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시간입니다. 각 환자는 저마다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이 다른데 처방을 위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저희 어큐노스는 디지털 기술로 이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의료 현장에서 신속하고 자동화된 감수성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더욱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큐노스의 이원일 대표는 어큐노스만의 항생제 감수성 결과 기술의 핵심을 ‘신속’, ‘정확’, 그리고 ‘자동화’로 뽑았다. 어큐노스는 자동화된 체외진단 실험분석을 통해 실증적인 맞춤형 항생제 처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헬스 의료기기 제조 스타트업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 곳곳에서 다시 확산되며, 면역력에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불안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나 면역력이 취약한 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균성 폐렴과 같은 2차 감염의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에 따르면 요양시설,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집단 감염으로 발생한 확진자의 사망률은 일반 확진자와 비교해 11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률이 지나치게 높아서일까. 국내의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시간과 비용도 간과할 수 있다. 기존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와 처방은 배양장비에서부터 무균작업대, 전문실험인력 등의 기술과 인력이 집중된 소수의 실험실에서 운영되어 감수성 검사 기간에만 최소 4일에서 최대 8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어큐노스가 개발하고 있는 자동화 검사 장비는 각 병원 현장에서 별도의 장비와 전문인력 없이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가능하게 해준다. 검사부터 결과까지 소요되는 예상 시간은 2시간. 특히, 배양시간을 90분 내로 단축하는 세균 세포단위에서 증식 관찰을 통해 짧은 Turn-around time이 요구되는 지역 의료현장 보급에 적합하다는 것이 어큐노스 측의 설명이다.
“당장 치료 효과를 봐야 하는 일반 환자를 상대하는 1~2차병원에서는 감염성 염증을 보이는 환자에게 일단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과 장비, 인력이 필요한 기존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로 인한 처방이 아니기에 실증적인 치료가 아닌 환자의 내성균만 점점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죠. 어큐노스는 디지털 형광세균 카운팅 기술이 적용된 cAST 초고속 감수성 결과 노출 원리로 각 로컬 병원에서도 정확한 항생제 처방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큐노스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 답게 각 분야의 어벤져스급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이원일 대표는 융합의과학 특히, 형광Bio센서/칩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 위치한 삼성융합의과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박사과정 연구원으로서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양성사업에 참여했다.
이때 <초고속 고정확 병원성 미생물 현장 검출 기술 연구 논문>을 공동 발표하였으며, 이를 포함하여 4편의 SCI급 학술지에 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고 다수의 특허발명에 참여했다. 졸업을 앞둔 2018년에는 공공연구성과기술사업화지원(한국형 I-corps) 사업을 수행하며 미국 현지에서 고객발굴 인터뷰를 포함한 전문 창업교육을 받기도 했다.
의학적 기술이 있더라도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분야는 공동창업자이자 제품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박영현 이사가 맡고 있다. 박영현 이사는 정보통신공학 예비박사이자 이미지 및 비디오 처리기술 전문가로서 이원일 대표와 함께 <초고속 고정확 병원성 미생물 현장 검출 기술 연구 논문>을 공동 발표했다. 또한, 바이오 실험에 대한 프로토콜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해당 분야의 박사급 연구진들이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어큐노스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팻팸(pet+family) 환경에 따라 반려동물의 항생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어큐노스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 기술을 통해 수의사들이 과학적이고 객관화된 근거를 통해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원일 대표의 설명이다.
“인류는 항생제를 발명하고 나서 대부분의 세균 감염병에서 해방되었지만, 여전히 세균은 인간이 만들어낸 항생제에 끊임없이 내성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으로 인해 세균의 내성만 높여주고 있죠. 제약사들도 수익성을 이유로 신약 개발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특히 자동화 실험검사라는 기술혁신이 선행되어야 가능한 것. 현재 이원일 대표와 어큐노스 임직원들은 논문 검증을 넘어 실제로 기존 검사방법과 동등한 성능을 나타내는 유효성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를 하드웨어로 양산할 수도 있어야 하며,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서 경험적으로 신뢰받는 과정도 필요하다.
“어큐노스만의 초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 기술이 세균의 항생제 내성 획득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지속가능한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는 이원일 대표.
어렵지만 이 길을 나아가게끔 하는 그의 굳은 신념이 우리 일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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