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해결의 첫 걸음, 내용증명 발송하기

이 글은 신기현 변호사의 기고문으로 벤처스퀘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가 우리 회사의 상표를 도용해서 물건을 팔고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혹은 아무리 독촉해도 상대방이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면, 구매한 물품이나 서비스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수 차례 컴플레인을 해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답답할 것이다.

위와 같이 답답한 법률 문제에 부딪혔을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수단이 바로 내용증명 발송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잠재적) 법적 분쟁은 잘 작성된 내용증명만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 내용증명 발송의 의미

통상적인 우편과 내용증명이 다른 점은, 내용증명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는지에 관한 사실을 우체국이 보증하는 특수우편이라는 점이다. 내용증명을 발송하기 위해서는 같은 내용의 문서 3통이 필요한데, 1통은 발송을 하고 1통은 우체국이 보관하며 나머지 1통은 발신자가 보관함으로써, 해당 문서가 수신자에게 발송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다.

법적 분쟁에 앞서 발송되는 내용증명은 일종의 ‘경고장’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즉, 수신인은 내용증명에 적힌 사항을 준수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다. 몇몇 종류의 법적 통지는 내용증명의 형식으로 발송되어야만 법률적 효력이 인정되는데, 예를 들어 출원 중인 특허를 누군가 무단으로 사용할 때의 경고(특허법 제65조)는 내용증명 형식으로 발송되어야 한다고 본다.

내용증명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내용증명이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실효적 효력을 발휘하려면, 내용증명에 적혀 있는 내용들의 법적 근거가 탄탄하고 논리적이어야 한다. 내용증명을 수신한 자가 그 내용을 수긍할 수 있어야 하며, ‘내용증명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실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식을 환기시켜야 실효성이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법률 전문가가 내용을 작성하고 법무법인의 명의로 발송될 경우 내용증명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법률 전문가가 내용증명에 대리인으로 기재될 경우, 정식 법률 조치를 취하기 직전이라는 신호로 전달될 수 있다.

한편 법률적 포섭을 하지 않고 단순 사실만을 나열한 내용증명, 충분한 근거를 들지 않은 채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만 있는 내용증명의 경우, 수신인이 그 내용을 수긍하기 어렵고 별다른 위험성도 느끼지 못해 무의미한 내용증명이 되기 쉽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높은 소송 비용이 부담돼 인내하고 마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잘 작성된 내용증명을 통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니, 분쟁 해결책으로 내용증명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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