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020년 ‘C랩(C-Lab) 아웃사이드’ 공모전이 9월 11일 마감을 앞두고 많은 스타트업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지난 7년간 C랩을 운영한 노하우를 사외로 확대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다. ‘C랩 아웃사이드’로 선발된 스타트업은 1년간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 내 전용 사무공간, 삼성전자 전문가 멘토링, 국내외 IT 전시회 참가, 최대 1억 원의 사업지원금 등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고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쟁쟁한 스타트업들이 지원하고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심층 인터뷰, 발표 심사 등을 거쳐서 선발된다. 과연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어떤 곳들일까? ‘C랩 아웃사이드’ 참여 스타트업 중 두 곳, 골골송작곡가(PURRSONG)와 다비오를 만나 봤다.
왼쪽부터 골골송작곡가 노태구 대표, 다비오 임해웅 부장
골골송작곡가는 고양이용 자동 화장실 ‘라비봇2’(LavvieBot2)로 잘 알려진 IoT 고양이 건강관리 디바이스 제작업체로, 반려인과 반려묘 사이의 교감과 이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이들 모두를 배려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다비오는 지도 데이터 전문 기술 회사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지도 데이터 구축 및 실내 비전 측위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 딥러닝 기술 기반의 실내지도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는 골골송작곡가 노태구 대표(이후 노태구 대표)와 다비오의 국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전략부 임해웅 부장(이후 임해웅 부장)이 참석했다.
■ 고양이 자동 화장실의 경우 있으면 편리하겠다 싶긴 하지만 막상 사업으로 하기엔 쉽지 않은 분야였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 노태구 대표 : 예전에 키우던 고양이가 병으로 갑자기 사망한 적이 있었다. 분명히 그 이전부터 증상에 대한 신호가 있었을 텐데, 그걸 눈치채지 못한 것을 한동안 자책했었다. 그래서 이런 점을 사전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생각하다가, 고양이가 많이 걸리는 질환이 비뇨기 관련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우선 자동 화장실을 준비하게 되었다.
당시 자동 화장실들은 단순 청소 수준으로 고양이의 건강 관리까지 신경 쓰는 제품은 없었기 때문에 그런 제품이 나오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6년부터 준비해서 2017년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 다비오의 박주흠 대표는 원래 지도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 지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임해웅 부장 : 박주흠 대표가 대기업 해외 주재원으로 다양한 국가를 이동하면서 지도 서비스를 쓰게 되었는데, 지역별로 따로 구매해야 하고 그나마도 비싸고 서로 연결도 되지 않아 불편함을 많이 겪었다.
지도 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2012년 귀국 후 바로 창업해 글로벌 여행지도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2016년 B2B 원천 지도 데이터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 지금의 ‘IM STUDIO’, ‘IM VPATH’ 서비스에 집중하게 되었다.
골골송작곡가 노태구 대표
■ 골골송작곡가의 경우에는 주요 고객층이 어떻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듣고 싶다. 역시 고양이 집사들인가?
▷ 노태구 대표 : 고양이 자동 화장실인 만큼 당연히 고양이를 기르는 애묘인, 일명 ‘집사’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고, 국가별 문화의 차이도 별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고 있고, 홀로 지내며 애완동물을 유일한 가족처럼 애정을 가지는 분들도 많아 거의 육아용품 시장처럼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애완동물을 위한 씀씀이도 커져 자동 화장실 같은 고가의 용품들도 잘 팔리지만, 또 그 못지않게 기준이 까다로워져서 제품 개발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 다비오의 주요 고객층은 누구이고, 주로 어떤 서비스를 원하나? 지도 서비스에 돈을 내고 이용할 B2B 고객층이 어떤 곳일지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
▷ 임해웅 부장 : 다비오가 만드는 지도나 실내 비전 측위 기술, 즉 공간정보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위치기반 기술(LBS)을 활용하는 모든 소비자가 다비오의 고객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실내 공간정보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는 백화점, 병원, 공항 등 방문자가 많은 건물을 지닌 사업자를 들 수 있다.
지도를 한번 제작하면 계속 그대로 쓰는 정적인 데이터로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은 변화가 많은 DB이다. 실제로 백화점 고객의 경우 1년에 매장 정보가 100회 이상 변경되기도 한다. 때문에 고객들은 무엇보다도 원하는 내용을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하며, 다비오의 실내지도 플랫폼인 ‘IM STUDIO’를 이용하면 이런 부분은 쉽게 해결 가능하다
■ 골골송작곡가의 경우 하드웨어 제작업이라 경험 없이 시작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제일 힘들었던 점은 어떤 점이었나?
▷ 노태구 대표 : 사실 지금도 어려운 점은 많다.(웃음) 초기에는 자동 화장실의 모래 보충 기능 때문에 고생이 특히 많았다.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의 종류가 정말 많은데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서 이 모래들을 다 쓸 수 있게 하려고 하다가 시행 착오를 많이 겪었다. 결국 사용 모래 종류에 제한을 두는 수 밖에 없었는데, 이후 지속적인 기능 개선을 거쳐서 지금은 대부분의 고양이 모래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 다비오의 경우 여행지도 서비스에서 원천 지도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로 변경하며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다. 어떻게 극복해 냈는지 궁금하다.
▷ 임해웅 부장 : 2012년부터 서비스 해 왔던 여행 지도 서비스를 2016년 원천 지도 데이터 서비스로 변경 하면서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정말 많았다.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거라 초기에 어려웠던 부분이 많았는데, 초반에는 디지스트(D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이후 자체 연구소에 지속적으로 인력을 확충하며 기술력을 키웠고, 덕분에 2019년 성공적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었다.
