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의 개념 ‘가상자산이란 무엇인가’

2018년 1월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가상자산)는 어떤 가치에 기반을 둔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가상화폐 거래가 대단히 위험하고 버블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것이 기본적인 정부의 입장”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오래 지나지 않은 지난해 3월,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에 가상자산의 정의와 관련 규제가 처음으로 규정되었다. 가상자산이 이제는 우리 사회‧경제상 무시할 수 없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전기차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기로 한 데 이어, 글로벌 대표 신용카드사인 비자(VISA) 카드와 마스터카드의 가상자산 결제 도입 공식 발표, 트위터의 비트코인 결제 검토 등만 보더라도 세계시장은 빠르게 가상자산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가상 자산이란 무엇인가?

너도나도 비트코인이니 이더리움이니 하는 것들을 사고팔고 한다지만, 가상자산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과연 가상 자산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법에서는 가상자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

가. 화폐ㆍ재화ㆍ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서 발행인이 사용처와 그 용도를 제한한 것

나.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ㆍ무형의 결과물

다. 선불전자지급수단 및 전자화폐

라. 전자등록주식

마. 전자어음

바. 전자선하증권

사. 거래의 형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이러한 가상자산은 화폐처럼 가맹점 등에서 결제수단으로 쓰고, 송금 방식으로 주고 받기도 하며,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가격이 등락을 하면서 거래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가상자산은 화폐인 것 같기도 하고, 주식이나 자산의 성격을 갖기도 한다.

◆ 가상자산의 생태계

가상자산은 법정통화에 대한 것과 같은 중앙정부의 보호, 보증 및 통제가 없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무정부 상태의 가상자산 생태계가 구축되어, 그 가상자산 자체로 가격이 등락하며 거래되고 있다. 중앙 통제장치가 없는 분산처리와 분산원장 방식인 블록체인(block chain)기술을 통해 디지털코드인 가상자산(암호화폐)가 등장하게 된 것. 현재는 수많은 종류의 새로운 가상자산들이 세상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좀 더 살펴보면 기존 경제시스템에는 정부, 중앙은행, 금융기관 등이 있는데 이들은 서로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들이 법정화폐로써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보증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던 중 2009년 어느 날, P2P 형식을 사용하여 중앙의 서버 없이 여러 사용자의 컴퓨터에 저장‧운영되는 화폐, 비트코인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는 이렇게 여러 사용자의 컴퓨터에 분산 저장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또, 정부의 관리 없이도 악의적인 위조나 변조가 어려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이상 중앙 통제기관이 필요하지 않은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즉, 가상자산은 중앙은행이나 정부에 의해 관리되는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로 등장하였고, 안정성을 가진 새로운 가치 수단으로써 활용되게 되었다 할 수 있다.

◆가상자산의 분류

암호화폐는 말 그대로 암호화 기술을 이용하여 발행되는 화폐를 말한다. 이 암호화폐는 코인과 토큰으로 나뉘는데, 코인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은 ‘자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반면 토큰은 자체 네트워크가 없이, 플랫폼 위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위원회 핀마(FINMA)의 토큰 분류

한편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위원회 핀마(FINMA)는 ICO(Initial Coin Offering)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스위스는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그 활용 목적과 성격에 따라 토큰을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자 했다.

  1. 지불형 토큰 (Payment Token/Cryptocurrencies)

지불형 토큰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즉,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지불 또는 송금 수단으로 화폐의 역할을 하는 토큰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이 있다. 지불형 토큰은 구매 기능을 갖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법’의 규제를 받는다.

  1. 기능형 토큰 (Utility Token)

기능형 토큰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즉, 블록체인 기반의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디지털 접근권을 부여하는 토큰이다. 오직 서비스 이용만을 위한 토큰이기 때문에 다른 코인들보다 법적인 제재에서 자유롭다. 이더리움, 클레이튼 등 대부분의 알트코인들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1. 자산형 토큰 (Asset Token)

자산형 토큰은 증권형 토큰 또는 시큐리티 토큰(Security Token)으로도 불린다. 토큰을 보유한 자는 토큰 발행 주체가 창출하는 수익에 대한 배당 청구 및 의사결정 권리를 갖게 되는데, 이로 인해 토큰 발행 주체는 보통 배당금처럼 향후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따라 자산형 토큰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자산형 토큰은 증권으로 간주되며 관련 법이 적용되는 것이다.

다만 이 토큰의 분류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즉, 한 토큰이 지불의 수단과 증권의 기능, 이 두 가지 기능을 다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 그렇다면 가상자산은 국내에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볼 수 있는지?

지금까지 가상자산의 대략적인 개념과 그 분류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가상자산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다음에서 보듯이,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하고 있으나,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특금법 개정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경제적 가치가 있는 ‘가상자산’으로 정의했고 법률로써 그 정의를 명명하였다.

2018년 법무부 장관에 의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폐쇄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 것에 비하면 빠르고 큰 변화라 할 것이지만 이는 특금법을 통해 가상자산을 인정하고, 거래가 가능한 무형의 자산이라는 것까지 수긍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예고 당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상자산의 국내 법제도 편입에 대한 기대에 선을 그었다. 이러한 입법은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범위를 규정하고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인바, “특금법 개정은 국제기준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 제도화는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던 것이다.

이처럼 현재 특금법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부여되었으며, 시중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반드시 맺어야 한다.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가상자산에는 세금도 부과된다. 가상자산을 팔아 차익이 연간 250만 원을 넘으면 20% 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 그러나 이는 금융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에 불과하다.

종합해보면 국내에서는 현재 가상자산에 대하여 자금세탁방지 등의 규제는 하지만 아직 가상자산을 금융으로 보지 않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금융산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가상자산을 금융자산 혹은 투자자산으로 인정하고 제도권으로 이미 편입한 상태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상자산의 위상을 고려해서라도 우리 또한 가상자산을 국내 법제도 및 금융으로 양성화하는 방향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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