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투자금액 170억, ‘오늘회‘를 창업했을 때 딱 1년만 해보려고 했어요.”
제철 수산물을 먹기 위해 수산시장이나 제주도까지 가야 했던 번거로움 없이 이제 사람들은 손쉽게 신선한 활어회 한 상을 차린다. 생일,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 뿐만 아니라 퇴근 후 혼회(혼자 먹는 회)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월간 160만 명이 방문하는 ‘오늘회’.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업계 1위를 선점한 오늘회 김재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수산이 굉장히 까다로운 카테고리이기도 해서 이걸 계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어요. 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맛있는 것이 다 다르니까 우선 사계절 정도는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진행을 했던 것이 지금의 오늘회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오늘회는 2021년 2월 기점으로 120억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처음부터 ‘극신선식품’으로 성공할 거라 예상했을까? 이 질문에 김재현 대표는 사실은 수산물보다도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창업하고 싶었다고 한다.
“신선식품은 라면이나 과자처럼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과 달리 유통기한도 짧고 기한 내에 먹어야 해서 폐기율이 높은 고난도의 식품 카테고리예요. 당장 제 경우만 봐도 오프라인에서 신선식품을 사는 게 쉽지 않아요. 청과나 축산을 취급하는 곳이 집 근처에 없으면 차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제가 운전면허가 없거든요. 무거운 짐을 차에다 태우고 오려면 택시를 타야 하는데 그냥 누가 어떻게든 가져다줬으면 해요. 이런 경험들 때문에 신선식품을 구매할 때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창업하고 싶었어요.”
서비스를 준비 중에 우연한 기회로 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농축산물 쪽으로 확장도 할 수 있었지만, 김대표는 1년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1년 해보다 안되면 말지 뭐!’라는 마음으로 굉장히 가볍게 한 것이 오늘날의 ‘오늘회‘ 서비스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1년 동안은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김 대표 혼자서 회사를 운영했다. 이전 직업이었던 ‘마케터’의 기질을 살려 이미지부터 샵 운영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했다. 본격적으로 사업화 되는 지점에서 본격적으로 팀을 꾸렸다.
김재현 대표는 고객들의 후기를 보며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았다. 김 대표가 느꼈던 불편함을 고객도 동일하게 갖고 있었고, 오늘회 통해 구매했을 때 ‘편하다.’, ‘패키지가 깔끔하다.’ 같은 의견들이 많았다. 김 대표는 이를 흑자나 손익분기점의 관점으로 보지는 않았다. 다만, 가설을 검증하고, ‘시그널이 왔다.’ 정도로 받아들이며 서비스를 점차 확장해 나갔다.
김재현 대표는 맛있는 식사의 조건으로 ‘내가 먹고 싶은 메뉴, 같이 먹고 싶은 사람, 가격’을 꼽는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오늘회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정말 많이 본다고 한다. 오늘회 타깃의 인스타그램을 보며 상품 기획 아이디어, 최근 트렌드, 필요한 것 등을 파악한다.
김재현 대표가 집에서 직접 개발한 레시피. 상품팀에 전달하여 구체화 하기도 한다.
오늘회는 벌써 만 4년이 되었다. 창업 초기에는 ‘망하지 않는다’를 목표로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시리즈A를 받고 난 뒤에도 2019년까지는 사업자금 마련에 많은 고민을 했다. 사업자금에는 비단 ‘돈’ 뿐만 아니라 ‘인력을 뽑는 것, 인력에게 월급을 주는 것, 그 인력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것’ 모두를 포함하는 비용을 포함한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원초적인 방법이 ‘돈’이기 때문에 창업 후 2년 반 정도는 이 고민만 해왔다.
현재, 김재현 대표는 오늘회의 ‘시스템화’를 고민 중이다. 오늘회가 확장 가능한 형태의 서비스가 되기 위해 조직이 복잡화되고 구조화되는 중인데 이를 잘 시스템화 하는 것에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오늘회가 이번에 시리즈B를 받으면서 이제는 이 자금을 쓸 수 있는 좋은 인재와 비즈니스를 확장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리소스를 어떻게 활용 하고 구조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인 기업에서 어엿한 회사로 키워온 김재현 대표에게 ‘좋은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김 대표는 ‘하겠다’고 하는 것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주어진 KPI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회사와 조직원의 합의하에 다음 달 매출 목표가 10억이라면 그 10억을 달성하기 위해 전진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다시 말해 목표를 지키기 위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내부적으로 조직 자체가 성과지향적인데 그러다 보니 그런 성향의 분들이 많고 직설적이세요. 협업을 잘하되, 좋은 이야기만 하기보다 KPI 달성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김 대표는 시키는 업무를 잘하는 것보다도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는 사람을 좋아한다. 대표가 이야기하더라도 본인 생각에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실무자는 저니까 저의 방법대로 믿고 맡겨 주세요.”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실제로 김 대표와 긴밀하게 일하는 분들은 이런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한다.
오늘회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시스템이나 인프라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배송 지역을 확장하고 배송 시간을 더 늘리면서 물류를 처리하는 시설을 마련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2분기, 점심배송을 시작한다고 하니, 나중에는 하루에 세 번 오늘회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김 대표는 무엇보다도 좋은 인재를 유치하는 부분에 고민이 많다. 최근에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늘회의 비전과 맞고, 동기를 가진 분들을 계속 인터뷰하는 중이다. 그들이 내부에서 100%의 결과물을 내고 또 오늘회의 성장으로 발현되는 형태가 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오늘회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곳, 당일배송이 필요한 곳에도 서비스를 오픈할 생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오늘회가 계속 들어가 있는 형태인 것이다. 수산시장에서도 오늘회가 있을 수 있고 받아보는 채소에도 오늘회가 있을 수 있고 혹은 배달의 민족을 통해 회를 받았는데 패키지에 오늘회가 있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쿠팡의 제조업체였던 곳이 오늘회가 성장시킨 수산업체가 되어 쿠팡에 다시 납품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커머스의 산업 전반이 오늘회를 통해 이어지는 것이다. 그 과정에는 굉장히 빠른 배송이 필요하니까 오늘회의 공유 배송이 네트워크가 되는 것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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