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1’이 21일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오프라인 전시를 재개, ‘Here comes the game again(다시 만나 반갑습니다)’을 공식 슬로건으로 다채로운 게임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소개하며 다시금 게임 팬들과 오프라인 현장에서 만나 호흡하는 기회를 가졌다.
게임 시장은 비대면 코로나19 시대의 최대 수혜 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게임 속 가상의 세계는 카페, 극장을 대신하여 친구들과 만나는 장소가 되었으며, 외출 대신 집안에서 즐길 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며 PC, 모바일, 콘솔 게임 전반에 성장을 가져왔다. 그 결과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경우, 2020년 게임 이용률이 전년 대비 50%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이번 지스타 2021은 이러한 코로나19가 불러온 게임 산업 트렌드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트렌드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 눈으로 게임을 즐기는 트렌드 ‘보는 게임(Viewplay)’, 누구나 같은 환경에서 출발해 경쟁하는 ‘페이 투 펀(Pay to fun)’ 등 ‘M.V.P’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 Metaverse: 무제한으로 열린 시공간, 메타버스의 세계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VR·AR 서비스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접속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자 만든 아바타로 경제·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으로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네이버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이 있다.
메타버스는 이번 지스타 2021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비롯해 △게임 및 메타버스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 △실시간 3차원(3D) 콘텐츠 제작 및 운영 플랫폼 제공업체 유니티 △더 샌드박스의 핵심 개발자들이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메타버스는 게임이 구현하는 가상세계와 기술적인 요소, 서비스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른 어느 분야보다 게임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례로 로블록스의 경우, 월간 이용자가 1억6000만 명, 하루 접속자는 4210만 명에 달한다. 메타버스 내에서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만들어 거주하면서 친구를 만나거나 놀이·업무·소비·소통 등 현실에서만 가능했던 다양한 상호작용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Viewplay: 보는 게임 트렌드는 내년에도 강세
최근 몇 년 간 열린 지스타 행사에서 ‘보는 게임’은 확고한 산업 트렌드로 자리잡아 왔다. 2019년에는 스트리밍 채널 유튜브가 처음으로 지스타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공식 온라인 방송 채널 ‘지스타TV’를 통해 e스포츠 관련 방송을 진행하는 등 보는 게임의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지스타 또한 참관객 입장 수가 제한되는 특수상황을 고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방송 중계를 병행하며 지스타를 집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TV와 트위치TV에서 운영되는 지스타TV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온라인으로 전달하고, 온라인 방송을 위한 특별 무대를 별도로 마련하여 e스포츠 대회, 코스프레 어워즈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러한 보는 게임 트렌드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게임을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도 다양화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모바일 플랫폼의 경우, 접근성은 뛰어나지만 작은 화면 탓에 고품질의 콘텐츠를 즐기기엔 역부족이라 대화면 TV 기반의 보는 게임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IPTV 기반의 보는 게임 전용 서비스도 등장했다. KT 올레 tv ‘뷰플레이’(VuuPLAY)는 ‘게임은 누워서 봐야 제맛’이라는 슬로건으로 거실 또는 안방의 대화면 TV를 통해 편하고 실감나게 게임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비롯해 아프리카 TV 생중계 방송과 아프리카 TV VOD 및 KT 롤스터 e스포츠 경기 등 1만여 편 이상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한다.
뷰플레이는 시청 편의성을 위한 다양한 기능도 탑재했다. 우선 TV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을 바탕으로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볼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며, 좋아하는 게임 크리에이터의 영상만 편하게 골라 볼 수 있는 구독 기능도 넣었다.
▲ Pay to fun: 경쟁이 아닌 ‘재미’에 투자한다
Z세대의 등장과 함께, 게임업계를 지배하는 성공 공식이 ‘페이 투 윈(Pay to win)’에서 ‘페이 투 펀(Pay to fun)’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금을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짧은 시간 동안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
이러한 페이 투 펀 트렌드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배틀그라운드’, ‘어몽 어스’, ‘폴가이즈’, ‘카트라이더’ 등이 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 2021에서 B2C 부스를 꾸리고 전 세계 출시 예정 신작 모바일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홍보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PC 온라인 게임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세대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이다.
페이 투 펀 게임 트렌드의 핵심은 바로 ‘공정 경쟁’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같은 환경에서 출발해 경쟁하고 결과를 내며,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거친다. 빠르게 승패를 가르고 다음 게임으로 전진하는 점은 Z세대가 선호하는 인스턴트형 콘텐츠의 특징에도 부합해서 내년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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