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퀘어 기획 특집 [대한민국 여성 스타트업 CEO를 만나다 #04.]
“아웃도어 브랜드이지만 꼭 아웃도어 브랜드는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드는 아웃도어웨어 브랜드, 쉘코퍼레이션의 유은진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데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니라니? 빙그레 미소 지으며 의미 심장한 말을 하는 유은진 대표를 보니 쉘코퍼레이션이 가진 정체성이 더욱 궁금해졌다.
쉘코퍼레이션이 오랫동안 꿈 꿔온 자신의 첫 브랜드라는 유 대표. 서울대 의류학과 재학 시절부터 파타고니아, 탐스와 같이 사업이 잘 될수록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속 가능 패션 브랜드’를 한국에서 만들어 글로벌 하게 뻗어나가게 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해왔다고. 그는 졸업 후 이랜드 그룹, 뉴발란스 등에서 글로벌 패션 사업 전략 컨설팅 및 제품 기획 등의 경험을 쌓으며 기능성 패션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 걸쳐 필요한 핵심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길렀고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을 가장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고 방식을 체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 ‘올라운드 웨어’를 만들되, 기능성은 아웃도어 활동에서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앞서 유은진 대표가 했던 말의 의미가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요즘에는 일도 운동도 열심히 하는 멋진 여성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옷은 특정 용도에만 맞춰 출시되는게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지 못하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는 생각에 이렇게 쉘코퍼레이션 창업을 결심했어요.
제 경험을 조금 말해볼게요. 운동복을 입고 사무실에 나가긴 부담스럽고, 출근복을 입고 운동을 가긴 불편해서 꽤 오랫동안 아침에 옷을 두 종류 챙겨 다녔었어요. 너무 번거롭더라고요.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하니 다들 이런 경험이 한 번쯤 있었는데, 대부분은 그냥 참거나, 적당히 타협하고 있어서 이 점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저는 등산을 정말 좋아하는데, 등산복은 특히나 사고 싶은 디자인이 드물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요. 등산 갈 때 외에는 입을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요. 용도별로 제품을 나누어 출시해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패션 업계의 ‘국룰’이라지만 그럴수록 업계의 상식을 깨고 아이템 하나를 더 아름답고 기능적으로 만들면, 고객들의 시간과 비용 그리고 환경에 대한 실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 ‘올라운드 웨어’를 만들되, 기능성은 아웃도어 활동에서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거친 아웃도어 상황에서도 몸을 보호해주는 기능들은 일상에서도 많은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거든요.”
유 대표는 ‘지속가능한 소재’라는 브랜드 수식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의류 산업은 세계에서 3번 째로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이에요. 이제 옷 자체가 없어서 못 입는 시대는 아니기 때문에 빠른 유행을 쫓는 게 급급하기 보다는 값을 준 만큼 우리가 하고 싶은 활동에 더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환경에 대한 책임을 실천하는 게 앞으로의 뉴노멀 시대에서 의류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키우고 싶어요.
그래서 쉘코퍼레이션의 제품은 친환경 기능성 소재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개발 및 제작 기간도 비용도 훨씬 많이 들었지만, 이 가치는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쉘코퍼레이션의 첫 제품인 울랄라 메리노울 아웃도어 삭스는 메리노울 고함량의 등산 양말이다.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에서 2,946%를 달성했다고. 단순히 가격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일반 면 양말과 비교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는데도, 디자인과 기능성 그리고 환경에 대해 차별화하려는 쉘코퍼레이션의 노력을 많은 고객들이 알아봐주신 것 같다며 유 대표는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 펀딩 금액의 1%는 환경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단순히 ‘아웃도어’라고 했을 때 연상되는 특정 종목의 의류를 소비하는 순간만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쉘코퍼레이션 유은진 대표.
“한국에서도 파타고니아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 우리가 필요한 분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어 보자고 팀원들과 자주 이야기하는데요. 저희 회사의 비전은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지대를 넓히는 것을 돕기 위해 일한다(We’re Here to Expand Your Core Comfort Zone).’입니다. 우리가 원하지만 익숙치 않은 것들을 시도하려고 할 때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기 쉬운데, 그럴 때 좀 더 편안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보호막(SHELL)을 만드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 글은 벤처스퀘어 기획 특집 [대한민국 여성 스타트업 CEO를 만나다]의 기사입니다. 이 인터뷰 시리즈에 포함되길 원하는 리더가 있으시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팀 editor@venturesquare.net 으로 추천해주시길 바랍니다. 벤처스퀘어는 대한민국 모든 여성 스타트업 CEO의 활약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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