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t (월트)는 한국의 배달의민족 이나 요기요와 유사한 핀란드의 음식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2014년에 헬싱키에서 창업해 2020년 8월 현재 23개국 94개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2015년 15만 유로였던 매출이 2019년 8,970만유로 매출로 5년만에 600배 성장했다. 총 2억8300만 유로의 펀딩을 유치했는데 코로나19의 환란 속에서도 5월에 1억 유로의 시리즈 D투자 라운드를 성공했다. 2020년 5월 파이넬셜 타임즈가 선정한 2020년 유망 스타트업 리스트에서 2위에 랭크됐다.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는 월트의 파죽지세 확장은 현재 수퍼셀의 성공을 잇는 또 하나의 핀란드 유니콘으로 가장 유망한 스타트업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한편 한국의 인터넷 배달 서비스는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의 초창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메뉴판닷컴은 인터넷으로 메뉴를 주문받아 배달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1997년부터 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는 2010년 스마트폰 앱시장의 탄생과 함께 성장했으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손꼽히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월트가 창업한 2014년, 같은해 이미 배달의 민족은 골드만 삭스로 부터 3,600만 달러의 시리즈 D 투자를 받아 고속 성장을 하고 있었다. (유명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광고가 나온 해이기도 하다.)
월트를 배민,요기요 같은 한국의 인터넷 배달업체의 서비스를 비교하면 아직 디자인, 시스템, 마케팅의 거의 모든 면에서 미숙하다. 핀란드와 같은 익숙한 내수 시장에서 조차 푸도라(Foodora) 등 경쟁은 치열하고 유럽이나 그외 지역의 진출은 대단히 힘겹다. 그런데도 이 핀란드 토종 스타트업은 단 몇년만에 용감히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의 Wolt 팀, Photo: Helsinki Sanomat
핀란드 창업 생태계의 젊은 리더가 만든 월트
월트 창업팀은 북유럽 최대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를 만들어낸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였다.
“2014년에 저랑 몇몇이 풀타임으로 3월 부터 일하기 시작했고 공식적으로는 그해 10월 Slush 때를 맞춰 창립했습니다. CEO인 미키 쿠우시(Miki Kuusi)는 당시 Slush의 CEO였습니다. 첫 반년동안은 누구도 월급을 가져가지 못했고 사실상 회사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어요. 창업팀원들을 적극적으로 가담시키기도 힘들었고 펀딩도 생각보다는 느렸습니다. 사실 정말 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인가 확률을 반 정도로 봤습니다. 하지만 결국 회사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Wolt의 공동창업자, 엘리아스 알토 (Elias Aalto)
Wolt Japan
월트 사업모델
월트의 사업 모델은 다른 음식 배달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사실 대동소이하다. 모바일 앱과 가맹 레스토랑용 앱을 서비스하며, 사용자가 메뉴를 고르고 결제하면 배달 혹은 직접 픽업하여 음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자전거나 자동차등 자신의 이동수단을 가진 배달원과 가맹 레스토랑을 엮어 도심을 중심으로 음식을 신속하게 배달하고 배달료를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배달 한건당 고객으로 부터는 약 4~6유로(거리,시간등의 상황에 따라 다름), 레스토랑으로 부터는 단말기 비용과 25%~30%의 수수료를 받으며 배달원에게는 시간당 10유로정도를 지불한다.
Wolt의 가맹 레스토랑용 앱 photo: Wolt
상대적으로 작은 핀란드 내수 시장 극복 방안
너무나 작은 핀란드 내수 시장의 규모 때문에핀란드의 다른 모든 스타트업과 마친가지로 글로벌 확장이 초기 부터 당면 과제였다.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지역에서는 초기부터 푸도라(딜리버리 히어로가 2015년 인수)와 치열한 경쟁을 했다.
2015년 헬싱키 시내중심으로 시작한 배달영역은 2016년 에스토니아와 스웨덴으로 확장했으며, 2017년에는 덴마크와 발틱 국가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로 2018년에는 크로아티아, 체코등 동유럽국가와 노르웨이 그리고 이스라엘이 진출하였고 2019년에는 더 남진하여 세르비아, 그리스 그리고 중앙아시아 지역인 아제르바이젠, 카자크스탄으로 진출, 2020년 5월에는 일본에 진출하여 우버이츠(UberEats) 등과 정면 대결을 하게 되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주요 경쟁자 중 하나인 푸도라(Foodora)는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네델란드로 부터 철수하고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에서만 영업하고 있다. 한편 주로 지역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을 인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성장한 선두주자인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나 저스트잇(Just Eat)의 성장 전략과 차별된다.
알토대의 Mikko Hänninen교수는 헬싱키 사노맛과의 인터뷰에서
“월트는 기술과 개별 시장에 집중하여 가능한 현명하게 잘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이 높고 수익성이 떨어져가는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있습니다. “
라고 평가 하였다.
