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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이 활성화되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스타트업에게 디지털은 새로운 기회다. 이전에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돈과 리소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착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러나 디지털의 발전으로 돈과 리소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렸다. 모바일 앱, 온라인 플랫폼 및 커머스, SNS는 거대한 설비 시설, 오프라인 매장 등이 없어도 판매, 유통, 광고 등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디지털이라서 가능한 ‘네트워크의 확장’을 통해 모바일 기반 특히 SNS와 모바일 앱을 통한 고객과의 만남도 손쉬워졌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O2O와 같이 쉽게 온라인에서의 연결이 오프라인으로 확장된다. 이제 스타트업은 잠재 고객들과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쉽게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오늘은 이러한 디지털이, 스타트업이 브랜드를 만들어 나아가는 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창업가의 브랜딩의 내용을 기초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상권보다 디지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프릳츠의 매장 출점전략은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잘 활용한 하나의 사례이다. 먹는 장사는 목이 좋아야 한다는 통설과 상관없이 프릳츠는 위치보다 장기계약 가능 여부를 최우선으로 매장을 물색한다고 한다. 이는 소셜미디어의 장점을 고려한 전략인데, 소셜미디어를 통한 입소문이 활발해서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매장이 있으면 외진 골목에 있어도 지도앱을 켜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권이나 매장의 위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를 김병기 대표는 “스타트업이 디지털 시대에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라 창업가의 브랜딩에서 이야기했다.
숙박업계도 디지털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기존 숙박업계에서는 예약율을 높이기 위해 지리적 위치가 중요했다. 그러나 스테이폴리오는 조금 남다르다. 스테이폴리오는 ‘머물고 싶은 집’을 뜻하는 STAY의 관점을 가지고 좋은 스테이를 큐레이션한다. 실제로 스테이폴리오는 경쟁이 치열해 입점에 떨어지는 숙소도 있고, 애당초 스테이폴리오 입점을 목표로 설계되어지는 숙소들도 있다.
여기에 숙소의 탄생 이야기, 숙소 이름에 담긴 뜻, 숙소에서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담담하면서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스테이폴리오만의 숙소 소개글의 특징과 마치 영화 속 한 장면과 같은 낮은 채도의 숙소 사진은 스테이플리오 숙소들의 매력을 극대화 한다. 고객들로 하여금 ‘공간에서의 스테이’에 집중하게 하고 여행의 중심을 ‘여행지’에서 ‘스테이’로 옮기려고 한다.
특유의 감각적인 숙소 사진을 만날 수 있는 스테이폴리오 인스타그램은 팔로워 23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스테이폴리오의 주요 고객인 20~40대 여성들의 감각적인 숙소에 대한 니즈와 미적인 숙소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 만족하고 미래의 여행을 계획하는 특징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잠재 고객들은 당장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스테이폴리오의 감각적인 숙소 콘텐츠를 저장하고 공유하고 있다.
자체 운영 숙소 역시 보유하고 있는데 서촌의 한옥 스테이 ‘누와’와 제주도의 ‘눈먼 고래’가 대표적인 예이다. 스테이폴리오를 알지 못하더라도, SNS을 통해서 한옥 누와의 동그란 창을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의 돌집을 고쳐 만든 숙소 ‘눈먼고래’ 는 이효리가 이용을 하게 되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SNS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좋은 반응을 얻어 제주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허들이 있음에도 1년 예약율 90% 이상을 보여준다. 2019년 매출 9억 8천만원에서 지난해 35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성장하며, 더 많은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프릳츠와 스테이폴리오 사례를 통해 보면 고객들이 찾아가는 방식이 변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고객들은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곳을 찾지 않는다. 디지털을 통해 검색을 해보고 멀더라도 가고 싶은 매력이 있다면 기꺼이 찾아간다. 이제는 상권보다 디지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를 통한 커뮤니티 형성]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콘텐츠의 변화도 눈에 띈다. 미디어가 변하고 채널의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의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리드잇 이문주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콘텐츠의 본질이 중요해진다고 보았다. 그는 창업가의 브랜딩에서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는 방송과는 조금 달라요. TV는 요소가 많은 반면, 모바일에서는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춰야 해요. 그러다 보니 영상 퀄리티 자체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도 잘되는 경우가 있어요. 본질적인 부분이 중요해진 거죠.” 인터뷰 내용처럼 본질이 더 중요해졌고, 기존에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들어야 했던 영상 콘텐츠 역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또 디지털은 이러한 콘텐츠들을 통해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훨씬 더 쉽게 모일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커뮤니티를 다양하게 형성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기존 컨텐츠들은 일방향성이 강해 콘텐츠 소비 후 공감하고 교류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디지털 컨텐츠는 다르다. 콘텐츠 제작에 드는 리소스가 줄어든 만큼 콘텐츠에 대한 공감대만 얻을 수 있다면 보다 쉽게 내가 만든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이점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 집’이다. 서비스 초반에는 한정된 예산과 리소스를 SNS 채널에 운영하는데 사용했다. 오늘의 집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을 홍보하는게 아니라 유저들이 직접 꾸민 집, 인테리어 팁을 여러 개의 채널에 노출했다. 자연스레 채널에 잠재 고객들의 커뮤니티가 생기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구매전환이 늘어났다. 오늘의 집 관계자는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가 합쳐진 서비스가 강점” 이라며 “다른 사람이 커뮤니티에 올린 콘텐츠를 통해 취향과 영감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커머스로 이어지는 ‘올인원’ 서비스로 사랑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집은 이렇게 2014년에 인테리어한 사진(콘텐츠)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시작했지만 이후 가구 판매로 사업 영역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기업가치 2조를 평가받는 등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로 잠재고객을 유입,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자기다움 그리고 디지털]
이렇게 디지털을 통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스테이폴리오, 오늘의 집처럼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 시대의 변화가 워낙 빠르고 광범위해서 아무리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이라 해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또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활용하되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한번, 본질을 강조하고 싶다. 디지털이 가져온 기회를 무작정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자기다움을 정확히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일수록 브랜드는 진정성을 갖추고,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브랜딩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라볼 때 디지털은 더욱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기술이 있든 없든, 결국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지가 핵심이다.
결국엔 자기다움이 중요하다. 이러한 전제에서 디지털을 활용할 때 디지털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콘텐츠를 통해 우리 브랜드는 얼마나 디지털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동시에 우리만의 선명한 정체성 안에서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디지털이 우리 모두를 구원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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