, 이후 이들은 누적 1,195억원에 달하는 후속투자를 끌어냈다. 성장사다리펀드, 은행권일자리펀드, 핀테크혁신펀드 등 총 22개 간접 펀드를 출자·조성해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야놀자, 고피자, 캐시노트, 삼분의일, 핏펫, 자란다, 구루미 등이 수혜를 입었다.
현재까지 디캠프에 입주했거나 투자받은 스타트업 270여 곳의 생존율은 88.5%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5년차 스타트업 생존율은 76.5%로 한국 평균 53.1%보다 높다. 기업당 고용 창출 인원도 10.2명이다.(4.7명 > 14.9명) 이를 근거로 김홍일 디캠프-프론트원 센터장은 프론트원이 향후 5년간 일자리 1만8천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일 센터장은 “디캠프에서의 운영을 바탕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향후 5년간 프론트원에 600개 기업이 입주하면 6,120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일어난다”면서 “디캠프가 최근에 출자 조성한 프론트원펀드(420억원), 동행펀드(300억원), 일자리펀드(8,000억원)를 통해 기업당 10억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872개 기업이 10,987명을 고용하게 되고, 거기에 오프라인 채용 박람회, 대학 학과과정연계, 은퇴자 재교육 채용 등을 포함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1만 8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디캠프가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조성한 동행펀드는 우리나라에서 조성된 펀드 중 만기가 가장 긴 13년으로, 규모 보다는 투자 기간을 장기화함으로써 극초기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민관이 함께 만드는 프론트원=디캠프는 프론트원 입주 스타트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다양한 민간 파트너사들과 손을 잡았다. 삼성 인사관리 전문 계열사인 ‘멀티캠퍼스’는 대기업, 금융기관 은퇴 인력들을 대상으로 스타트업계 재취업 및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기성세대의 경험과 창업가의 열정을 연결하고,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는 프론트원에 입주한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상시 지원한다.
프론트원 입주 기업 관리를 위해 롯데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 하나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뮤렉스파트너스등 민간 AC, VC 운영사와 핀테크지원센터, 신한퓨처스랩,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도 파트너사로 영입되었다. 이들은 프론트원에서 스타트업 입주 공간을 할당받아, 입주기업 선정부터 투자까지 모든 과정을 디캠프와 함께 한다. 입주 기업은 시장 진입 단계인 시리즈A(10억원 이내의 투자 유치)의 기업으로 입주 기간은 파트너사별로 운영정책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3년까지 입주 가능하다.
서대문구청은 프론트원 개관에 맞춰 공공임대주택 형태의 청년주택 165가구를 공급할 예정으로 프론트원 입주 스타트업 직원들에게 신청을 받아 입주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마포구청도 청년일자리 지원을 위해서 인건비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형 스타트업 빌리지가 한 건물 안에=프론트원은 창업가들이 온전히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의식주 해결이 가능한 빌리지(마을) 형태로 디자인됐다. 특히 네트워킹 공간과 복지공간에는 피트니스, 샤워실, 수면실을 비롯해 구내식당, 헬스장, 아이돌봄 서비스, 우편수발실 등을 연차별로 도입, 창업가들의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프론트원은 창업자가 근무하고 싶은 편안한 업무 환경을 조성에 힘썼다. 프론트원에 입주하는 기업은 11~18층, 총 8개층 전용면적 총 7,690.4㎡를 사용하는데 인당 사용면적이 2평이다. 10인 기준(Seed 단계부터 Series A 단계 스타트업 평균 직원수) 120개 기업이 입주해도 혼잡하지 않도록 했다. 이들 기업이 내는 별도의 입주비용은 없고, 인당 관리비 5만원만 내면 된다.
프론트원에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90개사다. 현재 48개 기업, 310여명이 근무 중이다. 9월 말 또는 연말까지 120개 기업, 1,000여명이 입주 예정이다.
◇프론트원 입주조건은=프론트원에 입주하길 원하는 기업은 가장 먼저 디캠프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 디데이(D.DAY)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디데이 지원에 법인유무, 산업분야, 설립 연차, 창업자 나이, 국적에 제한이 없다. 디데이는 2013년 6월에 시작해 지난 6월까지 75회 개최되었으며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3,770개사가 지원해 총 389개 기업이 디데이 무대에 올랐다. 서면과 대면심사를 통과한 5개 기업이 본선에 오르지만, 20대1의 경쟁률이 넘을 경우에는 본선 진출팀을 늘리기도 한다. 토스(2014년 4월), 뱅크샐러드(2014년 10월), 8퍼센트(2015년 2월), 세탁특공대(2015년 4월) 등이 대표적인 디데이 출전 기업이다.
프론트원 개소식 이후에는 디캠프를 포함,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민간 AC(액셀러레이터), VC(벤처캐피탈) 12개 곳이 7월 디데이를 공동 개최한다. 이번 디데이에 12개 민간 창업지원기관이 심사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는 처음이다. 이번 디데이에 참여하는 한 심사역은 “디캠프만이 우리 모두를 부담없이 모이게 할 문화를 가지고 있고, 의전이 필요 없는 민간만 모이는 축제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디데이에는 141개 기업이 지원,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 본선에 7개 기업이 올랐다. 그 가운데 연세대 교수 창업자와 제자가 다른 경쟁팀으로 만나 흥미로운 대결이 기대된다.
김홍일 센터장은 “프론트원은 실패와 실수를 격려해 주는 문화와 일상의 혁신을 위해 도전하는 창업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든 스타트업 지원 공간이다. 기성세대의 미래세대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잘 전달해 국가적 리턴(Return on Country)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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