창업과 성장
스타트업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팀 구성이다. 월트의 사업 아이디어는 특별할게 없다. 바조(Varjo)같은 기술 전문성을 가지고 시작부터 제품 출시까지 많은 투자를 하는 헤비급 스타트업이 아니다. 월트는 핀란드 창업생태계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진 유명한 창업 멤버가 시작 한다는 강점이 있었다.
창업팀 대다수는 알토ES(AaltoES, Aalto대학의 학생주도 창업 활동 단체)출신이며 (Elias Pietilä 예외) 창업 당시 20대 중반, 30대 초반과 노키아출신의 베테랑이 섞여 있다. CEO 미키 쿠우시는 월트창업 이전에 이미 Startup Sauna를 창립하고 슬러쉬를 세계적 행사로 성장시키는 역량을 보여 주어 핀란드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셀럽과 같은 인물이였다. (2011년 미키가 Slush의 CEO를 맡을 때의 나이가 20대초에 불과했다)
Juhani Mykkänen 은 헬싱키 사노맛 신문의 가장 젊은 편집장이였으며 Elias Aalto는 2009년 아이폰 앱스토어 초기에 애플 앱 디자인 상을 받았고, Lauri Andler(현 CTO)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였다.
2014년 슬러쉬 시즌에 맞추어 회사창립에 성공한 후 인벤처(Inventure)와 라이프라인 벤처스(Lifeline Ventures)에서 시드펀딩 50만 유로를 받게 되었다. 2015년에는 국책펀드인 TEKES(현 비즈니스 핀란드)로 부터 10만 유로 보조금을 받았다.
2015년 3월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10곳의 가맹 레스토랑부터 시작하여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사전 주문하고 직접 픽업하도록 하였으나 7월 부터는 배달원을 통해 배달 서비스 제공을 시작하였다. 연말까지 300여 레스토랑이 가입하였고 아직 배달 매출은 1/3정도 였다. 이시점에서 제품과 시장 진입 전략을 수정한 것은 이후 옳은 선택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이 외식을 즐기는 인터페이스가 되길 바랬고 그 인터페이스는 바로 모바일 디바이스라고 믿었습니다.” 미키 쿠우시
2016년 추가 시드펀딩에서는 수퍼셀 창업자 Ilkka Paananen와 F-secure 창업자 Risto Siilasmaa(First Fellow Partners, 전 노키아회장)가 투자자로 추가 되어 250만 유로를 투자 받고 이를 담보로 하여 100만 유로의 TEKES (국책펀드, 현 비즈니스 핀란드) R&D 진흥 대출을 받았다. (2017년에 100만 유로 추가).
마침 이때 핀란드로 진출하게된 Foodora와 본격적 사업확장 경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첫 글로벌 확장으로 탈린과 스톡홀름에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그해 Forbes가 선정한 유럽의 30세 미만의 30인에 미키 쿠우시가 선정됐다.
2016–2019 회계 결산, Stats: Finder
2016년 EQT Ventures(Booking.com과 우버의 초기 투자사), Niklas Zennström(Skype창업자, Atomico)가 투자자로 추가되어 1천2백5십만유로의 Series A 펀딩이 이루어졌다. EQT VC는 이후 월트의 가장 중요한 투자자이자 이사진이 되었다.
2019년 Fireside Chat: Wolt & EQT Ventures — NOAH19 London, Miki Kuusi와 Johan Svanstrom Photo: Noah Conference
이때 시장에서 경쟁은 심화되었다. 매출은 3.5백만유로를 달성하였지만 이해 영업이익은 -183,6%였다. 83North (구 Greylock IL)의 투자가 추가된 Series B 는 3천만유로였으며 Wolt의 급속한 성장의 동력이 되었다. 2018년 2천만유로의 매출은 2019년 8천7백4십만유로로 올라갔다. 2019년 1억3천만유로의 시리즈 C를 아이코닉 캐피탈(ICONIQ Capital, Facebook 마이클 저커버그의 개인 펀드회사)가 추가된 투자그룹으로 부터 유치하는데 성공하고 2020년에는 1천명을 새로 고용할 것이라는 성장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2020년 5월에 GS Growth(골드만삭스)가 합류한 시리즈 D는 코로나19의 위기가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실어 주었다.
큰물로 나아가 경쟁
음식 배달업 시장은 성장하고 있었다. 전체 350억유로의 시장은 이미 몇개의 강력한 업체들이 각 지역 시장에서 선점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Just-eat (덴마크), Deliveroo(영국 런던), Delivery hero(독일 베를린), Glovo(스페인, 베르셀로나)등 각 나라마다 마치 대표선수 처럼 사업확장 경쟁과 글로벌 인수합병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배달통, 푸드플라이, 요기요에 투자한 Delivery hero는 세계 각국의 음식배달 스타트업을 인수 합병을 통해 확장하고 있다. 한국외에는 베트남에 진출했던 배달의 민족 또한 Delivery hero에 매각되었다.
