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이커머스] 아마존, 누구나 돈 벌 수 있는 황금 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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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시작할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없는 아마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아마존을 입력해 몇 번의 클릭을 거치면 ‘아마존 셀러’라는 키워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 아마존 셀러를 검색하면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로 제품을 판매하세요’라는 매력적인 문구와 함께 아마존 공식 홈페이지가 상단에 노출되어 클릭을 유도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부업 삼아 아마존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했는데 어마어마한 연 매출을 기록했다는 성공기부터 아마존 셀러 도전기, 온라인 강의, 관련 도서까지… 그야말로 누구나 아마존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들이 쏟아져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에서는 기업, 소상공인은 물론 판매 경험이 없는 개인도 셀러로 등록해 물건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다. 누구나 입점할 수 있다는 것이 아마존의 특징이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사업자가 아니라면 셀러 등록 단계에서 기초 준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 일쑤이고, 셀러가 된 후에도 소위 팔리는 제품을 선별하는 안목이 부족해 기대한 수익을 얻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자본 여력이 있는 경우라면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에 소비되는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매업자에게는 시행착오로 인한 지출이 큰 타격이 되고, 개인의 경우에는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고 말아 아마존 셀러로 이름만 남겨둔 채 무대에서 퇴장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성공사례가 있는 만큼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은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크로스 보더 트레이드, 가장 경쟁력 있는 셀러는제조사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셀러로 활동하는 경우, 즉 크로스 보더 트레이드(CBT, Cross Border Trade)에 뛰어드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 리셀러 : 말 그대로 이커머스에서 구입한 제품을 다시 이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유형이다.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판매 채널에서 구매가 발생하면 타 채널에서 해당 상품을 구입해 그대로 구매자에게 발송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초기 자본이 매우 작아 크로스 보더 트레이드에 입문하는 경우 또는 부업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주로 해당된다.
  • 소매업자 : 도매업자로부터 물건을 떼다 파는 유형으로, 같은 제품을 파는 셀러가 여럿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같은 제품도 값이 천차만별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개가 필수 요소다.
  • 제조사 : 독립적으로 상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별도의 유통 과정 없이 빠르게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 때문에 주문에 따른 재고량에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제조하고 있는 상품과 유사한 기능의 제품 수요가 생기면 지체 없이 제작해 판매할 수 있다.

이커머스는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뒤늦으면 관심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적재적소에 내놓아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때문에 상품 제조 능력이 있는-특히 브랜딩과 물류, 디지털 마케팅 역량까지 갖춘-제조사라면 크로스 보더 트레이드에서 단연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데이터가 전부인 이커머스

전통적인 방식의 오프라인 판매와 이커머스 판매는 확연히 다르다. 오프라인 판매의 경우 판매자의 오랜 경험, 감각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해 성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이커머스의 경우 판매가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에서 데이터를 취합,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수학적인 접근이 성공의 핵심이다. 다시 말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장 조사를 충분히 한 뒤 진입하면 계획한 매출을 예상한 시간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존 디렉터로 근무한 로니 코하비(Ronny Kohavi)는 “Data is King at Amazon-아마존에서는 데이터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아마봇(Amabot)’이라는 AI를 이용해 다방면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한다. 하나의 예로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각 페이지에 보일 상품을 구성하는데, 접속 초기에는 공정한 비율로 제품을 노출하다가 차츰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선별적으로 노출시켜 매출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아마존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만큼, 셀러 역시 그 값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존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만큼, 셀러가 활용할 수 있는 내용 또한 무한하다. 내가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검색량과 구매량, 선호하는 고객의 나이와 성별을 알아보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가령 연간 키워드 검색량 추이를 파악해 시즌과 비시즌에 알맞은 마케팅 비용을 분배하고, 판매 제품과 함께 검색이 이루어지는 키워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함께 구매한 상품은 어떤 것인지 파악하면 시장의 성격을 이해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아마존에서 시작해 멀티채널로 확대

크로스 보더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이들은 단연 아마존을 입문 채널로 손꼽는다. 우선 2020년 2분기 매출만 해도 889억 달러(약 106조원), 순이익은 52억 원이 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어장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유입이 많다는 방증이다. 또 셀러의 편의를 위한 많은 툴이 갖추어져 있다. 대표적으로 FBA(Fulfillment by Amazon) 시스템을 꼽을 수 있는데, 한국에 있는 셀러가 상품을 아마존 홈페이지에 올린 후 일정 수량을 FBA에 보내면 주문 처리부터 포장, 배송, 반품, CS 모두를 FBA가 담당하는 서비스다. 때문에 소비자의 접점 확대, 운영상의 편의를 고려하면 아마존으로 입문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라 볼 수 있다.

크로스 보더 비즈니스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서는 멀티채널 판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말 그대로 아마존뿐 아니라 이베이, 월마트 등의 다른 이커머스 또는 자사 쇼핑몰을 통한 판매를 겸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멀티채널 판매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데이터를 통해 검증되었다. 페이오니아에 따르면 단일 채널에서 물건을 판매한 글로벌 판매자의 경우 연평균 매출액이 2018년 대비 2020년 25% 감소했으나, 멀티채널을 활용한 판매자는 같은 기간 연평균 매출액이 34% 증가했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크로스 보더 트레이드는 국경의 제약이 없는 것은 물론, 페이오니아와 같은 통합 금융 솔루션 덕에 화폐 단위의 제약도 없어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이커머스일 것이다. 이미 기반이 상당 수준 갖추어져 있는 데다가 언택트 문화의 확산이 이커머스 성장세에 불을 지폈다. 이 기세에 힘입어 알맞은 전략을 세우고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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