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이수현 변호사 님의 기고문 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은 시장에서 그 아이디어를 펼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가장 큰 장벽은 바로 그 아이디어를 펼치기 위한 자금력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목표로 하고 있는 아이템을 실현시키기 위해 본인들의 전문분야도 아닌 공장 건축 및 생산 업무까지 무리하게 진행하기에는 회사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에, 기업은 그 사업 초창기에는 ‘나의 아이템을 그대로 실현시켜 줄 제조업체’에게 외주를 주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생산만을 제조업체에게 외주를 주어 생산한 후 주문자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식)형태의 생산을 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생산을 의뢰하는 기업과 계약을 체결한다면 업체의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는 등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제조업체와 OEM 계약을 체결할 경우, 또는 제조업체로서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발주자/납품자들은 다양한 점을 주의해서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이러한 주의해야 할 점을 잘 모른 채 OEM 계약을 체결할 경우 발주자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작된 상품 재고를 억지로 납품 받거나, 납품자라면 자신의 비용으로 자꾸만 제품을 재생산해야 하는 등 계약 대금에 비하여 과도한 납품 요구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번편과 다음편을 통해 OEM 계약서 작성시 발주자/납품자가 주의해야 할 점을 각각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 OEM 계약 체결시 발주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
OEM 계약시 납품자에 비하여 발주자는 훨씬 더 계약서 작성에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제품 생산 이후에 발주자가 제품에 대해 발생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납품자는 OEM 계약서에 따라 상품을 제작하여 납품기한 내에 납품하였고, 그 납품이 발주자가 요구한 사양에 부합한다는 사실만 검증된다면 대부분의 법률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발주자는 본인이 의도하는 대로 제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①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설명서를 납품자에게 제공해야 하고, ② 만약 약정된 납품기한 내에 제품이 납품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그에 대한 지체상금을 납품자에게 어떻게 청구할 것인지, ③ 납품자의 납품시 제품의 검수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 제품의 사양설명서
통상 제품의 사양설명서는 OEM 계약서와는 별도로 작성하여 OEM 계약서에 첨부하는데, 회사에서 생산하고자 하는 제품의 상세한 형태(크기, 색상, 디자인, 포장방법 등)를 기재하여 생산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OEM 계약 체결 경험이 없어 사양설명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제조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시제품 생산 등의 과정을 거쳐 구체적으로 제품 제조시 들어가야 할 사양을 구체화시키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 지체상금 규정
OEM 계약서의 가장 핵심 조항 중 하나는 지체상금 규정입니다. 지체상금 규정은 납품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주자와 계약한 납기일까지 해당 제품을 납품하지 못한 경우에, 그 지체한 기간만큼 납품자가 발주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입니다. 그러므로 이 금액에 대한 규정은 발주자와 납품자에게 매우 중요한데, 너무 과도할 경우 납품자가 OEM 계약 체결을 꺼려할 수 있고 너무 소액의 금액일 경우 추후 납품자의 납품 지체로 인하여 발주자의 제품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일반적으로는 지체상금 규정에 대해서는 지체일수 1일당 발주대금의 X/Y(요율)에 해당하는 금원을 납품자가 발주자에게 지급한다는 식으로 규정합니다. 이 때 제품이 속한 상품군에 따라 적절한 요율을 부여하거나 발생한 지체상금의 지급을 어떻게 할지(사전 공제 형식 등)를 납품자에게 유리하게 셋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납품 및 제품의 검수
납품자가 제품을 생산하였더라도, 생산된 제품이 직접 발주자에게 도달하여 발주자의 검수를 통과하지 않으면 완전히 납품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물론 ‘납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한 계약서에 충분히 규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발주자는 납품장소, 납기일을 지정하고 납품장소에 도착한 제품에 대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검수를 할 것인지 정하여야 합니다. 이 때 검수에 대해서는 발주자와 납품자 사이에 OEM 계약 체결 당시 협의한 품질기준에 따라 검수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러한 검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대해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상호간에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함께 지정한 검사기관에서 검사를 하도록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생산된 제품이 식품이거나 비교적 즉각적으로 그 기능 및 품질의 하자 여부를 알 수 있다면 괜찮으나, 장기간 사용해야 하자가 있는지 알 수 있는 종류의 제품이라면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존재하는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하여 납품자에게 그 제품의 수거 및 대체품의 납품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와 같이 OEM 계약서의 작성은 비교적 그 제품을 발주하는 발주자, 즉 기업에게 계약의 많은 부분을 상세하게 구성할 필요성이 존재하는데, 특히나 해당 제품 생산이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간 주기적인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계약기간 내에 제품의 사양이 변동될 경우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제품 생산에 대해 납품자의 일정상 불가능한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상호간에 구체화시켜야 하는 내용이 매우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계약에 녹여내어 자신의 손해를 최대한 면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할 책임도 물론 양 당사자에게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기업의 OEM 계약 체결 경험이 적다면, 반드시 OEM 계약서 작성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이에게 법률적 조언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합니다. 적어도 첫 OEM 계약 체결일 경우에도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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