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벽을 깨고 싶었어요. 건축 종사자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 신선하고 의미있는 우리나라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건축여행 전문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업계에서 일하다 건축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김현정 하스스튜디오 대표는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있다. 건축이 어렵고 생소하다는 편견, 우리나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나 프랑스 파리처럼 여행의 테마를 ‘건축‘으로 삼을 만큼 콘텐츠가 없다는 인식 등이 그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편견에 맞서 건축을 매개로 여행자와 도시를 잇는 국내 건축투어 플랫폼을 선보이고 건축여행을 널리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여행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미국 시카고의 현대 건축 빌딩 등 건축물을 투어하는 게 여행의 핵심 코스로 자리잡은 해외에 비해 ‘서울‘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대표 건축물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건축가 김수근의 구 공간사옥, 도미니크 페로의 ECC, 자하 하디드의 DDP,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아모레퍼시픽사옥 등 건축을 테마로 즐길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서울의 숨겨진 건축물을 여행코스로 엮고 흥미로운 건축 이야기를 곁들여 관광상품화하는 게 하스스튜디오가 진행 중인 도전이다. 2018년 설립된 하스스튜디오는 건축문화 콘텐츠 ‘아키베어‘를 발행하고 건축여행 가이드 앱 ‘아키로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건축학과 시절부터 공간을 만드는 일도 즐거운 작업이지만 공간이 가지고 있는 힘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건축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스스튜디오는 건축 관련 전공자들이 모여 시작한 팀이다. 주된 고객도 건축 전공자나 업계 종사자들로 출발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을 얻거나 건축 공간에서 자극과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하스스튜디오는 공간에 관심있는 일반 여행객들로 고객층을 확대했다.
김 대표는 “건축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대중들의 눈높이와 트렌드에 맞춰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최근 건축 관련 교양 강연이나 건축투어 기획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만 봐도 대중들 사이에서 건축여행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스스튜디오는 지난해 10부작으로 ‘멋길따라 서울 건축여행‘ 시리즈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지난해 서울관광재단 ‘서울 관광스타트업 협업 프로젝트‘ 공모전에 선정됐고 올해 후속 지원사업을 통해 건축투어의 고객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올 연말에는 다양한 오프라인 건축투어를 오픈, 건축 전문 가이드와 국내 곳곳의 건축물을 여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존의 ‘아키로드‘ 리뉴얼 작업도 마무리돼 앱을 통해 직접 건축투어를 예약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건축을 문화로 바라보는 시각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포스트코로나 흐름으로 실내에서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간에 대한 관심이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건축과 공간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로 국내 가장 큰 관광시장을 가지고 있는 서울에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볼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광업계에 엄청난 타격이 있었고 하스스튜디오도 이를 어렵게 견뎌냈지만 꾸준함과 차별성으로 건축여행의 ‘찐팬‘을 공고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관련 기사 더 보기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