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프트가 개발한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Azure Blockchain Service)’가 출시 6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다. IT 대기업의 기업형 블록체인 플랫폼이 이끄는 기술 상용화 흐름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2021년 5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지디넷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의 블록체인 활용을 지원하는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기존에 배포된 애플리케이션은 최종 서비스 종료일인 2021년 9월 10일까지만 지원된다. 신규 애플리케이션 생성이나 멤버 생성 기능은 2021년 5월 10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용자는 대안 솔루션을 사용하거나 가상머신을 사용해 직접 블록체인을 관리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솔루션의 대안으로 ‘컨센시스 쿼럼 블록체인 서비스(ConsenSys Quorum Blockchain Service)’를 추천했다.
MS, 기업용 블록체인 상용화 위한 ‘BaaS’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하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lockchain as a Service, BaaS)이다. 기업들이 손쉽게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 배포,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다.
블록체인 같은 신생 기술은 높은 잠재력과 활용성을 갖더라도 기술 개발 문턱이 높아 상용화가 어렵다. BaaS는 기본 인프라 기술 개발 과정, 유지 보수 등을 간소화해주기 때문에 기업이 담당해야 할 관련 비용과 시간 부담을 덜어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가장 먼저 BaaS를 출시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시작해 하이퍼레저 패브릭, 코다, 쿼럼 등으로 지원 블록체인을 확대했다. 2016년 1월 블록체인 앱을 실행해볼 수 있는 실험 환경 ‘애저데브테스트랩(Azure’s DevTest Labs)’도 공개했다.
단기적으로 공식적인 블록체인 마켓플레이스가 되는 것을 목표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블록체인 파트너를 모집하는 데 주력했다. GE, JP모건, 싱가포르에어라인, 스타벅스, 엑스박스 등이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를 활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후에도 다양한 블록체인 상품을 내놨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았다.
단기 성과와 기술 한계에 발목…블록체인 동력 사그라드나
블록체인은 여러 산업 분야를 혁신할 유망 기술로 주목받았다. 기술 대기업들은 기술의 활용 사례를 모색하고 대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업형 BaaS 부문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아마존, IBM, 오라클 등 대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이는 편의성, 확장성 등 BaaS 기술 수준을 개선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한층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단기 성과가 뚜렷하지 않고 확장성과 같은 기술 한계가 확인되면서 사업에 투입되는 리소스나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MS가 서비스를 중단한 구체적인 이유는 배경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같은 업계 분위기를 따른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 2월 IBM도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하며 사실상 블록체인 사업부를 해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저하가 블록체인처럼 당장 매출을 일으킬 수 없는 혁신 사업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JP모건은 2020년 8월 블록체인 사업부 ‘쿼럼(Quorum)’을 컨센시스에 매각했다. 쿼럼은 JP모건이 2016년 출시한 이더리움 기반 허가형 블록체인이다. JP모건은 기술 개발과 운영을 컨센시스에 넘기고 투자를 통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컨센시스는 JP모건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6500만 달러, 약 725억 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BaaS 서비스는 중단됐지만 경쟁력 있는 인프라 개발을 위해 다수의 기업들이 BaaS 시장에 진입해있다. 민간 기업 뿐 아니라 공공 분야에서도 BaaS에 대한 높은 관심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비트코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 네트워크 ‘아이온(ION)’ v.1을 출시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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