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장 두마리 토끼 잡은 알짜 여행 스타트업 3인방

증시 악화,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찬 바람이 한창이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업 형태나 비전을 보고 투자를 결정 했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스타트업들이 주목 받을 것”이라며 “실제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가가 옥석 가리기의 잣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숙박, 여행 업계도 옥석 가리기가 극명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새로운 숙박, 여행 트렌드에 따라 과감하게 비즈니스를 피봇팅하거나 주요 사업 무대를 국내로 선회한 기업들이 알짜 기업으로 올라서고 있다. 투자 빙하기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찍으며 고공 행진 중인 곳으로 지냄, 트래블메이커스, 마이리얼트립이 있다.

◆ 숙박 스타트업 지냄, 올 상반기 첫 흑자 전환

숙박 스타트업 ▲‘지냄’은 2021년 중소형부터 최고급 호텔에 이르기까지 국내 숙박 시설 전반을 다루는 토탈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사업으로 피봇팅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냄의 올 상반기(2022년 1월~6월)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352% 이상 증가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동기 매출과 비교시 약 15배(139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상반기 영업 이익률이 30%를 넘기며 창립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지냄은 코로나 한파 속에서도 수익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냄의 상반기 매출은 부동산 개발/운영 직영사업 ‘더리프’와 생활형 숙박 관리/운영 브랜드 ‘와이컬렉션’이 견인했다. 전 객실에 자쿠지와 스파 시설을 갖춘 하이엔드 호텔 브랜드 더리프는 스몰럭셔리, 소확행을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감성 호텔로 알려지며 높은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실제 명동 1호점은 누적 객실 점유율은 95%에 달하며, 자산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내부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도 37%를 기록해 상업용 부동산 상품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또한 부산 해운대 랜드마크 ‘엘시티 더 레지던스’에 런칭한 생활형 숙박 브랜드 ‘와이컬렉션’은 생활형 숙박시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최고급 호텔식 버틀러(집사)와 컨시어지 서비스로 일반 고객은 물론, 기업 시장에서도 최고급 휴양지 겸 워케이션 장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냄은 연내 부산을 기점으로 생활형 숙박시설의 위탁운영 사업인 와이컬렉션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냄의 올해 목표 매출은 100억원 이상이다.

‘트래블메이커스’, 호텔에서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 삶’ 실적 견인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트래블메이커스’는 코로나로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역으로 활용해 호텔에 6박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는 ‘롱스테이’라는 새로운 여행 문화를 만들고 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호텔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삶’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 40억원, 영업이익 2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7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대형 여행사는 물론 다른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매출액이 쪼그라들거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트래블메이커스는 당초 해외 현지 전문가가 기획한 여행을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자 서비스 방향을 선회, 지난 ‘최소요건제품'(MVP)으로 ‘호텔에삶’을 내놨다. 이 서비스는 호텔에 단기 거주 하려는 호캉스 수요와 임직원 복지, 리모트 워크 등 기업 고객의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며 이용률이 빠르게 증가했고, 비즈니스 가능성을 본 트래블메이커는 호텔에삶 플랫폼을 제작년 11월 정식 론칭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지난 5월 펄어비스, 굿닥 투자 VC인 마젤란기술투자와 신용보증기금의 공동 투자로 1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 연말까지 국내 70여 개 추가 호텔 입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베트남, 일본 등 해외로 롱스테이 서비스를 확대 및 B2B 제휴를 통해 매출액 20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누적 거래액 64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 기간 동안 몸집이 두 배 가량 늘면서 7000억원의 기업 가치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 거래액은 약 64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2020년 1월(약 520억원)보다 18.7% 성장했다. 직원 수는 250여명으로 약 두 배 늘었다.

줄곧 해외여행에만 집중해 온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업 활동의 제동이 걸리자 사업모델을 국내 제주상품으로 개편해 위기를 넘겼다.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는, 여행 유형이 항공과 숙박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는 점에서 해외여행과 비슷했고, 그 동안 해외에만 올인해 온 마이리얼트립 입장에서 다른 국내여행 영역에서는 경쟁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값보다 질에 집중하여 고급 숙소와 다양한 여행 컨텐츠를 제공한 전략도 주효했다.

한편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3월에 키즈 여행 플랫폼 동키를 운영하는 아이와트립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하고 워케이션 스타트업 오피스(O-PEACE)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키즈 여행’과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에 주목하며 몸집을 키우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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