반면 Wolt는 글로벌 지역 진출 전략에 있어 로컬 브랜드 인수 합병 대신 직접 Wolt 브랜드를 지역에 런칭 시키고 있으며 큰 도시와 나라에 집중하는 대신에 중소규모의 도시에 먼저 진출해 자리잡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폴란드의 Daily를 2018년에 인수) 2020년 초 COVID-19의 위기속에서도 Malta 진출을 강행하였고, 일본에는 도쿄, 오사카 대신 히로시마, 삿포로, 센다이에 진출하였다. 수도권/대도시 보다 작지만 이들지역은 각각 일부의 서부, 중부, 북부지역의 중심도시들이다. Wolt는 아직 경쟁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아직 인수합병을 거치지 않아 창업팀의 비전과 추진력이 잘 발휘 되는 것으로 보인다.
위기
다른 국가의 음식배달업계나 우버와 비슷한 사회적 문제점을 월트도 가지고 있다. 소위 Light entrepreneur (개인 간이 사업자 ), 긱 워커(Gig worker) 또는 플랫폼워커라고 불리우는 배달원들을 자유로운 형태로 계약하는 것이 자칫 그들을 착취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일반적 고용과 달리 휴일근무에 대한 보너스, 고용안정, 배달비용등과 함께 보험, 연금등 사회적 비용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또한 시장이 독점될 경우 레스토랑과 배달원에게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또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증가하는 주문을 소화해내는 배달원들이 감염에 노출되거나 위험한 음식이 배달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아마존이 투자한 델리버루(Deliveroo)는 북유럽에 비해 타격이 커서 직원의 15%인 370여명을 감원하는등 코로나19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 유럽의 또 다른 선두업체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 hero) 또한 COVID-19의 영향으로 4월에 주춤하다가 6월 부터는 전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완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추세이다. 향후 식품공급체계와 레스토랑 운영이 회복되면 비접촉배달을 통해 오히려 성장잠재력이 기대되고 있다.
No Contact delivery는 기본 설정 photo: Wolt
Wolt는 배달의 기본설정을 3월 부터 비접촉배달로 바꾸었다. 이는 직접 대면 없이 집의 문앞에 놔두고 가는 것을 배달 한것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Photo: Clas Ohlson
또한 월트는 음식 뿐만 아니라 Clas Ohlson과 공동으로 생활잡화를 배달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월트는 이런 파일럿 협업 통해 그들의 물류기술이 다른 산업의 요구에 어떻게 부합할수 있는지에 대해 시험하고 있다.
또한 월트와 같은 배달 플랫폼은 배달 전문 식당, 가정집밥 판매 등 레스토랑 업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Ghost 레스토랑 혹은 Cloud 레스토랑, 가상 레스토랑등으로 불리우는 이러한 식당은 식당개업을 위해 장소를 빌리는 비용을 아끼고 작게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어 특히 코로나19으로 실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비 소규모 창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기회는 월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월트의 미래는?
월트는 미국의 테크 대기업 아마존, 우버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탈린의 스타트업 Starship의 배달로봇 photo: Wolt
2016년 탈린의 배달 로봇업체와 협업과 같은 이노베이션은 매우 흥미로운 시도지만 아직 이런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해내기는 힘이 딸리고 월트는 아직 우버, 페이스북 같이 기술 플랫폼 솔루션을 선도하지 못한다. 개발자 생태계에 대한 테크기업 기여도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월트 기술팀이 깃허브에 공개한 기본 이미지 제공 기술 Blurhash photo: Wolt’s Github
월트는 현재까지 효율과 성장 두마리 토끼를 잡는 현명하지만 재빠른 시장에서의 실행력을 보여 성장을 이루어 냈지만 과연 독자 브랜드로 성장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까지 3억유로에 가까운 투자를 받고 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더 큰 대기업과의 경쟁이 점점 힘들어 질 것이다. 우버같은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우후죽순 생겨난 배달전문업체들과는 달리 ‘싼값’에 큰 기업에 인수되거나 로컬 브랜드를 인수하여 성장하는 전략보다는 독자적 브랜드를 구축하며 차근히 시장을 확대해 온 것은 눈여겨 봐야 할것이다. 핀란드 생태계에서 스타트업이 사업을 그로스핵해서 키운 후 재빠르게 Exit하고 사업을 매각해 버리는 것은 조금 터부시 되고 있다. 이러한 독자 브랜드의 구축은 새로운 유통채널로의 성장 같은 변화에도 유리할 것이다. 아마존이 도서쇼핑몰에서 시작해서 지금 처럼 성장한것 처럼 잘만 되면 핀란드의 야심 많은 청년은 유럽의 마이클 주커버그나 제프 베조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4년만에 600배 성장” 핀란드식 배달의 민족(?) 월트”4년만에 600배 성장” 핀란드식 배달의 민족(?) 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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