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서비스로봇 시장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해 발표한 ‘월드 로보틱스, 서비스 로봇 2020’ 자료에 따르면 일반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019년 57억달러(한화 약 6조 7574억원)에서 2023년 121억달러(한화 약 14조 3446억원) 규모로 성장을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로봇의 상용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 국내 기술력을 갖춘 자율주행 서빙로봇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8년 2월에 설립된 ‘알지티’(RGT : Robot Global Team, 대표 정호정)는100% 국내 기술로 서빙로봇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현재 유도장치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서빙로봇 ‘SEROMO’(이하 세로모) 3세대와 ‘스마트레스토랑시스템’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알지티’의 시작]
알지티를 창업한 정호정 대표는 충남대 메카트로닉스공학과에서 ‘험지 자율주행 메커니즘’을 전공한 로봇공학자다. 그는 어린 시절 ‘로봇태권 V’ 로망을 꿈꾸던 로봇 공학자의 꿈을 서빙 로봇을 개발하며 이뤘다.
“전공을 하면서 실내용 로봇에는 성이 차지 않았어요. 특히 서빙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고모 때문이었다. 높은 매출에도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호기심 반 의구심 반으로 고모 식당을 찾아가 외식업 서비스를 체험해봤습니다. 하루 종일 서 있고, 왔다 갔다 하기를 4~5시간 하고, 때로는 달리고 손님에게 바로바로 서비스를 하는 업무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업원들의 이직률이 높고 인력난이 왜 생기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습니다. 그래서 단순 반복적인 서비스를 로봇이 하면 훨씬 일하기가 쉬워지고, 종업원들 또한 손님에게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같은 결론 끝에 정 대표는 3년 정도 미국, 일본, 호주, 한국시장을 조사했다. 그리고 서빙로봇 또는 로봇 웨이터의 성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 이후 탄생한 것이 완전 자율주행 서빙로봇 세로모다.
‘알지티’는 현재 서빙로봇 세로모 3세대와 함께 로봇과 연동되는 스마트 레스토랑 시스템을 개발·판매하는 유망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알지티’의 성장史]
정 대표는 충남대 재학중 창업동아리 활동과 캡스톤디자인 수업 참여에서 ‘알지티’가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정 대표와 이미 대학생 시절 ‘무인 잡초제거 로봇’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그는 재학시절 소중한 경험을 발판으로 2018년 졸업과 동시에 ‘알지티’ 창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알지티’ 로봇공항 드림팀을 만들었다. 정 대표와 함께하는 엔지니어들은 실내 산업용 로봇과 방역로봇 등을 개발한 경력이 있다. 또 ‘로봇제품 디자인 어워드’에 수상한 로봇전문 디자이너도 있다. 이렇게 이뤄진 ‘알지티’는 충남대 창업보육센터 입주, 2020년 한국수자원공사 협력스타업 10기에 선정, 투자 유치까지 이뤄지면서 성장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특히 ‘알지티’는 국가 시범 도시로 조성되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 내 로봇카페 시스템 구축(로봇팔, 커피머신, KIOSK, 컵호출기, 제빙기, POS, 서빙로봇) 분야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머쥐기도 했다. 이에 연내 부산 에코델타 국가시범도시의 스마트빌리지에서 알지티의 로봇카페 런칭을 앞두고 있다.
이런 탄탄한 성장을 통해 ‘알지티’는 올해 매출액 20억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직원수가 지난해 11명에서, 현재 13명, 앞으로 10명을 더 충원해 올 연말 23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로봇 ‘SEROMO’가 특별한 이유]
‘알지티’를 대표하는 세로모는 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년 산학협력 EXPO’ 행사장에 참석해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세로모는 트레이에 음식과 커피 대신 책을 싣고 행사장을 다니며 놀라운 자율주행 기술력에 뽐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자율주행 로봇 세로모 만의 특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세로모는 100%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지나갈 수 있다. 또 360도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 없이 장애물을 실시간 감지해 움직이는 장애물을 스스로 피할 수 있는 회피 주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급작스러운 장애물에서도 안전한 주행 성능을 갖추고 있다.
공정이 표준화된 공장에서는 작업자나 지게차와 화물의 동선이 일정하지만 음식점은 항상 돌발변수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음식을 싣고 이동하는 로봇에게 어린이들이 신기하다며 달려 들기도 하고,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한 좁은 공간에서 고객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완전 자율주행 기능은 유도장치가 없어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제품들은 로봇이 매장내에서 주행하기 위해 천정에 유도 마커를 설치해야 하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세로모는 부가적인 장비가 필요없이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알지티’의 서빙로봇에서 한 발 더 앞서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해 ‘스마트 레스토랑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세로모는 기존의 POS(포스), KIOSK(키오스크), KDS, 테이블오더, 진동벨, 호출벨 등과 연동하여 스마트 레스토랑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지막으로 세로모는 저렴한 임대가격으로 ▲경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엄연히 다르다”고 정의를 내리며 “고객 불만이나 반응을 모니터링 하고 말하지 않아도 해줄 수 있는 배려 서비스 등을 로봇이 해내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지금과 같은 기술 수준에서 종업원들이 해야 할 일은 서비스 퀄리티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주문받고, 이를 전달하고, 음식 나르려고 종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동시다발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고객 서비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지요. 서빙 로봇은 종업원들의 노력과 시간을 줄여 줌으로써 더 많은 시간을 고객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서빙로봇이 ‘협동로봇’ 또는 ‘보조로봇’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투명 반사 재질에도 완벽한 3D 기하학 매핑과 한번 충전으로 72시간 가동이 가능한 배터리 충전도 장점으로 꼽이고 있다.
[‘알지티’가 그리는 미래]
‘알지티’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로모를 기반으로 탄탄히 성장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재 코로나로 전 세계적인 로봇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서빙 로봇 시장을 단순 요식업에 국한하지 않고, 음료와 음식을 계속 서비스해야 하는 카지노와 크루즈도 대표적인 시장으로 두고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 시장 진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현재 서빙 로봇을 개발, 제조해 상용화 한 회사는 중국 2개사, 미국 1 개사 정도”라며 글로벌 시장 공략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2022년부터 국내를 넘어 호주, 미국, 두바이 등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실제로 ‘알지티’ 뛰어난 기술 우위와 전략적 협약 관계를 맺은 포스코 인터내셔널과 스미토모 상사가 해외 영업을 도와주고 있다.
특히 모바일 산업계 삼성과 같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 로봇 제조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는 ‘알지티’. 이에 앞으로 다가올 ‘위드 로봇(With Robot)’ 시대에 보여 줄 ‘알지티’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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