■ 골골송작곡가에서 단순히 고양이 자동 화장실 판매 만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 실제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되나?
▷ 노태구 대표 : 현재 고양이 자동 화장실 판매가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키워가고 있는 사업 모델은 구독형 서비스다. 고양이 집사들이 이용하는 고양이 모래 등의 소모품 구입까지 함께 서비스 한다.
2019년 미국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43%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이들 가구에서 구입하는 고양이 자동 화장실의 규모는 6천억 원, 고양이 모래의 규모는 2조 원 정도 된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다비오 임해웅 부장
■ 다비오의 경우에도 단순히 지도를 제작해서 판매하는 모델이 아니라고 들었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궁금하다.
▷ 임해웅 부장 :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IM STUDIO’와 ‘IM VPATH’ 서비스로 제공되는 지도 서비스와 실내 비전 측위 기술 서비스다. 단순 제작 판매가 아닌 B2B 형태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구독 형태로 서비스된다. 지도를 손쉽고 빠르게 제작 공급 후 쉽고 가격경쟁력 높은 유지 보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2019년 전세계 지도 시장은 13조 원 정도의 규모였고, 5년 후에는 3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다비오의 기술 개발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앞선 기술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 골골송작곡가가 2019년 해외 언론사들에게 크게 다뤄진 적이 있다고 들었다. 해외 시장에서의 평가와 진출 전략이 궁금하다.
▷ 노태구 대표 : 2019년 CES와 MWC에 참가해 해외 언론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에서 다른 고양이 자동 화장실보다 높은 가격으로 2억 원 규모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미 일본 유통사 OFT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유럽, 대만, 일본의 주요 유통사들과도 이야기 중이다.
■ 다비오는 이미 해외 기업들과 활발히 교류 중이고, 베트남 법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면?
▷ 임해웅 부장 : 다비오에서도 2018년부터 CES와 MWC 등 글로벌 전시회에 독자적으로 참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왔고, 현재, 일본, 싱가폴, 대만 뿐만 아니라 미국 및 유럽의 주요 파트너사들과 비즈니스 협의 중에 있다. 2019년 일본 통신사와 실내 비전 측위 기술인 ‘IM VPATH’ 서비스를 도쿄 미래과학관(Tokyo Miraikan)에서 성공적으로 실증 테스트 했으며, 2020년 도쿄 내 3곳의 장소에 상용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2019년 설립하여, 지속적으로 글로벌 지도 DB 구축을 해오고 있다.
■ 혹시 투자자와 만난다면 자신 있게 내세우고 싶은 회사의 투자 매력은 어떤 게 있나?
▷ 노태구 대표 : ‘라비봇’처럼 우리 회사 제품명에 봇이라는 명칭을 넣었을 정도로 단순 자동 화장실을 넘어선 고양이 헬스 케어 기기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우리 제품은 고양이가 화장실을 사용한 시간, 빈도 등을 관리하는 등 화장실 사용 환경을 진단해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유추해 줄 수 있게 해준다. 곧 대소변을 구분해서 처리하고 정보를 관리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 임해웅 부장 : 국내외 대기업들조차 쉽게 시도하지 않는 독자적인 분야를 독창적인 다비오만의 기술로 진행해오고 있다. 실내 비전 측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전세계적으로도 많지 않고, 현재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예 없다. 다비오는 올해 전세계 최초로 실내 비전 측위 기술의 상용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위한 충분한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 양사는 앞으로 각각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 노태구 대표 : 고양이 자동 화장실 뿐만 아니라 IoT 펜던트, IoT 정수기 등 다양한 고양이 헬스 케어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케어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종합 고양이 헬스 케어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임해웅 부장 :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해서 ‘IM VPATH’가 휴대폰을 넘어 AR 글래스까지 적용되도록 선제적으로 준비 중이고, 실내 지도 제작 및 수정 플랫폼인 ‘IM STUDIO’도 실내 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 자동차에 필수 요소인 HD 맵에 확대 적용되도록 개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골골송작곡가 노태구 대표, 다비오 임해웅 부장
■ C랩 아웃사이드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노태구 대표 : 인터넷에서 공모전 포스터를 보고 알았다. 하드웨어 제조사 입장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진 삼성전자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그런 삼성전자의 보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져서 참여하게 되었다.
▷ 임해웅 부장 : 인터넷 신문 기사를 보고 공모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신뢰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지원하게 되었다.
■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도움 받은 점 중 인상적인 게 있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나?
▷ 노태구 대표 : 하드웨어 제조 관련 컨설팅과 식사 등 사무실 환경이 너무 좋았다. 해외 네트워크 연결에 도움 받을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 현재 삼성전자 내 관련 사업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적극적으로 이야기 중이기도 하다.
▷ 임해웅 부장 :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삼성 계열사와 미팅을 여러 군데 진행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의 우리 회사 쪽 담당자가 거의 우리 회사 직원처럼 너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 앞으로 C랩 아웃사이드에 기대 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 노태구 대표/임해웅 부장 : 좋은 경험을 많이 해서 좀 더 오래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프로그램 참여 기간이 끝나가고 있는 점이 아쉽다.
■ C랩 아웃사이드 공모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노태구 대표 : 좋은 프로그램이라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만큼 혜택을 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신청했으면 좋겠다.
▷ 임해웅 부장 : 경쟁이 치열하니 많이 준비하고 신청했으면 좋겠다. 삼성전자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서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신청해야 한다.
왼쪽부터 골골송작곡가 노태구 대표, 다비오 임해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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