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COMEUP(컴업) 2020’이 19일부터 사흘 간 일산 CJ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만나다’란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사회 체계(Social System)’, ‘근무 환경(Work)’, ‘삶의 방식(Life)’ 등 3개의 대주제와 ‘환경’, ‘디지털 헬스케어’ 등 12개의 세션으로 분류해 각 연사들의 강연과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행사 둘째 날인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세션 패널 토의에서는 ‘스타트업 에코시스템과 글로벌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How big enterprises collaborate within the Startup Ecosystem)’을 주제로 의견이 오갔다. 박영훈 GS 홈쇼핑 부사장이 좌장으로, 신동헌 LG상사 상무, 양상환 네이버 리더, Cong-Thang Huynh 이노랩 아시아 CEO/Co-Founder가 패널로 참여했다.
박영훈 부사장은 “학계에서 정리된 오픈 이노베이션 이론들을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Cong-Thang 이노랩 아시아 CEO에게는 사전의 질문을 전달하고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Cong-Thang CEO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의 어려움을 오히려 가치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위기는 더 많은 파트너와 새로운 전략을 찾게 한다”며 “기업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게 장기적 관계에서 잠재력을 확인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해 서로를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기업과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협업한 사례로는 신한은행이 론칭한 신한미래연구소와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건립한 태국 SCG를 들었다. 신한미래연구소는 핀테크 지원 모델로써 투자자를 유치하고 스타트업과 연계하는 길잡이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견해를 냈다. Cong-Thang CEO가 파트너로 일했던 태국 SCG의 경우, 민간 분야와 교육 산업에 막대한 자본을 들여 연구개발을 추진, 이에 상업화 등을 가능케 하는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트렌드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점점 많은 소비자의 참여로 이뤄져 참여형 공동창조가 이끌어지고 있으며, 크라우드 펀딩, 기업과 도시 간의 협업이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풀이했다.
마지막으로 Cong-Thang CEO는 동남아시아와 한국 기업들의 협업에 있어서 한국 내의 자원을 활용하고 역량 있는 파트너와 협력해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노랩 아시아와 같은 큰 지역 파트너와 연계한다면 이를 통해 베트남의 혁신 생태계를 파일럿 프로젝트 삼을 수 있고 적용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모든 이해 관계자의 협력이 중요하며 더 역동적인 개방형 혁신을 위해선 정부가 전반적인 상황을 감독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장에서 박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준비하는 데에 내부적 한계가 있는 기업은 이를 포기하거나 줄여야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이번 팬데믹 상황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오픈 이노베이션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양 패널에게 질문했다.
이에 신동헌 상무는 국경 간의 활동이 한계가 있어 오픈 이노베이션이 위축된 것은 맞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만족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설명하며, 코로나로 시장, 고객 니즈가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어서 해결을 위한 협업 체계가 더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면을 꼽았다. 여러 스타트업, 대기업 네트워크를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는 것.
양상환 리더도 이에 공감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국내 대기업에서 변화에 대한 자극이 있었지만 번번이 큰 스케일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비싼 컨설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내부의 변화에 대한 자극이 됐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대기업들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5% 줄었는데 투자액은 오히려 15% 늘었다고 한다. 다만 스타트업 입장에선 대기업이 버티컬 시장을 포함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현 시점을 오히려 위기로 인식하고 극복하고 나가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양 리더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는 데에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 나눠 설명했다. 스타트업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때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생존 전략과 연계해 작전을 짜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궁극적 모델은 인수합병, 문화 등 서로 피를 섞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일수록 스스로를 상품으로 디자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는 대기업들에 세일즈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입장에선 중재자를 빨리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부사장은 신 상무에게 오픈 이노베이션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격차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의사 소통의 속도, 방식 개선의 필요성과 운영진들의 생각 변화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스타트업 등 외부의 소리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는 상태며 이를 위해 조직 프로세스를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패널 토의 중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스타트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박 부사장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 수 있는 문화가 더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양 리더도 동조했다. 상징적 아이콘들이 만들어지게 되며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박 부사장은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상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진화한다”며 국가, 지역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어떻게 끌어갈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신 상무는 “대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과 플랫폼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의 니즈가 다양해져서 단수의 솔루션으로는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현지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업들이 현지에서 쌓아온 거점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토의 끝으로 “스타트업 에코시스템과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향후 오픈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 참여자로서의 스타트업과 대기업들의 협업 방안을 고려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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