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화)에는 가비아가 주최한 “소셜 커머스 & 미디어 전략 컨퍼런스 2011″가 열렸습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소셜커머스 열풍은 초기 진입장벽이 낮아 현재 800개 이상(네이버 디렉토리 기준)의 업체가 등록되었고, 이중에 대부분의 신생업체들이 ‘딜과 직결되는 영업력’, 그리고 ‘CS 및 운영의 한계’를 드러내며 시장 초기에 우려했던 것과 같이 낮은 생존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선두업체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단가가 높은 TV광고와 포털 메인 배너 광고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는 2011년 현재의 소셜 커머스 의미를 되짚어 보고, 미디어의 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단기간에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소셜커머스 시장에 이미 진입했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가지고 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자리였습니다.
소셜 미디어 현황 및 전망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강정수 박사
첫번째 세션은 커머스 보다는 미디어에 초점을 맞춰 미디어의 변화에 대한 흐름을 짚어주는 시간이었는데, 강정수 박사님의 스피드 있고 에너지 넘치는 강연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한 매스미디어와는 다르게 “관계”로 형성되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내 자신이 그 대상으로의 신뢰와 연결됨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행동패턴을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었는데요.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영향력을 보여준 해외 사례들과 함께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나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또한 “혁신은 가장 구석에 있는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나온다.”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소비자 분포를 피라미드 형태로 놓고 봤을때 상위의 VIP를 공략하기 보단 피라미드 아래 넓게 분포된 계층에서 소셜 활동이 왕성한 한 명의 소비자를 공략하라는 것이었는데요. 그 한 명이 감동했을때 그와 관계된 네트워크가 움직이고 확산되며,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네트워크 내의 소비자들은 이미 액션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소비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 뿐만 아니라 물건 하나 하나가 고유의 URL을 가지고 다른 객체들과 관계를 맺고 연결될 것이라는 예측도 인상 깊었습니다. 모든 것이 링크되는 미래,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소셜 커머스의 소셜 미디어 활용 전락 – IT 전문 블로거 김태현 (버섯돌이)
두번째 세션은, ‘버섯돌이’란 닉네임으로 온라인 상에서 더 유명하신 김태현 님의 “소셜 커머스의 소셜 미디어 활용 전락”이었습니다. 버섯돌이님은 페이스북 전도사라고 할 만큼 페이스북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시는 것으로도 유명한대요. 이번 강연에서도 “커머스 비즈니스에 친구관계를 활용하라”라고 강조하시며 페이스북 활용 전략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지난 1년간 “Real Time / Social / Mobile Location” 이 세가지 키워드가 전체 비즈니스를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커머스 비즈니스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창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 광풍에 정작 ‘소셜’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그루폰의 공동쿠폰구매 방식 이외에 아마존, 이베이, 페이브먼트, 페이스북 플레이스 서비스 등의 해외 사례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업 운영에 있어서 페이스북 페이지 활용에 대한 자세한 팁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셨는데요. 페이스북이 “내 친구들과 노는 (무엇을 하든) 플랫폼’이듯이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고객과 운영자와의 1:1 CS개념이 아니라 팬들끼리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주목할 만 했습니다.
트윗폰이 바라보는 소셜 커머스 – 유저스퀘어 한영운 대표
세번째 세션은, 지난 9회 오픈업 때도 발표해 주셨던 트윗폰 한영운 대표님의 “트윗폰이 바라보는 소셜 커머스” 였습니다. 이 세션은 지난해 5월 설립하여 근 1년간 소셜 커머스 시장안에서의 실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가장 많은 질문을 받기도 했고 참가자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세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발표 안에서 사업내외의 어려웠던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소셜 커머스 시장 형성 초기에는 딜을 진행하는 업자에게 소셜 커머스라는 형태의 새로운 판매 형태와 그로부터 창출되는 이익에 대해서 이해시키기가 가장 어려웠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업체의 난립으로 소셜커머스라는 단어만 듣고도 딜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업자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아웃바운드 콜로 컨택하여 미팅을 진행하는 형태로 가는데 미팅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결국 좋은 딜을 가져오기 위해 설득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어떤 시장보다도 영업력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또한 CS의 리얼타임 응대에 따라 업체의 평판이 나오는 민감한 시장이라 CS 운영의 이상과 현실에 대한 괴리감도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트윗폰은 현재 공동구매 형식으로 매일 새로운 딜을 내놓는 전형적인 쿠폰판매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재미를 추구하는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고 커머스 비즈니스 이상의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 예로 화이트데이에 남자 파트너와 데이트 코스를 패키지 딜로 내놓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했었는데 아래와 같은 경매 형태로 진행이 되었네요.
화이트 데이 이벤트 – 27만3천원에 낙찰된 이 남자분, 낙찰자 분과 오늘 즐거운 데이트 하시길!:)
국내 소셜 커머스 창업 동향 – 가비아 퍼스트몰 이상섭 차장
네번째 세션은 이번 컨퍼런스를 주최한 쇼핑몰 솔루션 전문업체 가비아 퍼스트몰 이상섭 차장님의 “국내 소셜 커머스 창업 동향”이었습니다. 이 세션은 통계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소셜 커머스의 동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래 발표 자료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소셜 커머스 업체의 오픈 속도가 기존 일반 쇼핑몰보다 3배가 빠르고, 3개월 이내에 절반이 문을 닫고 있다는 상황을 볼 때 많은 업체들이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상위 업체의 시장 편성이 끝난 상황에서 똑같은 아이디어를 카피해서 시장에 진입하기 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2011년에는 시장 내에서 사업자간의 제휴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M&A가 이루어지리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소셜 커머스 창업 및 관심 기업을 위한 조언 – 와이드 커뮤니케이션즈 윤상진 대표
마지막 세션은 블로거 닉네임 “깜냥”으로도 알려진 와이드 커뮤니케이션즈 윤상진 대표님의 “소셜 커머스 창업 및 관심 기업을 위한 조언” 이었습니다. 얼마전 <소셜커머스,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책을 출간하시기도 하셨고 소셜커머스는 기회의 땅이라는 말과 함께 이날 세션 중에 소셜 커머스에 대한 가장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주지 않았나 싶은데요. 역시나 소셜 커머스에 정작 ‘소셜’이 빠져있다는 것을 지적하셨습니다. 어쨌든 소셜 커머스는 기존의 유통 단계를 흔드는 새로운 형태이고 이것은 곧 중소기업, 제조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된다는 시각을 전달하며 앞으로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주목하라고 하셨습니다. 국내 이통사들도 카드사 인수를 시도하며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하네요.
지난 오픈업 때와 마찬가지로 소셜커머스에 대한 많은 분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비아에서는 지속적으로 관련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니 소셜커머스에 관심있는 분들은 주목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오늘 그루폰 코리아가 드디어 국내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는데요. (참고)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소셜 커머스 시장은 매우 흥미진진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