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몸으로 창업을 시작하면서 육아 경력자는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여성이 가져야 할 마땅한 가치를 고민하면서 ‘바디듀’ 를 창업했습니다.”
최근에는 여성에게 편한 속옷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열풍은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가꾸고 싶은 여성들의 니즈를 반영하며 이른바 숨 쉬는 ‘자유’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면 출산 전후의 여성은 어떨까?
출산 후에는 아기를 위한 모유가 24시간 분출된다. 모유수유 기간에는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수유패드’를 가슴에 꼭 붙이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유패드 자체에 발암물질 합성체인 고분자 흡수체가 사용되어 엄마와 아기에게 위험할 뿐 아니라 속옷 위에 수유패드나 손수건을 덧붙여서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편의를 잘 제공하지 못한다. 바디듀의 ‘압소 브라’는 위험 성분과 불편함을 없애고 제품 자체에서 모유를 흡수하고 건조가 되는 모유수유용 속옷이다.
바디듀(대표 홍가은)는 여성의 신체적인 변화에 집중하며 ‘압소 브라’를 시작으로 여성 몸에 편한 프리미엄 언더웨어를 출시하고 있다. “압소 브라 개발 당시 임신 중이었기에, 산모가 겪는 신체적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어요. 출산 전후, 그리고 여성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도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존재하는데 일반 공산품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 대표는 여성의 신체적인 변화와 여성이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불편함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한다. “We are chasing your worth that you are looking for(당신이 찾고 있는 당신의 가치를 좇고 있다)” 바디듀의 패키징 문구에서 여성이기에 겪게 될 수 있는 육아 휴직, 경력 단절 등의 사회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하게 만드는 사회에서 계속해서 변화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대표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그리고 나로서 살아가며 잊거나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은 마음에서 패키징 문구를 새겼어요.”
바디듀는 2019년 충북여성창업 경진대회 대상,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 최우수상에 이어 와디즈 펀딩 목표 965%를 달성했다. 여성들의 불편함에 대한 바디듀만의 공감이 펀딩 달성의 비결이다. 바디듀의 팀원들은 육아 경험이 있는 경력 보유 여성들로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을 평가한다.
경력 보유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을 믿는다는 홍가은 대표는 채용 공고에도 ‘육아 경력자 우대’ 사항을 기재한다. 이토록 여성을 위한 복지와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창업하기 전에 임신으로 인한 해고를 당했어요. 경력단절의 고통을 잘 알고 있죠. 임신으로 인한 해고,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진심으로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일과 삶에 반영된 것 같아요.”
육아를 ‘경력’으로 칭하게 된 이유도 덧붙였다. “제가 경험해본 결과, 육아 경력자는 모든 걸 할 수 있어요. 육아 경력자만의 능력 그리고 공감 능력, 일 처리 속도는 정말 상상할 수 없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할 수 있는 건 시간제 아르바이트나 경력을 살리기 어려운 한정적인 직무예요. 경력 보유 여성은 일하고 싶은 간절함이 생기죠. 그래서 육아 경력자들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희 회사 과장님은 11년 경력이신데 아이가 셋이세요. 저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을 하고 있고, 지금도 아이가 있으신 분들을 위해 10 to 4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미혼이신 분도 계시지만, 결혼하고 육아를 선택하시는 상황이 오더라도 지장이 없게끔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홍 대표가 만삭의 몸으로 정부지원과제를 수행하면서 겪은 고충도 기업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아직까지 임산부 창업가를 위한 제도적 방편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워킹맘의 입장에서 그들을 응원하게 된 것. 또 한 창업을 꿈꾸고 있는 워킹맘과 여성들에게 “만약에 아이템이 있다고 하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도전하는 걸 추천해 드려요. 아이가 크고 난 후에 해도 되지 않을까? 고민하실 수 있지만, 그때는 지금과는 열정이 다를 수 있거든요. 그런 용기를 가진 엄마들이 많이 나와야 세상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변하길 바란다면, 지금 나부터 움직여봅시다.”라고 전했다.
2021년 새해를 시작하는 바디듀는 제품 확장에 매진 중이다. 여성이 착용하는 브래지어 패드에 100% 들어가는 본딩 성분을 없애고 여성 몸에 정말 편한 속옷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 또 한 현재 출시 중인 압소 브라 라인의 색상과 밴딩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워킹맘을 비롯한 모든 여성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소신 있게 걸어가는 홍가은 대표의 진심이 바디듀를 통해 뻗어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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