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재원은 주로 투자나 대출을 통해 마련한다. 투자는 주주나 제3자인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아 주식을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하거나 대출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도움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게 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하기엔 시간이 급박하고, 필요한 금액도 크지 않을 경우도 굉장히 많다. 이 경우에는 많은 회사들이 그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대표이사나 다른 주주들이 본인들의 돈을 그냥 회사에 입금하여 처리하기도 한다. 이렇게 회계처리를 거치지 않고 회사 계좌에 입금한 돈을 “가수금”이라고 한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수금이란 회사에 수입으로 잡히는 현금 유입이 있었지만 그 원인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 명확히 특정되기까지 일시적으로 부채 항목으로 표시되는 계정과목을 말한다. 한마디로 출처가 불분명한 회사의 수입인 것이다.
반면에 회사의 대표가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여 본인 계좌로 이체를 하거나 ATM에서 인출을 하는 등 명확한 사유 없이 회사의 돈이 지출되는 것을 “가지급금”이라고 부른다. 가지급금은 마치 불명확하게 회사의 돈을 빌려주는 상태가 되어 회사에 채권이 생기는 것이 된다. 이에 따라 가지급에 대한 인정이자가 붙기도 한다.
연말이 되면 담당 세무사나 회계사가 결산을 준비하면서 대표에게 연락을 한다. “대표님 가수금과 가지급금 정리하셔야죠?” 가수금과 가지급금을 방치하면 회사의 회계 상태는 다소 지저분해질 수 있다. 가수금이 지나치게 쌓이면 과세당국에서 탈세, 탈루의 수단으로도 보아 세무조사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이 향후 투자를 받을 때 재무건전성을 낮게 보아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가지급금은 일종의 회사에서 빌린 돈이기 때문에 해당 돈을 회사에 다시 지급하면 된다. 그런데 가수금의 경우 회사가 돈을 입금한 대표나 주주에게 줄 돈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가수금을 가장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가수금 증자를 하는 것이다. 가수금 증자라는 용어가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유상증자를 할 때 실제 납입할 돈을 이미 냈던 가수금으로 속된 말로 ‘퉁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어려운 말로는 “가수금 출자전환”이라고 한다.
가수금 증자의 절차는 일반적인 유상증자와 동일하다. 다만, 등기 실무상 유상증자 등기와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인 유상증자에서는 증자를 하고자 하는 주주나 제3자가 증자할 돈을 실제로 회사 계좌에 입금을 하고 회사는 그 납입기일을 기준일로 “잔고증명서”를 발급하여 제출해야 한다.
반면, 가수금증자는 회사가 가수금을 넣은 신주인수자에게 돌려줄 돈을 빌려줬다는 “금전소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금전소비대차로 인한 금전채권과 신주인수인이 회사에 넣을 납입의무(채권)을 상계한다는 상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상계란 위에서 말한 ‘퉁치는’ 것을 뜻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가수금 증자를 한다면 그 장점으로, 회사에 리스크가 되는 가수금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자본금을 증가시켜 회사의 재정적 건전성과 신용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회사에 가수금을 넣은 임원이나 주주는 가수금증자를 통해서 추가 자본금 납입 없이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일 수 있게 되거나 균등으로 분배할 경우에는 주식수와 자본금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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