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통한 혁신은 유통업계와 기존 플레이어들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1일 ‘컴업 2020’에서 진행된 ‘상업(Commerce)’ 세션 강연에서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시아태평양 유통부문 대표는 전통적 유통사업자들이 내부 혁신에 한계를 느끼고 있고 이에 외부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추세가 나타난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김연희 대표는 ‘e-Commerce End Game?’을 주제로 40여분 간 강의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유통업에서 20년을 일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빠른 변화를 보인 시기가 없었다”며 “글로벌 컨설팅회사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대기업들과 일을 했다. 벤처, 스타트업과 일한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미리 유통업계에서 이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 하에 강단에 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먼저 코로나바이러스와 유통업의 상관관계를 매크로 관점에서 해석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경제 활동 봉쇄를 늦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매 매출은 올해 5~6월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이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식음료업종이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치료제와 관련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백신이 2분기에 보급되며 치료제는 4분기에 등장하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내년도 경제 전망은 국가별로 미국은 V자 반등. 유럽과 인도는 U자 반등을, 우리나라는 3% 성장률을 예상하며 V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 상황적 측면에서 2~3월 대비 8~10월을 거치며 전염률은 회복되지 않았으나 내년도 경제 전망이 생각보다 최악은 아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
이어 김 대표는 코로나 확산이 이커머스 시장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은 온라인 시장 침투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올해 말 기준으로도 1년 전과 대비해 9% 오른 36%의 비율을 예상한다고 했다. 또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인해 가속화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패션, 뷰티업황인 3세대 시장 카테고리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봤다. 디지털 시장에서 베이비부머 세대 사용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온라인 장보기를 위해 새로이 쿠팡의 로켓프레시를 사용했고, 유튜브, 당근마켓 등의 사용 빈도를 높였다.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온라인에 친숙했던 MZ세대를 넘어 이제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베이비부머의 활동을 트렌드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이후 유통업계의 승자를 궁금해하는 질문이 많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에 “온라인 시장을 세 개의 다른 시장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커머디티 시장(생필품 중심),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그로서리시장, 패션·뷰티·리빙 등 고관여의 버티컬 시장(전문몰 시장)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시장에서의 성공요인이 명확히 차별화된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커머디티 시장의 경우 다수 사업자 시장에서 근 시일 내 소수사업자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로서리 시장에서 여전히 오프라인 사업자가 유리하나, 퓨어 온라인 사업자들의 공격적 진출로 경쟁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또 패션뷰티 등 버티컬별 시장엔 신흥 사업자들이 등장해 가장 활발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션과 뷰티 영역에서의 이커머스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패션 부문에 대해 김 대표는 점차 선택의 영역이 중요하게 되며 많은 양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한다며, 매스(대중화)브랜드가 고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시장 양극화로 인해 하이엔드 브랜드가 주목을 받을 것이며, 온라인 시장으로 무게중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뷰티업계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시장과 면세점 매출 중심의 국내 뷰티업계의 실정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기존 브랜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 정리와 온라인 시장 대비 준비, 브랜드 마케팅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국내 타사와의 M&A 측면에선 긍정적인 관점을 내비췄다.
김 대표는 끝으로 “유통은 강자가 살아남는 시장이었지만, 미래 시장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며 활발한 경쟁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유통업계,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발전은 스타트업, 벤처 사업자들의 발전과 연관이 깊다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혁신적 목소리를 낼 것을 강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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