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회사가 코딩 학습 프로그램을 만든다?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닌 곳에서 새로운 융합을 시도하는 창업자는 무슨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을까.
“저는 우리나라 1세대 프로그래머의 자녀이자, 세 아이를 둔 부모이기도 하죠. 앞으로 코딩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고 모든 아이들이 코딩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초등 교육 과정에서의 코딩 교육 시스템은 열악한 실정입니다. 저는 아이오토를 통해 자녀들에게 더욱 쉽고 재미있게 코딩을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반상열 대표는 2016년 융복합 디자인 회사 ‘반의공식’을 설립해 공간, 제품, 소프트웨어 등의 디자인 솔루션을 만들어왔다. 그러던 중 코딩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오토를 개발했다.
아이오토는 사물인터넷을 뜻하는 IoT의 ‘아이’와 ‘오토마타(automata)’를 합성한 것으로 코딩과 로봇의 원리를 익히는 어린이를 위한 코딩 학습교구이다. 오토마타는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를 뜻하는 ‘오토매튼(automaton)’의 복수형으로, 기계장치를 통해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말한다. 조선 시대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발명한 자격루의 북 치는 인형들이 우리나라 최초의 오토마타라고 볼 수 있다.
아이오토는 인공지능 기반 코딩 교육 커리큘럼과 증강현실 재현 기능 등으로 구성된 독자적인 교육용 애플리케이션과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센서와 모터 LED 등이 포함된 스마트 토이로 구성되어 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어린이,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눈높이를 생각하여 재미있는 캐릭터와 웹툰 형식의 커리큘럼이 담겨있다. 영어와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으면 배우기 힘든 기존의 코딩 교육 대신 친근한 캐릭터와 스토리텔링만 따라오면 자연스럽게 코딩과 로봇의 개념을 익힐 수 있는 것.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운 코딩을 스마트토이를 통해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아이오토의 스마트토이는 다양한 ‘캠과 기어(로봇의 다양한 동작을 구현하는 매커니즘)’이 포함되어 있어 복잡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다른 경쟁제품보다 유연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추가 부품만 선택적으로 구입할 수 있어 기존 패키지 방식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디자인 회사로서의 ‘반의공식’과 반상열 대표의 전문성도 ‘아이오토’의 개발에 한 몫을 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반상열 대표는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 아트나비센터에서의 경험과 여수엑스포, 상하이 모터쇼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첨단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현재 반의공식은 단순 디자인 회사를 넘어 기술기반 융복합 디자인 전문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아이오토는 2019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R&D 과제로 선정되어 2021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ISO 9001 인증을 취득했으며, 서울을 포함 각 지역 메이커스페이스에 아이오토의 납품을 협약하고, 시제품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에듀테크 시장규모는 2018년 1,530억 달러에서 2025년 3,42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원격 교육, 온라인 교육이 가속화되고 있어 교육 프로그램의 시장성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코딩 프로그램과 스마트토이가 고학년 초등학생, 그리고 중학생 이상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아이오토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주 이용자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10세 이전부터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유아 연령을 타깃으로 한 스마트토이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오토가 시장에서 분명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반상열 대표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전 세계 학부모에게 아이오토의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뽀로로, 핑크퐁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K콘텐츠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 교육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 유망주, 반의공식 ‘아이오토’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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