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딩은 따로 있다] 법칙 9. 오프라인에서 고객 경험을 완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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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변화를 주도해온 디지털은 기업, 특히 스타트업에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덜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간다. 디지털을 통해 첫 구매를 유도하고, 반복 구매를 제안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광고나 마케팅으로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 즉 구매한 이들을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충성심을 갖는 팬으로 만들려면 디지털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들에게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 우리와 특별한 관계를 맺게 해야 한다. 즉 브랜드에 대한 직접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까.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를 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오늘은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오프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진짜로 필요한 건 ‘진짜’ 경험]

디지털의 중요성이 강조될수록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은 낮아질 거라던 예상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비중 있게 다뤄진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많은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거나 오프라인 유통에 특화된 제품을 론칭하는 이유도 그런 흐름을 반영한다. 물론 오프라인 공간은 온라인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가고, 정확한 효과 측정도 어렵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만지고 느끼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성적인 교감과 브랜드에 대한 직접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 무신사는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내는 베이지, 메탈, 보라색의 조합으로 꾸며져 모던한 ‘요즘 감성’을 충분히 느끼도록 되어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은 실내 공간의 약 4분의 1정도만 차지하고 있고 판매 제품도 많지 않다. 다만 무신사와 타 회사의 협업 제품을 전시해 뒀다. 제품마다 달린 QR코드는 온라인 페이지로 직접 연결해준다. 매장에서도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신사의 본래 가치인 다양한 브랜드를 만나게 하겠다는 취지이다.

무신사 테라스의 의류 판매 공간

그리고 그 옆에는 메인 공간인 라운지가 있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도록 한 전시 공간이다. 이 라운지에서는 라이브 공연이나 쇼핑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서 브랜드와 소비자를 직접 만나게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행사가 있을 때는 일 평균 1,000~2,000여 명의 고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서울시 전경이 보이는 무신사 테라스의 포토스팟

최근 오픈한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점도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을 찍어 자신의 일상을 SNS에 공유하는 세대를 위해 지하 1층과 2층엔 옷을 입어보고 촬영도 가능한 ‘라이브 피팅룸’도 마련되어 있다. 소비자들이 피팅룸에서 옷만 갈아입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링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고 사진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1층 미디어 월

이 곳에서는 여러 컬러를 적용할 수 있는 색 조명과 더불어 휴대폰 화면을 미러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설치되어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틱톡 등 숏폼 콘텐츠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다. 옷을 입어보는 것이 하나의 ‘놀이’가 된 셈이다.

무신사가 오프라인에서 하는 브랜드 활동은 무신사의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옷을 입어볼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도 있지만 패션과 문화, 음악, 디자인, 전시 등 다양한 영역의 트렌드와 콘텐츠를 통해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려 한다는 데에서 매력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에게 있어 무신사의 사례는 너무 먼 미래라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기억해야 할 부분은, 오프라인이라는 무대가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데에 있어 여전히 유의미하다라는 것이다. 특히 경험이 중시되는 시대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계속해서 디지털이,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진정한 고객 경험, 진짜 고객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오프라인은 중요하고, 각각의 자기다움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안에서 오프라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작게 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온라인의 한계를 채우는 오프라인]

스타트업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을 알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를 초기부터 최대한 많이 들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고객 경험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고객들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나게 될 모든 접점을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고객과 직접 만나는 계기가 없다면 고객 접점의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페이지 등의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제품의 스펙이나 서비스의 세부 기능을 소개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가 담고 있는 총체적인 가치를 전달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많은 스타트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거나 오프라인 전용 제품을 론칭하는 이유도 이러한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성수동에 ‘공간 와디즈’를 운영하고 있다. 오픈 이후 약 1년간 누적 방문객 수는 5만 5천명을 돌파했다. 예상을 뛰어 넘게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성수동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와디즈 공간을 들어가보면 처음 보는 신기한 제품들이 많아 방문자들이 늘 즐겁다. 이 공간은 고객들이 실제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이 되어있으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의 신선한 체험을 제공한다.

펀딩 중이거나 펀딩 예정인 상품들을 모아놓은 와디즈의 1층 공간

물론 단순히 보고 체험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제품들 앞에는 제품명과 함께 QR코드가 적혀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바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와디즈 사이트로 연결된다. 또 이런 제품을 사용하고 느낀 점들을 적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것이 와디즈 오프라인이 존재하는 진짜 이유이다. 실제로 사용했을 때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이 온라인에서는 그 매력을 고스란히 발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펀딩에 참여하는 고객들도 직접 제품을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한다. 결국 와디즈 공간(오프라인)은 와디즈라는 플랫폼(온라인)이 주는 한계를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

위 사례들처럼 오프라인이 주는 경험은 생각보다 크다. 앞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통한 브랜드 경험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영향력 또한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시대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실제로 경험하는,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좋아하기 때문이다(그런 면에서 디지털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통해 온라인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고객들이 실제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고 활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고객과의 만남은 고객들에게 믿음과 신뢰도를 높일 뿐 아니라 긍정적인 입소문을 자발적으로 내는 이른바 ‘찐 팬’을 형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평소 당신은 오프라인이라는 무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가? 디지컬 기반의, 기술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 때문에 오프라인은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해 왔는가? 오늘 이야기를 했던 것과 같이 모든 고객 경험이 브랜딩이라는 관점에서, 온라인에서는 결코 줄 수 없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있다는 관점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고, 가꿔야 한다는 관점에서 우리 브랜드에게 있어 오프라인이 필요할 지,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오프라인에 대한 진짜 질문을 던져보며 우리 브랜드의 진짜 고객 경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참고기사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1/58519/
https://www.mk.co.kr/premium/life/view/2022/08/32271/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408399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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